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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0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베를린의 22년 단골 수퍼마켓에서 직접 장을 본 뒤 계산을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한경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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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0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베를린의 22년 단골 수퍼마켓에서 직접 장을 본 뒤 계산을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한경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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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4 30일 저녁 베를린의 단골 수퍼마켓에 장 보러 들러 식료품 진열 코너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위 큰 사진). 낮부터 대기하던 기자가 총리와 경호원이 들어서자 신분을 밝히고 양해를 구하면서 촬영했다. 이곳은 외관도 내부도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도심 수퍼이다(아래 오른쪽 사진). 메르켈 총리는 종종 남편 요아힘 자우어(아래 왼쪽 사진 속 남성) 훔볼트대 교수와 함께 장 보러 오기도 한다. /한경진 특파원
오늘 아침 인터넷 뉴스에선 메르켈 독일 총리가 수퍼마켓에서 혼자 장을 보는 기사가 사진과 함께 크게 실렸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블로그에서도 메르켈 총리의 '평범한 국민같은 일상생활'에 대해 여러 차례 소개하기도 했다. ( http://blog.daum.net/skyview999/15972316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3선 연임 성공 이유)
61세 여성총리의 일상에는 정치인의 허상 대신 수수한 주부의 진정성이 배어 있어서 보기 좋다.
메르켈 총리의 장보기 모습을 취재한 조선일보 독일 특파원의 보도에 따르면 메르켈은 독일의 여늬 주부들처럼 알뜰한 모습이었다. 오렌지, 샐러드용 채소, 가지, 양배추 등 신선 식품과 로션, 주방용 타월, 크림치즈, 레드와인, 초콜릿, 밀가루, 토마토 소스 등을 일일이 골라서 구입하는 메르켈의 모습은 독일 수퍼마켓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주부들 모습 자체다.
시든 양배추 껍질을 일일이 떼어낸 뒤 상품을 카트에 담고 눈을 가늘게 뜨며 루콜라(샐러드용 채소의 한 종류)의 선도를 살피거나 종이에 미리 적어온 쇼핑 내역을 보며 물건을 이리저리 찾는 모습에서 평범한 독일
아줌마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가식도 가미되지 않은 자연스런 모습은 메르켈 총리의 '정치내공'이 그만큼 깊다는 얘기다. 저절로 우러나올 수 있는 그런 모습은 연출해서 될 일이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메르켈은 특별한 해외 일정이 없으면 매주 이 수퍼마켓으로 와서 생필품을 구입한다. 좀처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남편 요아힘 자우어 훔볼트대 교수와 함께 장을 보기도 한다. 그만큼 '부부금슬'이 좋은 것 같다.
1954년7월17일생으로 게자리인 메르켈은 그 별자리 태생들이 그렇듯 무척 가정적인 것 같다. 한 외신보도에 따르면 메르켈은 아무리 바빠도 남편의 '아침 식사'는 꼭 직접 챙긴다고 한다. 요즘 한국의 평범한 가장들조차 '아침밥' 얻어먹기 어려운 처지라는데 '처복(妻福)'좋은 이 독일총리 남편으로선 장보기에 동행해주는 정도야 당연한 외조인 듯 싶다.
메르켈 총리가 지난 4월30일 수퍼마켓을 찾기 전 사흘간 정치일정은 꽤나 빠듯했다. 4월28일 덴마크를 하루 일정으로 방문, 헬레 토르닝슈미트 총리를 만났고, 기자회견에서 "유럽 각 나라는 인구와 경제력에 걸맞게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현지에서 대학 강연을 했다고 한다.
4월29일에는 그리스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협상 문제를 다뤘고 30일에는 일부 언론이 제기한 독일과 미국 정보기관의 합작 도청 스캔들 문제에 대해 정부 차원의 대응책을 내놓았다. 또 베를린에서 250여㎞ 떨어진 독일 북동부 마로우의 동물원을 방문해 여우원숭이를 자신의 어깨 위에 올려 먹이를 주고, 펭귄 전용 지역 개설을 축하했다. 그리고는 돌아와 퇴근길에 수퍼마켓에 들른 것이다.
그러니까 총리 메르켈의 '정치일정'이 '주부 메르켈'의 아내로서의 '업무'를 방해하는 일은 없다는 얘기다. 오히려 메르켈은 주부로서의 일상을 알뜰살뜰 살피면서 '험난한 정치세계'로부터 받는 강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지도 모르겠다.
메르켈이 22년째 들르는 수퍼마켓은 베를린 중심가 빌헬름거리에 있는 그저그런 평범한 수퍼마켓이다. 이곳을 일주일에 한 차례 들러 장도 보고 동네주부들과 담소도 한다는 것 자체로 '국민과의 소통'은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다. 취임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국민과의 소통 부재'로 비판받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통령과는 천양지차의 모습이다.
22년째 메르켈 총리를 봐 왔다는 수퍼마켓 직원은 메르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주로 퇴근길에 들러요. 그럴 때면 우리가 뉴스에서 보던 정장 차림이지요. 쉬는 날에는 청바지를 입고 오기도 합니다. 뭘 사는지 주의 깊게 본 적이 없지만, 오렌지는 꼭 사요. 그녀는 모든 종류의 물건을 삽니다. 그러니까 제 말은 일반 시민과 별 다를 게 없다는 뜻입니다. 총리가 된 후 달라진 점은 원래 혼자 오던 사람이 경호원과 함께 온다는 것뿐입니다. 총리가 우리와 똑같은 일원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게다가 그녀는 아주 친근하지요."
그러니까 '수퍼에서 직접 장을 보는 독일총리 메르켈은 총리이전에 알뜰한 주부로서 친밀도를 높여온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치적인 의도는 전혀 개입되지 않은 '생활인 메르켈의 진정성'이 통한 것이다. 이벤트 식으로 시장을 방문하는 한국의 정치인들과는 원천적으로 비교 불가능한 모습인 것이다. 그러니 10년넘게 독일의 최고권력자의 자리를 지켜왔는지도 모르겠다.
이날 수퍼 마켓 입구에서 청소대행업체 한 20대청년은 메르켈 총리를 향해 이렇게 외쳤다. "혹시 집 안 청소할 사람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메르켈은 "고맙지만 저는 집 안 청소를 대신 할 사람이 필요하지 않아요. 다만 앞으로 당신의 일이 잘 되길 빕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최고권력자와 평민의 격의 없는 이런 대화모습은 참 부러운 풍경이다.
독일 국민들은 메르켈을 '무티(엄마)'라는 별명으로 부른다고 한다. 지금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대한민국 여성 대통령의 별칭은 이 자리에서 소개하고 싶지 조차 않다. 최고권력자를 '엄마'로 부르는 독일 국민들은 그만큼 행복한 것이다. 황금연휴 주말 아침, 독일 국민이 살짝 부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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