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위경련·인두염.."1∼2일 절대 안정해야"
"의료진 검진 결과 전체적인 건강상태 많이 좋지 않아"
현역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프다는 뉴스를 대변인이 TV뉴스를 통해 낭랑하게 발표한 건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아마 그런 뉴스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선지 오늘 오전 긴 남미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박대통령이 '만성피로에 따른 위경련과 인두염 증세로 하루 이틀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청와대 대변인의 발표는 왠지 낯설고 민망한 느낌마저 살짝 든다.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대변인은 "검진 결과, 과로에 의한 만성 피로 때문에 생긴 위경련으로 인한 복통이 주증상이었다"며 "인두염에 의한 지속적인 미열도 있어 전체적인 건강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건강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다'는 대목이 눈길을 붙든다. 과연 '대통령의 건강상태'에 대해 이렇게 함부로 말해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청와대 대변인은 또 "오늘 검진 과정에 참여한 의료진은 검진 결과에 따라 박 대통령께서 조속한 건강 회복을 위해 하루나 이틀 정도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고 권장했다"는 말도 전했다고 한다. 대통령도 인간이니 아플 수는 있겠지만 위경련과 인두염이라는 '보편적 질환'으로 건강상태가 많이 좋지 않다고 발표했다는 건 '국가의 품격'상 문제 있는 발언으로 보인다.
설령 대통령이 아프다해도 이런 식으로 '과장되게 보도한다는 건 문제가 좀 있다는 댓글들이 수 천개 넘게
빗발치고 있다 . 청와대 대변인 단독으로 이런 브리핑을 내보냈으리라고 보진 않는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한창 복잡해진 상황에서 '대통령이 위경련으로 절대 안정해야한다'는 뉴스는 왠지 무책임한
기미마저 느껴진다. 정치학습을 많이 해온 21세기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대통령의 이 와병뉴스는 신선함보다는 진부함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왠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 것 같은 찜찜한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냉정하게 말한다면 일반 회사원이나 노동자들이 위경련이나 인두염으로 '절대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해도 '편하게' 병원이나 집에서 절대정양한다는 건 상상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선지 지금 이 시각 현재 인터넷에선 청와대발(發) '대통령 와병 뉴스'에 수 천개의 악성 댓글들이 실시간으로 달리고 있다. 그만큼 민심이 싸늘하다는 얘기다. 인터넷 댓글들을 꼼꼼히 챙긴다는 박대통령으로선 '대통령의 와병설'에 달리고 있는 이 인정머리 없는 댓글들에 좀 서운해할지도 모르겠다.
청와대가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해 26일,27일 이틀에 걸쳐 실시간으로 브리핑을 한 건 매우 드문 일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아마 대한민국에서 정치에 관심있는 적잖은 국민들은 이런 평범한 질병으로 '대통령 와병설' 이 보도됐다는 걸 좀 이상하게 여길 것으로 본다. 청와대 대변인이 연 이틀 '대통령이 많이 아프시고 매일 링거를 맞으셨다'고 발표한 걸 보며 호들갑스럽고 경솔하다는 느낌마저 들 것이다.
그만큼 대통령의 건강은 ‘민감한 정보’이기 때문에 공식 일정 등을 잇따라 취소해야 하는 상황 등이 아니면 언급을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는 얘기다. 70대 후반의 ‘고령’탓에 언제나 건강 상태를 주목 받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물론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에도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관한 공식 브리핑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기에 청와대가 ‘대통령의 와병’을 실시간 전달한 배경을 두고 정가에선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4·29 재보궐 선거를 이틀 앞두고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해 여야 정치권은 물론 거의 모든 매스컴이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상황이어서 '대통령의 와병설'을 '과대포장'해 발표한 청와대 발언이 더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다.
한 진보매체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얼마전 자서전에서 “대통령의 자리라는 게 그래. 정말 죽을 병에 걸렸으면 발표해야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혼자서 견뎌야지” 라고 말했다는 대목까지 오늘 아침 신문에서 보도하고 있다. '소소한 질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위경련과 인두염으로 '절대 정양'해야한다는 걸 발표한 현 청와대로선 이런 이야기에 속이 부글부글 끓을 듯하다.
어쨌거나 연약한 여성대통령이 12일 동안이나 머나먼 남미를 순방하고 돌아와서 몸져 눕게된 이 상황을 정치적으로만 해석하려 드는 '냉정한 세상'에 대해 박대통령은 어쩌면 '울고 싶은 심경'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대통령은 이번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누구보다도 속앓이를 많이 했을 것이다.
왜 아니겠는가. 자신을 보필했던 두 명의 전직 대통령비서실장과 현직 비서실장 그리고 유정복 서병수 등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약속이나 한듯 '리스트 동창생'이 된 이번 사태에 꽤나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으로 본다.
만병의 근원은 '마음의 스트레스'라는 말도 있듯 이번 대통령의 와병은 그런 외부적 요인이 가장 큰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본다. 어쨌든 대통령이 아프다는 뉴스는 국민의 마음을 언짢게 만든다.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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