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이 2007년 대선후보시절 정윤회에 대해 말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각 현재 동아닷컴 뉴스판엔 '단독'보도로 박대통령의 '왕년의 비서실장' 정윤회씨에 대한 이런 제목의 기사가 톱(Top)으로 올라와 있다. 지난 토요일 동아일보는 '특종'보도로 정윤회씨가 세월호 참사 당일 서울 평창동에 있는 역술인을 만났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계열사인 종편 TV 채널 A에선 호재만난듯 심층보도를 거의 하루종일 내보냈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남자가 하필 역술인을 만났다는 건 어쩐지 일반 대중들에겐 큰 호기심 거리로 비쳐질 만하다.
좀 속된 표현이지만 동네 개 한마리가 짖어대면 온 동네 개들이 따라짖는다는 말처럼 채널 A 보도이후 온갖 종편 TV에선 틈나는 대로 '따라 보도'를 했다. 오늘 아침엔 정윤회씨가 명문 서울고 출신이 아니라 서울고 인근에 있는 보인상고 출신으로 한때 대한항공 보안승무원으로 근무했다는 걸 '단독 특종보도'로 무슨 큰 일이라도 난 것처럼 크게 보도하고 있다.
'정윤회 신드롬'이라고나해야할지....정윤회씨 본인은 7년전 박대통령의 비서실장을 끝으로 '짤린 이후'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못된 일본 산케이신문 기자'는 뭘안다고 여성대통령과 정씨가 무슨 사이라도 되는양 보도했다가 된서리를 맞고 있는 중이다.
국경없는 기자회라는 세계 기자단체에선 우리 검찰당국이 이 산케이 기자의 출국을 금지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것에 대해 '언론탄압'이라며 맹비난하고 있고 일본 매스컴들은 우리 대한민국이 무슨 언론 후진국이라도 되는양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중이다. 왜 이렇게 시끄러운가 곰곰 따져보면 이게 모두 그 정윤회라는 남자의 '존재감'이 베일에 싸여있으면서도 각별한 탓인 것 같다.
우리 블로그는 정윤회씨와 박대통령이 '특수관계'인 것처럼 보도한 일본 산케이신문의 보도태도 자체는 엄청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해서 글같지 않은 글을 쓴 일본 '극우신문'의 기자를 출국금지시킨 검찰당국의 태도 역시 칭찬받을 만한 행태는 아니라고 본다. 그냥 무시해버리고 넘어갔더라면 좋았을 일인데 긁어부스럼을 만든 모양새가 아닐 수 없다. 어쩌면 자신을 부정하게 묘사한 일본신문기사에 '진노'한 박대통령이
여전히 분을 삭히지 못한 탓에 그 일본기자는 호되게 혼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오늘 동아닷컴에선 자신들의 '특종보도'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는 듯 아침부터 오후 1시가 넘어가는 이 시각까지 여전히 정윤회씨 관련기사를 여러 꼭지 조목조목 이렇게 다루고 있다.
위의 기사제목들을 보면 마치 오래전 대중의 인기를 끌었던 '선데이 서울'의 스캔들을 다루는 가십기사들을
떠오르게 한다. 어쩌면 대중은 여성대통령이 관련된 이런 류의 기사에 큰 흥미를 느끼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인터넷 검색창에 '정윤회'를 치면 박대통령이 화낼 만한 관련검색어들이 15개도 넘게 줄줄이 떠오른다. 이 자리에서 차마 소개하고 싶지 않은 관련어도 꽤 된다.
이러니 깔끔하고 예민한 스타일의 우리 여성대통령으로선 화가 날만도 하다. 비단 대통령뿐 아니라 일반여성들도 자신과 관련해 이런 흥미거리 연관검색어가 계속 인터넷에 떠 있다면 화가 날 법한데 한 나라의 최고 통치자인 대통령으로선 더 이상 말이 필요치 않을 법하다.
