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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사과와 세계 언론 보도들

스카이뷰2 2015. 6. 24. 12:59

 

41표절 논란이 제기된 신경숙 작가

 <다음뉴스 자료사진제공>

 

 

 

 신경숙 표절사건이 터진지 1주일이 넘었다. '표절 문장'을 비롯해 이런저런 '독자 제보'로 쏟아진 신경숙 '표절행태'를 보며 과연 저 여성은 뭐라 변명할까라는 궁금증이 일었다. 보통사람들 같으면 창피해서라도 금세 사과했을 '표절' 에 대해 사건의 장본인인 신경숙은 엊그제 한 진보신문과의 '우아한 인터뷰'를 통해 역시 소설가 답게 꽤나 멋진 문어체로 '사과 아닌 사과'를 했다. 요즘 유행어로 하자면 '사과인듯 사과아닌 사과 같은' 변명이었다고나 할까. 

 

보도에 따르면 신경숙은  “문제가 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의 문장과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 본 결과,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이런 이상한 화법의 사과는 이제까지 본 '기억'이 없다는 게 인터넷 댓글 여론의 주요 반응들이다.

 

그 신문과의 인터뷰는  멋스럽게도  경기도의 한 수도원에서 진행됐다는데 이런 '장소 설정'도 네티즌들의 조롱섞인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표절이란 문제제기가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복잡한 문어체로 자신의 표절을 돌려서 인정하고 있는 그녀가 가엽기까지 하다.

 

게다가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는 읽었는데 같은 책에 실렸던 '우국'은 읽은 기억이 전혀 없다고 말하는 대목에선 바쁜 소설가가 한가한 정치인들의 청문회를 많이도 본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기억력이 한창 좋을 30대 초반에 쓴 단편소설을 까마득하게 잊고 있다는 건 예삿일은 아닌 것 같다.

 

이 인터뷰를 본 한 시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떤 사과는 사람들을 더 화나게 한다”는 글을 남겼고 어느 지방대학 교수는  “(인터뷰를 보고) 기대를 접었다. () 불쌍한 건 뭐니 뭐니 해도 한국 문학이다.” 수천 개 달린 네티즌들의 반응도 99%가 신경숙의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며 화를 내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교묘한 말장난이자 회피성 발언"이라는 비판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독자를 만만히 본다는 항의섞인 댓글들도 꽤 많이 나온다.

 

신경숙을 '키워준' 대한민국 최고의 보수지에서만이 오늘자 발행된 신문에서 아주 감상적인 문투로 신경숙의 팔순노모까지 등장시켜  표절시비에 휘말린 그녀를 안쓰러워하고 있다. 팔순노모가 '괜찮타, 경숙아 괜찮어'라는 말을 해줬을 것이라는 어줍짢은 '싸구려 상상력 '까지 동원해 신경숙을 감싸줬지만 그걸 본 독자들의 댓글반응은 역시 시니컬하기만하다. (조선일보 만물상 '신경숙')

 

이 신문은 어제(23일) 사설에선 신경숙이 결자해지해야한다면서도 그녀를 '박경리 박완서의 대를 잇는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여성작가이자 한숙 소설문학의 상징인물'로까지 미화하고 나섰다. 게다가 문장 몇 줄, 표현 몇 개로 한 작가가 이뤄놓은 문학세계 전체를 매도하면 한국 문학은 점점 사멸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괴상한 논리까지 동원해 가면서까지 신경숙을 옹호하고 있다.  

 

신경숙의 사과같지 않은 사과의 '배후'에는 그녀의 책을 팔아 수백억 거액을 거둬들인 창비나 문학동네같은 출판세력과 이런 견고한 보수매체들의 엄호사격이 있었기에 그런 식으로 '안하무인형' 사과를 했을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번 신경숙 표절사건은 '지구촌 시대'답게 전 세계로 그 소문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 어제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신문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신경숙은 명실공히 '국제적 표절 작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23일자 뉴욕타임스는 ‘한국 소설가가 표절 논란에 사과하다’라는 기사에서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가 중 하나가 20년 전에 쓴 단편소설에 표절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이날 인터뷰에서 말했다. <엄마를 부탁해>로 2011년 맨아시아 상을 탄 신경숙은 사과했고 ‘전설’을 단편집에서 빼겠다고 밝혔다”.고 썼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뉴욕타임즈는 또 “출판사와 신씨는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읽은 적 없다고 부인했지만, 경향신문이 신씨가 머무는 수도원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신씨는 더이상 그 사실을 확신할 수 없다고 전했다”며  이응준씨의 문제 제기로 시작된 표절 논쟁과 창비와 신씨의 반응도 상세히 소개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기사 원문 보기)

