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야당 성향이 은연중 강한 것 같은 JTBC 손석희뉴스는 어제(23일) '설 연휴 후 차기대선후보지지도 조사'를 내보냈다. 리얼미터가 22일 하루 전국 성인남녀 1500명 대상으로 조사한 이번 결과는 꽤 흥미롭다.
지난해 10월 여론조사에선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이 39.7%라는 높은 지지율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었다. (http://blog.daum.net/skyview999/15972250) 그 당시 문재인은 9.3%, 박원순이 13%였다.
지금도 여권에선 '반기문 대선후보 영입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지만 아무래도 여당의 그런 '소망'은 물건너 간 것 같아보인다. 이번 설 연휴 조사결과 하나만 놓고 볼 때 말이다. 문재인이 28.5%, 반기문이 14.9%로 거의 더블 스코어로 문재인이 앞서고 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문재인은 박원순에 밀려 늘 2위였었다. 하지만 지난번 새정련 전당대회이후 지난 8주 동안 문재인은 차기 대선후보 전체 1위라는 '영광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문재인이 저렇게 잘 나가고 있는 건 소위 컨벤션 효과라는 전당대회 덕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결과라고 한다. 일리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꼭 그런 이유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서울시장 프리미엄 덕분에 죽 1위를 차지해온 박원순이 28억원이나 하는 호화시장공관에 입주하는 '실축'을 비롯 몇 가지 실수로 그 좋은 '서민 이미지'에 금이 가게 만든 '자책골' 도 큰 몫을 했다고 본다.
어떤이들은 박원순을 보면 '위선의 냄새'가 나는 것 같다는 혹평을 하기도 한다. 그만큼 박원순의 행적이 국민들 눈밖에 났다고도 할 수 있겠다. 국민을 잠시는 속일 순 있어도 영원히 속이진 못한다는 격언이 떠오른다. 국민은 뭘 잘 모르는 것 같아보여도 알 건 다 안다는 얘기도 있는 것처럼 헌구두 신고 베낭매고 돌아다니며 '서민 코스프레'하는 박원순의 모양새에서 국민들의 피로도가 심해진 것도 같다.
하지만 꼭 그런 이유만도 아닌 것 같다. '그놈의 여론조사'란 하도 변화무쌍한 것이어서 반기문의 지지율이 1/3토막 나듯 문재인의 고공행진도 무슨 변수로 인해 곤두박질 칠지는 아무도 장담하긴 어려운 일이다. 왕년의 잘나가던 대선후보들의 '부침의 역사'를 되돌아 볼 때도 '돼봐야 되는 것이 대권'이기도 하다.
그러니 문재인이 전당대회 이후 지난 8주 동안 차기 대선후보자 전체1위를 차지하고 있다해서 '다된 밥'은 결코 아니란 말이다. 자고나면 달라지는 대한민국 정치지형도 속성 상 앞으로 2년도 더 남은 2017 대선후보에 대해 '예언'을 한다는 자체가 어쩌면 코미디나 사기극 일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론 새정련을 지지하는 입장이 아니어서 그쪽 후보자가 '차기 대선후보 1위'를 차지했다는 것에 별 관심은 없다. 하지만 머나먼 뉴욕의 유엔 사무총장 공관에서 일하고 있는 반기문 총장을 '차기 대선후보'1순위로 꼽으면서 그가 곧 '대권'을 거머쥐기라도 할 것처럼 말하고 있는 몇몇 종편 출연 평론가들을 보면 가소롭기조차하다.
그런 와중에 이번 JTBC의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서 문득 어쩌면 문재인이 '롱런'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는 생각이 '영감(靈感)'처럼 스쳤다. 무슨 특별한 근거가 있는 건 아니다. 단지 문재인이라는 정치인이 주는 깨끗해 보이는 이미지와 비교적 신뢰감이 느껴지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우리 국민들은 '신뢰할 수있는 정치인'에 목말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편과 일부 보수언론에선 벌써부터 문재인이 초선의원으로 정치역량이 부족하고 경솔한 결정을 자주한다면서 '흠집'내기에 들어간 것 같다. 그런데 국민은 그렇게 '초짜'이미지의 문재인이 차라리 국민을 속이진 않을 것같다는 인상을 받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온갖 '잡탕'들이 날뛰는 것 같은 한국 정치판에서 그래도 비교적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어보이는 문재인이 '전체 1위'를 8주동안 차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하지만 아직 문재인이 '대세'라는 완전한 판정은 내리기 어렵다고 본다. 곧 다가올 4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총선이라는 커다란 암초를 문재인이 과연 어떻게 잘 넘어가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
어쨌든 지지율 변화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을 박원순이나 안철수에겐 좀 미안한 얘기지만 야당후보로선
문재인의 존재감이 훨씬 탁월하게 높아졌고 차기 대선후보로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건 사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문득 지난 대선무렵 영화감독 김기덕이 "나는 문재인의 국민이 되고 싶다"는 소리를 했던게 떠오른다. 물정 모르는 영화감독의 소박한 감상이 어쩌면 지금 문재인을 지지하고 있는 적잖은 국민들의 마음인 것도 같다.
우리가 그동안 흔하게 보아왔던 탁류같은 이미지의 기성 정치인들에게선 보기 어려운 순수성이 문재인에겐 있어 보이기에 지지자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곧 '영광의 대권'을 가져갈 것이라는 확언은 할 수 없다. 그건 아무래도 '하늘의 소관'이라고 본다. 어쨌거나 '그놈의 지지율'이 8주동안이나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문재인은 요즘 살맛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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