어쨌거나 오늘 이 시각 현재 만천하에 드러난 가장 확실한 팩트 하나는 정윤회씨가 서울고 출신이 아니라 보인상고 출신이라는 거다. 정윤회씨는 1974년 이 보인상고를 졸업했다고 한다. 정씨는 그러니까 '뺑뺑이'가 아닌 입학시험을 치른 세대인 셈이다. 당시 서울의 남자 상업고등학교로는 선린상고나 덕수상고를 좀 쳐줬고 보인상고는 좀 미안한 얘기지만 '공부가 모자라는 학생들'이 다니던 학교였다. 그렇다고 정윤회씨가 공부를 못했다는 얘기로 비약하면 곤란할 것 같다.
아무튼 일류 명문고교도 아닌 보인상고 출신인 정윤회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건 정씨가 박대통령의 '정신적 멘토'였다는 최태민 목사의 다섯째 사위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좀 과장되게 말한다면 보인상고 출신 중에선 어쩌면 정윤회씨가 최고로 출세한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장인의 덕'을 톡톡히 본 셈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정씨는 알려진대로 몇 달 전 '비밀이혼'을 하면서 '결혼생활 중 있었던 일들에 대해선 일절 발설하지 않는다'는 특이한 이혼조건을 걸었던 게 알려지면서 더 화제를 모았다. 유명 연예인들 중엔 가끔 이런 '수상한 이혼 조건'을 내세우긴 하지만 일반인으로선 극히 이례적인 사례라고 힐 수 있겠다. 그러니 대중의 호기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을 거다.
오늘 오전 내내 아니 오후가 된 지금까지 정윤회씨가 보인상고를 나왔다는 '팩트'는 종편 TV의 최고 인기메뉴로 자리잡고 있다. 정씨 본인으로선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닌 듯하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도 정윤회씨에 대한 이런 시시콜콜한 기사가 하루 종일 대한민국 매스컴에 소개되고 있다는 사실이 그리 기분좋은 일은 아닐 것 같다.
현재 청와대의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알려진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등 40대 중반의 비서관 3명이 정윤회씨가 박대통령의 정치입문 시절부터 데리고 일하던 부하직원들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그런만큼 지금도 정윤회씨의 '입김'이 작용할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윤회씨는 석달 전 중앙일보의 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너무 억울하다면서 조사할 게 있으면 얼마든지 조사하라는 '항변'을 했다고 한다. 정씨의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아무 죄없는 사람'의 시지구레한 과거사 특히나 별로 자랑하고 싶지 않은 출신고등학교까지 밝혀가며 무슨 큰 일이라도 난 듯 보도하고 있는 매스컴의 이런 태도야말로 '옐로 저널리즘'의 표본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아래 동아닷컴의 관련기사를 소개합니다>
점점 베일 벗는 鄭씨 행적
“정윤회 씨가 서울고 출신이라서 박근혜 정부 들어 서울고 출신들이 잘나간다.”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지냈던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를 시작으로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 등 장관급 이상 자리에만 서울고 출신 10여 명이 줄줄이 기용되자 정치권에선 이런 얘기가 한동안 ‘정설’로 굳어졌다. 그러나 정 씨는 옛 서울고 인근의 한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산케이신문 보도 사건과 관련한 정 씨의 검찰 진술, 정 씨 주변 인물들과 역술인 이모 씨(57)의 입을 통해 그동안 베일에 가려 있던 그의 행적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강원 정선군 임계면 출신인 정 씨는 어린 시절부터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서 자랐다고 한다. 1970년대까지 서울역사박물관 터(신문로)에 있었던 서울고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론 그 옆 내수동 보인상업고등학교(현 서울 송파구 보인고) 출신(1974년 졸업·30회)으로 확인됐다. 보인상고 동문으로는 4선의 김현욱 전 국회의원, 이득렬 전 MBC 사장이 있다. 정 씨의 입김 때문에 서울고 출신들이 잘나간다는 ‘정설’은 사실이 아닌 셈이다.
정 씨는 1981년부터 대한항공에서 보안승무원으로 십수 년간 직장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16년간 교류해온 역술인 이 씨는 “정 씨가 새로 사람들을 잘 소개받지 않고 어울리는 사람도 거의 없지만, 대한항공 시절 친구들 두세 명은 지금까지도 자주 만난다”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인 4월 16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이 씨를 만난 뒤 강남으로 이동해 저녁식사를 한 지인이 바로 ‘KAL 인맥’이다. 정 씨는 평창동을 드나들 때 영국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랜드로버를 직접 운전하고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지난달 30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정 씨는 조용한 성격으로 명석하고 치밀해 그가 보좌하던 시절엔 박근혜 대통령이 실수한 적이 없었다”면서 “비선 의혹을 받게 하지 말고 차라리 대통령비서실장을 시키면 지금보다 훨씬 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십수 년간 박 대통령에 대한 충정은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말도 했다.
