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이야기

자니윤과 김성주의 국감 소동은 '코미디'

스카이뷰2 2014. 10. 22. 12:16

 

 

 

                                     자니윤                                                     김성주

 

 

 

해마다 국정감사 기간엔 기상천외한 '뉴스'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 뉴스들 중엔 분명 화내야할 소식인데도 웃음부터 터져나오게 하는 이야깃거리들이 풍성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더 재밌고 한심하다. 한마디로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79세 고령에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자리에 '낙하산'으로 안착한 왕년의 코미디언 자니 윤의 '나이 소동'은 이번 국감의 하이라이트였다. 독설가로 이름을 날려온 새정치연합의 설훈의원이 국감장에 나온 자니 윤 면전에 대고 79세시면 쉬셔야한다는 돌직구를 날렸고 이에 대해 '노련한' 자니윤은 자신은 팔굽혀펴기도 몇 십차례 거뜬히 하고 옆차기 돌려차기도 설훈보다 잘할 수 있다고 응수한 것이다.

 

보수 언론에선 설훈이 노인폄하발언을 했다면서 난리를 쳤지만 네티즌들의 상당수는 설훈이 틀린말 한 건 아니라고 두둔하는 댓글들을 앞다퉈 올리고 있다. 우리 블로그에서도 79세 자니윤이 관광공사 상임감사자리에 앉는 건 상식적인 시선으로 볼 땐 합리적이지 않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http://blog.daum.net/skyview999/15972206)

 

보도에 따르면 자니윤은 관광공사 감사지원 자기소개서에 "2007년 해외동포 후원회장을 맡으면서 시작된 인연으로 박근혜 대통령님의 대선 재외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을 역임했다" "모든 네트워크 동원해 해외투자 유치하겠다. 사장님 경영방침 적극적으로 뒷받침 하겠다."는 걸 썼다고 한다.

 

이 79세 노인은 상임감사라는 자리가 뭐 하는 자리인줄 몰랐고 여전히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자신이 팔굽혀 펴기도 잘하고 옆차기 돌려차기도 자신있다는 말을 대한민국 국정감사 자리에서 버젓이 하고 있는 것이다. 79세 나이를 직접 거론하면서 고성으로 면박주는 설훈이나 그에대해 느물거리면서 코미디하듯 응답하는 자니윤이나 국민의 눈으로 보기엔 한심할 뿐이다. 참고로 관광공사 상임감사의 대우는 이렇다.

(연봉 : 8천3백만원 성과급 : 4천8백만원 판공비 : 월 2백만원 차량및 기사제공)

 

잘나가는 재벌회장을 하다 졸지에 대한민국 적십자사 총재자리에 '낙하산'으로 내려앉은 김성주라는 여성의 처신도 이번 국감의 최고 화제가 됐다. 어제 손석희뉴스에서도 김성주총재가 국감을 요리조리 피하려다 결국 중국으로 '출장'갔다는 뉴스를 자세히 보도했다. 그 뉴스를 보며  '안하무인'이라는 단어가 떠오른 시청자가 한 둘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대한민국 국회와 국정감사를 자기 부하로 아는 듯한 처신이 아닐 수 없다.

 

오죽하면 여당의원들까지 분개했다고 할까. 새누리당 한 여성 의원은 "김 총재가 국감을 앞두고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하겠다고 한 것은 상당히 유감"이라고 지적했고, 같은 당 남성 의원도 "여야가 협의해 27일까지 출석시키는 것을 모색하고 안 되면 그 후 추가절차를 협의하자"고 말했을 정도다. 야당이야 더 말할 것 없이 김성주 총재의 '안하무인적 도피행각'에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어떡해서든 이 여성을 국감장에 불러세울 '묘책'을 짜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중국에 가서 동행명령장을 김 총재에게 내밀어야 하는가 생각도 해보고, 안 되면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연락해 국감을 받으라고 말하게 해야 하나 고민할 정도" "입법부를 무시하고 경멸하는 태도를 보이는 김 총재에게 구두로라도 국감에 출석할 것을 통보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동행명령장을 발부해야 한다"는 게 뿔난 야당의원들의 '김성주 강제 출석' 방법론이다.

 

이런 뉴스같지 않은 뉴스들을 보면서 문득 박근혜대통령이 떠올랐다. 요즘 여당대표인 김무성마저 느닷없이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의 개헌을 해야겠다고 목청을 돋워 가뜩이나 안풀리고 있는 국정도 괴로울 판에

자신이 손수 임명한 낙하산대원들인 자니윤과 김성주의 이런 코미디 같은 해프닝을 대통령이 알았다면 과연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인터넷을 직접한다는 세심한 우리 대통령이고 보면 이 두 남녀의 행태를 모를리 없을 텐데 '원칙주의자'에다 대선후보시절 "절대 낙하산 인사는 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맹세까지 했던 대통령으로선 국민들 사이에 웃음거리가 되고만 이들의 행동 탓에 '청와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낼 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비판쟁이 못된 국민들'이 한없이 야속하다는 생각을 하시고 계실지도 모른다. 어쨌든 자니윤과 김성주라는 이 두 남녀가 희한한 언행으로 우리를 웃겨준건 '웃음이 보약'이라는 차원에서 그래도 뭐 괜찮은 행동으로 너그럽게 봐줄수 있지 않냐고 말하는 네티즌들도 있을 듯도 싶다. 하지만 대다수 '침묵하는 국민들'은 두 남녀는 물론 대통령까지 싸잡아 싸늘한 시선을 보낼 확률이 더 높아 보인다. 어쨌거나 코미디다 코미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