 

월스트리트 저널도 “한국의 가장 명망있는 작가가 표절 혐의에 답해 사과했고 출판사도 단편집에서 작품을 빼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하고 경향신문의 인터뷰를 인용했다. 또 “한 한국 작가는 맨아시아 상을 받은 신경숙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 일부를 베껴 1996년 출간된 자신의 소설 ‘전설’에 넣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 저널 기사 원문 보기)

 

스페인이나 영국 일본에서까지 신경숙 표절사건은 비중있게 다뤄졌다. 말하자면 국제적으로 망신당한 셈이다.  스페인 유력 일간지 엘문도는 신경숙의 단편 소설 ‘전설’로 표절 의혹에 휘말렸다는 소식을 전했다. 신문은 신씨의 대표작 ‘엄마를 부탁해’가 스페인을 포함한 전 세계 각국에서 출판돼 200만 부 이상 팔렸다며, 신씨가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린 현대 작가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표절과 도용 논쟁이 한국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한국의 작가 신경숙이 일본 단편을 일부 표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뒤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신경숙이 표절 의혹으로 독자들에게 사과하고 ‘모든 게 내 잘못’이라고 인정했다”며 “처음에는 의혹을 부인했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영어신문 재팬타임스도 서울발 AP통신 기사를 인용, “한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이 유명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단편을 표절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며 비중 있게 다뤘다.

 

뿐만 아니다. 일본의 주요매체들 역시 대대적으로 신경숙 표절을 다루고 있다. <산케이 신문>, <마이니치 신문>, <스포츠 호치>, <일본 허핑턴포스트>, <니기타 일보>와 지역지 <홋카이도 신문>, <치바일보>, <도쿄신문>, <나가사키 신문> 등은 23일 신경숙이 표절 의혹에 대해 사과한 소식을 보도했다. 대부분 신 씨가 '사실상 표절을 인정하고, 자숙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하지만  혐한기사를 자주 보도하는 <산케이 신문>은 신경숙의 에두른 사과,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말에 대해 “명백하게 나쁜 대답”이라는 평을 했다.

 

보도를 접한 일본 네티즌들의 비난도 이어졌다. 대부분 감정적으로 신경숙 뿐 아니라 한국인에까지 확대 해석하는 비난성 글들이다. 일본 네티즌들은 신경숙의 에두른 사과를 언급하며 '잘못을 인정 않는 한국의 국민성'이라고까지 확대해 비판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한국인이 또 도둑질을 했다"며 "독도를 무력으로 강탈하고 일본 사원에서 불상을 훔친 것도 모자라 이번엔 소설 표절이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국의 일본 표절은 소설뿐이 아니라며 '태권V' 역시 일본의 만화영화를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떤 네티즌은 "신경숙의 '이제는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말은 잘못을 저질러도 쉽게 인정하지 않는 한국인들의 국민성을 잘 보여주는 말이다"고까지 했다. 일본인들로선 울고 싶었는데 뺨맞은 격으로 너도나도 '혐한적 발언'들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AFP 통신 기사를 인용해 “국제적으로 유명한 한국의 스타 작가가 표절 스캔들에 대해 사과했다”며 “신 작가는 권위 있는 ‘맨 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한 이래 해외에서 한국 문학의 얼굴로 자리매김해왔다"고 소개했다. 

 

이쯤 되면 그야말로 국제적으로 망신살이 뻗친 셈이다. 그래도 신경숙은 '죽어도 절필은 안한다. 문학은 나의 삶의 보루다. 글을 써서 항아리에 보관할지라도 글은 쓰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기자에게 밝혔다고 한다. 절필을 하고 안하고는 신경숙 본인이 결정할 문제겠지만 그렇게 너절한 표절시비로 명성을 휘날리고 있는 그런 '문제적 인물'이 쓴 글을 과연 누가 돈주고 사 볼지 궁금하다. 아니 궁금하지도 않다. 관심조차 없다. 그러거나 말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