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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오찬때 상석 못 앉은 김무성 대표, 인사 문제에서도 소외당해

스카이뷰2 2014. 7. 17. 10:55

                                              

     박대통령 옆에 앉은 김무성 대표.통상적으론 대통령 맞은 편 좌석이 상석이라고 한다.

 

 

 

지난 7월 15일 청와대 오찬에 초청받았던 새누리당 새 대표 김무성의원이 '상석'에 앉지 못했고 그 이후 이런 저런 정치현안에서도 '소외'당하고 있다는 보도가 화제를 모은다. 청와대 오찬에서  '상석'은 대통령 바로 맞은편이라는 게 정설이다.

 

지난해 8월, 청와대를 방문했던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마주 보고 앉았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때에도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마주보고 앉는다. 의전 전문가들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VIP를 마주보는 자리가 상석이라고 한다. 그래서 '의전'대로라면 김무성 신임 대표가 마주앉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의 옆자리에 앉았고 오히려 맞은 편(상석)에는 전당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던 김태호 최고위원이 앉았다. 보기에도 왠지 어색한 장면이 연출된 청와대 오찬은 그래서 앞으로 청와대와 새누리당과의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암시를 주고 있는 듯하다.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의 '불편한 관계'가 자리배치까지도 이상하게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7월14일 열린 새누리당 새 지도부 선출때 친박좌장 서청원후보를 1만5천표차이로 이기면서 새누리당 대표자리에 앉은 김무성의원은 '보스 기질'이 너무 강해 박근혜 대통령이 '싫어하는 스타일'이라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대통령은 '얌전하고 순종적이며 예의바른 그러면서 학벌도 좋고 경력도 좋은' 그런 모범생들을 선호한다는 것도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그렇기에 '부산 싸나이 기질'이 넘쳐나 '무대(무성대장)'이라는 별명까지 갖고 있는 김대표가 새누리당 대표 역할을 제대로 해낼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시선이 많다.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김무성 애증의 세월 10년'간 두 사람은 가까워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하면서 아슬아슬한 장면을 보여줘왔다. 과거 두 사람의 관계는 ‘정치적 동지’가 되려는 김 의원의 노력이 정치적 주종(主從) 관계를 원하는 박 대통령의 힘에 번번이 굴복하는 과정이었다는 게 정가의 정설이다.

 

하지만 김무성대표는 사석에서 술이 오르면 “박근혜를 공주 모시듯 해선 안 된다”고 일갈(一喝)하거나 '가시나'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박대통령에 대해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여성 폄하' 발언이 대통령을 불편하게 했고 자연히 대통령의 뇌리엔 '김무성이라는 존재는 피곤하다'는 인식이 각인되었을 것이다. 

 

이번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대통령이 친히 참석했던 건  친박좌장인 서청원의원을 밀어주기 위해서였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뜻과는 정반대로 김무성의원의 '압승'이었고 대통령의 표정엔 '그늘'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청와대 오찬에 새로 뽑힌 당대표를 상석에 앉히지 않은 걸로 나타났다고 할 수도 있겠다.

 

오늘 아 침 신문 1면엔 '새 당 대표에 인사 귀띔도 안한 청와대'라는 제목아래 김무성대표가 '왕따'당하는 상황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는 걸 크게 소개하고 있다. 박대통령이 지난 15일과 16일 '중요 인사'를 단행했지만 당대표에겐 전혀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엄청 흠이 많아 여론이 돌아섰던 김명수후보에 대해 지명철회를 했고 황우여 의원을 지명했으면서도 대통령은 옆에 앉아 함께 밥을 먹었던 김무성대표에게 일절 말하지 않았다는 건 대통령의 '불통'이미지가 여전하다는 것과 함께 새 대표를 아직 '신임'하지 않고 있다는 걸 은연중 보여주는 듯하다.    

 

'사나이답게 폼잡는 걸'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무성으로선 대표 취임하자마자 연달아 스타일을 구기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은근히 부아가 끓어오르는 상황을 맞고 있다. 어제 돌연 자진사퇴한 정성근문화부장관후보자에 대해서도 김대표는 사퇴와 관련된 내용을 어디에서도 듣지 못한 채 정후보자를 감싸는 엉뚱한 발언까지 하는 촌극을 연출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정후보자 사퇴를 언제 알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회의 도중 메모지를 넣어줘서 알았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전날 청와대 오찬때 정후보자에 대해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는 건 그만큼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걸 입증하는 대목이다. 이러니 집권 여당의 당 대표로 당선돼 한창 들떠 있을 김무성으로선 어쩐지 개운치 못한 감정의 앙금이 쌓이기 시작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청와대에 대해 할말은 하겠다' '16대 총선 공천은 내가 주도하겠다' 등등 선 굵은 취임 일성을 토해낸 김무성 대표로선 박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나가야하는지가 가장 큰 걱정거리인 듯하다.  아직 3년여의 임기가 남아 있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함부로 각을 세운다는 건 '대권의 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무성에겐 매우 위험한 상황을 자초하는 행태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제까지 거침 없이 살아온 '도련님 스타일'의 김무성 대표의 앞날은  그리 순탄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김무성대표가 박대통령을 한때 '가시나'라 불렀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7월15일자 동아닷컴 칼럼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