특히 정 씨가 박 대통령 취임 직후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을 한 차례 만나 “대통령 잘 보좌하라”고 한 뒤엔 서로 연락이 없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검찰 조사에서 정 씨는 “대선 직후 박 대통령에게서 ‘고맙다’는 취지의 전화를 받은 게 마지막 접촉”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가 대선 때 막후에서 역할을 했다는 걸 방증하는 대목이다.
정 씨는 올 들어 ‘문창극 전 총리 후보를 천거한 사람이 정 씨다’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을 미행했다’는 일련의 의혹이 제기되자 “왜 이런 근거 없는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정말 돌아버릴 지경이다”라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청와대, 정윤회 같은 대통령 측근 관리 제대로 하라(동아일보 11월 3일자 사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정윤회 씨가 세월호 참사 당일(올해 4월 16일)에 만났다는 역술인 이모 씨는 대통령 측근과 관련해 큰 우려를 낳게 한다. 이 씨는 2006년 정모 씨로부터 사업가 유모 씨를 소개받은 뒤 특정인을 법정 구속시켜 주는 대가로 모두 4억여 원을 같이 챙긴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받았다. 또 김대중 정부 때에는 이희호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청와대를 들락거리며 이권을 약속했다가 청와대의 특명을 받은 사직동팀(경찰청 조사과)에 구속되기도 했다. 최근에도 그는 “박근혜 대통령과 자주 통화한다. 정윤회는 내 말이라면 죽는 시늉까지 한다”며 이권과 관련될 수 있는 말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씨는 “정윤회 씨와는 생명학과 군자학을 얘기하는 사이일 뿐 청탁을 주고받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 씨가 과거 권력을 팔았던 역술인과 만나는 것부터 박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는 일이다. 정 씨는 요즘 ‘실세 문고리 3인방’으로 지칭되는 청와대 핵심 비서관 3명을 박 대통령에게 추천했던 측근 중의 측근이 아니었던가.
일부 보도 등으로 촉발된 ‘세월호 침몰 당일 박 대통령이 정 씨를 만나고 있었다’는 설(說)은 수사 결과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세월호 사고 당일 정 씨의 통신 기록을 추적한 결과 정 씨는 이날 이 씨의 사무실에 4시간가량 머물렀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이 씨와 정 씨가 만났던 사실은 박 대통령과 관련한 루머를 없애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
정 씨는 ‘만만회(박지만 이재만 정윤회를 지칭)’ 등 청와대 인사 때마다 불거지는 비선(秘線) 라인 개입설을 “근거 없는 얘기”라며 부인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될 수밖에 없다. 정 씨는 7월 자신을 둘러싼 소문에 대해 “특별 감찰관이든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이든 정부가 공식적으로 조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관리, 공직기강 점검 등을 맡고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면 이런 소문들이 자꾸 생겨나지는 않을 것이다.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달 2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만만회 등 비선이 인선에 개입한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그런 사실이 있으면 국민들이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신고를 기다리고만 있을 일이 아니다. 과거 정부들이 측근 비리 때문에 정권 말기에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았던 사례를 거울삼아 대통령 주변 인사의 의혹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옳다.
'온라인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기춘“대통령께서 사용하는 운동기구는 국가안보와 관련…” 윤전추 놓고 야단법석 (0) | 2014.11.07 |
---|---|
김문수 "현행 헌법은 위대…개헌 필요없다 "분명히 반대 (0) | 2014.11.05 |
박원순 시장의 28억짜리 '황제 전세' 공관 (0) | 2014.10.31 |
'박근혜 대통령,“살려주세요” 세월호 단원고 유족들 호소에 눈길 한번 안주고 지나가' (0) | 2014.10.29 |
고양이 모델의 화려한 변신-모나리자, 천지창조, 비너스의 탄생에 '출연'했다냥 (0) | 2014.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