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판 전단지.
청와대 열감지기.
청와대 열감지기와 대통령 비판 전단지 '흉흉한 메르스 민심’
'총체적 난국'이란 용어는 상투적이어서 별로 쓰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요즘 대한민국의 자화상에 가장 부합한 용어같다. '메르스 쓰나미'로 나라가 순식간에 엉망이되고 전세계적으로도 이미지가 추락돼 이젠 어디 해외여행가서 코리아에서 왔다는 말하기가 부끄러울 지경이 됐다.
작년 세월호 참사 때보다 지금 메르스 사태는 그 강도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가히 핵 폭탄급 참사인 듯하다. 국민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메르스 환자 발생 병원'을 국민을 위해 비밀에 붙이겠다는 정부 당국의 '과보호'에 국민은 그저 코웃음을 날리고 있다는 걸 국정 최고 책임자인 여성 대통령은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다.
웬만해선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연약한 우리 여성 대통령을 비판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요즘 이렇게 대한민국이 '총체적 난국'에 빠지게 된 최종 책임자는 아무래도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라서 대통령의 '진짜 마음'이 어떤지 매우 궁금해진다. 그만큼 대통령은 '비밀의 성'에서 혼자만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한밤중에 서울시장이라는 사람이 TV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존재감을 나타내자 바로 그 다음날 대통령은 병원으로 뛰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부총리라는 사람은 "대통령이 서울 시장보다 하루 앞서 메르스 대책을 말했다"는 속보이는 소리로 국민들의 웃음거리가 됐고, 서울대 조국이라는 교수는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은 박원순인가요"라는 얄미운 트윗으로 대통령의 심기를 어지럽혔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지금 아주 아수라장이다.
요 며칠새 인터넷에선 최고 화제 단어로 청와대 열감지기가 올라왔다. 검색어 1위로 등극한 것이다. 단어 뜻조차 생소한 이 기계 탓에 네티즌들은 지금도 분노하고 있다. 삐지기 잘하는 진보논객 진중권은 이 열감지기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 “자기만 살겠다고? 청와대 열감지기에 귀체온계까지 동원 메르스 철통 보안”이라는 글을 올려 네티즌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를 받고 있다.
명민한 네티즌들은 상상을 뛰어넘는 위트 넘친 댓글로 청와대 열감지기를 성토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에 대해 불필요한 동요를 자제하라던 청와대가 정작 내부에선 출입자들의 체온을 확인하기 위해 열감지기까지 설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반짝이는 문장으로 청와대를 성토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열감지기, 이것이 박근혜 정부와 그 추종자들의 민낯” “청와대 열감지기, ‘불안 과도하다’더니 열감지기 설치한 청와대, 앞뒤 맞지 않는 행동” “청와대 열감지기 설치, 나만 살겠다고 탈출한 세월호 선장 같아”
“청와대 열감지기 설치, 천만원 예산 걱정하더니..故노무현 사스 대응과 비교돼” “청와대 열감지기, 메르스 창궐에 해외 도주하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열감지기 청와대에 먼저 설치하는 귀태정권” 등등 지금 인터넷은 청와대 시위장으로 변모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당국자는 억울하다고 항변한다. 지난 4일 한국-세네갈 정상회담이 열린 청와대 본관 출입구에 열감지기(열감지카메라)를 설치하고 출입자들의 체온을 검사한 것은, 외국 정상 방문 때 늘 해온 관행이라는 주장이다. 글쎄다. 그 말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지금 국민들은 정부의 허술하기 짝이 없었던 메르스 대책을 보면서 엄청 화가 난 상태다.
그래선지 어제 밤 서울 시내 한복판 종로와 신촌 대학가에는 대량의 '찌라시'가 뿌려졌다고 한다. 이 전단지에는 “무서운 건 내가 아니라 너희들이야”라고 말하는 낙타 옆에 박 대통령과 김무성, 문형표가 서 있는 한 신문의 만평과 함께 “메르스보다 대통령이 더 무섭다”, “책임지지 않는 정부, 국민들이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 이게 나라냐”는 문구가 적혀 있다.
나라가 어수선해지면 소위 '종북세력'들이 설친다는 게 당국자들의 주장이긴 하지만 뿌려진 전단지 내용을 보면서 적잖은 국민들은 오히려 공감을 하는 듯하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기사에 네티즌들의 '비아냥 댓글들'이 넘쳐난다. 물론 며칠 있다가 미국 순방길에 오른다는 대통령에 대한 '예리한 비판'도 수 천 개 달리고 있는 중이다. 그만큼 메르스 사태를 진정시키지 못하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는 얘기다.
2015년 6월 대한민국을 덮친 '메르스 쓰나미'는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막고 있는 이 정부의 무능 탓이라는데 네티즌들은 격하게 공감하고 있다. 대통령이 진정성을 갖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선지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로 곤두박질쳤다. 네티즌 중에는 30% 지지율도 너무 높은 게 아니냐는 주장도 하고 있다. 그만큼 '성난 민심'이 들끓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와중에 청와대에선 열감지기를 설치했고 성의 없이 일하는 무식하고 무능한 각료들의 행태를 보면서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난세도 이런 난세는 일찌감치 본 적이 없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살아간다는 게 피곤하고 짜증나는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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