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장이 입주할 예정인 28억원짜리 가회동 전셋집.
박원순 시장, 28억짜리 '황제 전세' 공관 들어간다
서울아파트 전세평균의 8.5배… 최고가 타워팰리스 전세도 23억
스스로를 '가난하게 살았다'며 서민 시장 이미지 메이킹에 일견 성공한 듯 보이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28억원이나 하는 전세를 얻어 이사할 예정이라는 뉴스로 세상이 온통 시끄럽다. 재밌는 건 박시장이 지난 6.4 지방선거때 서울시장으로 재선하기 전까지는 은평뉴타운 아파트 내 전세 2억8000만 원짜리 공관에서 '검소하게' 살면서 '진짜 서민'처럼 살았다는 걸 강조했다는 거다.
이런 이야기는 어쩐지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냄새가 난다. 2억여원대 전세에서 그 10배에 달하는 28억원대 전세로 옮긴다는 결정을 하면서 박시장은 아무런 갈등도 하지 않았을까 궁금하다. 박시장은 안철수의 양보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당선될 당시에도 강남 압구정동의 60평짜리 아파트를 거금 250만원의 월세를 내며 살아왔다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월세 250만원씩 지불하는 '호화 아파트'에 살던 사람이 자신이 가난하게 살았다고 말하는 건 누가봐도 위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요즘 서민들은 치솟는 전세값에 길거리에 나앉을 걸 걱정하고 있는 마당에 서울시장이라는 사람이 28억원이나 하는 전세에 선뜻 살겠다는 발상은 과연 그가 서민인지를 되묻고 싶은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자기돈이 아닌 '피 같은 세금'으로 말이다.
더 우스운 건 서울시 관계자들의 되지 못한 '변명'이다. 시 관계자는 시장관사를 은평뉴타운에서 가회동으로 옮기려는 이유로 박 시장의 청사로의 신속한 이동이나 국내·외 주요인사 접견 등 대외협력 업무의 필요성을 내세우고 있다. 은평구에서 서울시까지 승용차로 출퇴근하는데 몇 시간이나 걸린다고 그런 구차한 변명을 하는 지 모르겠다. 더구나 국내외 주요인사들을 초청해 '연회'같은 걸 하려면 그런 공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서울시민들을 아주 바보로 아는 어설픈 변명이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꼭 28억원 '초호화 전세'라야만 접견이 가능하다는 얘긴 삼척동자도 웃을 일이 아닐 수 없다.
박 시장이 새로 거주하게 될 가회동 공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대지 660㎡(약 200평) 규모라고 한다. 실제로 박 시장이 입주할 주택의 전세금 28억 원은 전국 최고가 전세아파트인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전용면적 244.66㎡) 아파트(23억 원)보다 더 비싼 전세금이다. 또 서울 아파트 가구당 평균 전셋값(3억3000만 원)의 8.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일부에선 '대권'에 도전하려는 박시장이 '명당'이라는 이 가회동에 둥지를 틀면서 '풍수지리적 행운'을 고려했을 거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아닌게 아니라 이명박전대통령도 가회동으로 옮겨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얘기도 있다. 요즘 박시장은 'MB따라하기'로 대권고지를 향해 달리고 있는 것 같다는 소리들도 나돈다.
보도에 따르면 박 시장의 새 공관은 수도권인 경기·인천과 비교해도 최고가에 가장 넓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경우 경기 수원시 팔달구 효원로에 위치한 796㎡(약 241평) 규모의 지사 관사에 권위주의 추방 등을 이유로 입주하지 않고 대신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의 40평형대 아파트를 전세로 사용하고 있으며, 유정복 인천시장도 지금까지 관사없이 지내다 30일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198∼231㎡(약 60∼70평형대) 아파트를 자비로 매입해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자치단체장의 관사와 관련해서는 지자체 조례로 지방의회에서 통제하도록 하고 있고, 광역 시·도의 관사도 없애는 추세에 있는데다 각 기초단체장 관사는 이미 중앙정부에서 폐지를 권고한 상태에 비춰보면 박 시장의 28억 원짜리 전세 공관 입주 계획은 서울시민들이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들이 많다.
자칭'서민 시장'을 표방해온 박시장은 과연 서울시민들이 겪고 있는 고달픈 '전세난'을 비롯해 녹록지 않은 서울시민으로서의 생활에 대해 제대로 알고나 있는 지 모르겠다. 서울시민들은 주민세 등 지방세와 각종 공과금 인상으로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할 지경이다. 시민이 내는 '혈세'로 그런 '황제 전세'를 떡하니 구입하려했다는 건 어쩌면 박시장의 '속마음'을 그대로 보여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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