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가르, 1학기 최우등상 수상
다문화시대여서 그런지 옛날엔 듣도보도 못한 외국인 이야기들이 시선을 끈다. 이번엔 머나먼 아프리카 케냐에서 서울로 유학온 여학생 앙가르양이 그 주인공이다.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에서 외국인이 사상 최초로 전 과목 만점을 받아 과 수석을 차지했다는 뉴스는 비록 '작은 소식'이지만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우선 앙가르는 미국대통령 오바마의 '고향 후배'다. 케냐 사람 오바마의 부친도 미국유학와서 '우수한 성적'으로 하버드대 경제과를 졸업했다. 오바마 자서전에 따르면 케냐 사람들은 자존심이 유별나다고 한다.
아마 그 자존심의 힘으로 오바마 아빠나 앙가르 양도 좋은 성적을 따낸 것 같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일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케냐 출신 망고 제인 앙가르가 올해 1학기에 수석을 차지해 지난달 총장 명의의 최우등상을 받았다고 한다. 요즘은 학기별로 '총장상'을 수여하나보다. 어쨌든 앙가르는 영예의 1등을 차지한 뒤 한 신문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 과목 만점을 받게 돼 나 자신도 놀랐다”며 감격스러워했다고 한다. 총명하게 보이는 이 스물두살 케냐 처녀는 '겸손의 미덕'까지 갖춘 듯하다.
앙가르는 케냐에 살던 여고 시절 학교에서 6·25전쟁을 배우면서 전쟁을 겪은 나라가 어떻게 급속도로 경제를 발전시켰는지 궁금해 관심을 갖고 한국 관련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케냐에서도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많은 사람의 희생이 있었는데,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말도 했다. 아무래도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어선지 '대한민국의 정치적 배경'에도 관심이 많은가보다.
앙가르 는 지난해 2월 한국에 온 뒤 1년간 한국어를 배운 뒤 올해 숙명여대에 입학했다. '청춘의 힘' 덕분인지 비록 1년 공부한 한국어지만 유창하게 구사한다. 그러니까 동료 한국 학생들을 제치고 1등을 했겠지...
지난 학기 수강한 6과목 중 정치학개론, 한국정치와 외교정책 등 4과목은 영어 수업이었지만 나머지 2과목은 한국어 수업이었다. 한국어 수업과목에서까지 '만점'을 받았다니 앙가르의 총명함이 대단해 보인다.
앙가르는 “평소 조깅을 즐기는데, 몸이 건강하면 공부도 잘할 수 있다. 필기를 열심히 하고 예습과 복습을 한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1등 소감'을 말했다.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앞으로 케냐 시골 마을에 도서관을 짓고 싶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앙가르는 어쩌면 고국으로 돌아가 '엘리트 정치인'으로 대성할 지도 모르겠다. 케냐의 앞날이 밝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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