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이야기

반기문을 보면 고건이 생각난다-반기문 ‘대선주자 1위’ 실속있는 이야기인가

스카이뷰2 2014. 10. 27. 11:02

 

                                                                                                                   

          반기문 사무총장.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한민국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는 보도를 놓고 여기저기서 난리들이다. 반기문 총장의 '차기 1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 꾸준히 나온 얘기다. 그렇기에 시중에선 왜 이 시점에서 그런 조사가 또 나왔냐는 것과 아무리 요샌 여론조사가 믿을만하다지만 이번 조사는 왠지 '음모의 기운'이 감돈다는 소문마저 스멀스멀 퍼지고 있는 중이다.

 

시중엔 재작년 대한민국 정치판을 휩쓸었던 '안철수 현상'에 빗대어 올해 71세인 반총장을 놓고 '반기문 현상'이란 용어까지 만들어 놓고 대단하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 여론조사 지표상 반 총장의 지지도는 꽤 높다.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실시된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반 총장은 39.7%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다른 후보들 지지율을 합해도 훨씬 앞서 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역대 차기 대선을 앞둔 비슷한 시점에 지지율 30%를 넘긴 후보는 없었다”는 말도 하고 있다.

 

반 총장 자신이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드높은 지지율은 주목받을 만하다.  사실 차기 대선까지는 무려 3년이나 남아 있어 이런 지지율 조사는 어쩌면 별 의미가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동안 여러 차례 대선을 치루면서 우리 곁을 스쳐지나간 '반짝 스타'들은 한 둘이 아니다. '바바리 코트 바람'을 일으켰던 박찬종을 비롯해 이인제 이회창 고건 등 '내로라'했던 대선후보들의 명멸을 우리는 지켜봐왔다.   

 

개인적으론 반기문 총장의 고공지지율을 보면서 노무현정부시절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냈고 한때 지지율 60% 가까이 치솟았던 고건 전 총리가 떠오른다. 반기문 역시 고건과 마찬가지로 '직업 공무원 '출신이라는 점과 평생을 임명권자 눈치보며 조심조심 살아온 공직자 이미지 면에서 매우 비슷한 스타일이다.

 

'윗분의 뜻'을 잘 헤아리고 '관운'이 좋다는 점 또 한 두 사람의 유사점이다. 얼마전 박근혜대통령이 뉴욕에 있는 유엔사무총장 사무실을 방문, 방명록에 서명할 당시 착한 학생처럼 두 손을 앞으로 다소곳이 모으고 얌전한 자세로 서서 지켜보던 반 총장의 모습을 보며 '임명직'공무원의 한계를 볼 수 있었다.  .

 

또 있다. 두 사람 모두 대통령 후보로선 필히 갖춰야할 '목숨 건 깡다구 정신'이 부족해 보인다는 점이다.

모름지기 대통령이 되려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제 목소리는 '죽어도' 내야한다. 이 점에서 두 고위 공직자들은 '관운과 실력'은 겸비했을지 몰라도 배짱이 없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그러니까 '윗분'이 시켜준다면 잘 하겠지만 목숨걸고 헤쳐나가야할 대통령선거엔 두 사람 모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7년전 고건 전 총리가 대선후보 도전을 포기한다고 말한뒤 지하 주차장을 뛰어가던 모습이나 반 총장이 전쟁 중인 이라크에  가서 연설 도중 총소리가 나자 놀란 토끼표정을 지며 목을 움츠렸던 장면은 시간과 장소만 다를 뿐 두 사람이 고위 공직자로 '고이' 살아온 그들의 편안한 삶의 편린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순하게 '살아온 사람들에겐 목숨건 도전정신은 당연히 부족한 법이다.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되려면 산전수전공중전을 다 겪고, 정적에게 납치돼 수장될뻔 하거나 수십일 간 단식을 하거나 얼굴에 칼침을 맞거나 아무튼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또 닥쳐올 고난에 앞장설 배포를 보여줄 저력이 있어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반기문 총장은 많이 모자라 보인다. 단언컨대 반총장이 여당이건 야당이건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가 된다는 건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

 

시중에선 내각제 개헌을 둘러싸고 실세 없는 '반기문 대통령' 설이 상당히 탄력을 받고 있는 듯도 하다. 김무성 새누리당대표가 '작심하고'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가 좋다는 식으로 말한 저변엔 김무성 자신이 실세총리를 반총장을 '허세 대통령'으로 내세운다는 시나리오가 있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하지만 그리 쉬워 보이진 않는다.  지금 저렇게 반총장의 지지율이 타 후보들을 압도하면서 그야말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고공행진을 보이긴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허상'으로 보여진다.

 

좀 야멸차게 말하자면 그가 '해놓은 일'이 뭐가 있으며 '검증받은 일'이 뭐 있는가 말이다. 그렇기에 당장은 너저분한 정치판과 멀리 떨어져 '세계 대통령'의 위상을 점하는 유엔 사무총장 자리에 앉아 있는 반총장이

고고하고 멋있게 보일지는 몰라도 정작 '본 게임'에 들어간다면 고건 전총리처럼 하루 아침에 지지율이 스러져 가리라고 본다.

 

물론 일부 호사가들 사이에선 충청도 출신에 화려한 외교 경력을 자랑하는 '반기문 브랜드'가 뭘 잘 모르는 대중들에게 먹혀들어갈 소지도 충분하다는 분석들이 나오긴 하지만 대선 무렵엔 75세 고령인 반총장으로선 험난한 대선후보 경쟁에 버텨낼 '물리적 체력'또한 부족해 보인다.

 

사실 독자적 세력화할 능력이 매우 희박해 보이는 반기문 총장이 차기 대선에서 '젊은 후보들'과 어깨를 겨루며 싸울 수 있다는 건 별로 실현 가능한 이야기로 들리지 않는다. 반기문 총장이 재작년인가 이라크에서 연설하면서 총소리에 몹시 놀란 표정을 보여줬던 그 장면을 떠올리면 75세 고령의 반총장이 험난하기로 세계적 명성이 자자한 대한민국 대선 정국을 버텨낸다는 건 현실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