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박원순
손석희 소환, 박원순 수사 -박근혜 정부가 배출한 ‘반정부 인사들’
오늘 아침 8시 JTBC사장 손석희가 경찰에 출두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이 정부가 ‘인물’을 키워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석희는 경찰의 소환통보에 고분고분 출두했지만 네티즌들 눈에는 ‘언론 탄압’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걸 여성대통령은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다.
‘손석희 죄목’은 이렇다. 지난해 6·4 지방선거 당시 지상파 3사는 출구조사를 했는데 JTBC가 지상파의 이 결과를 무단으로 사용해, 손석희를 고소했다는 거다. ‘손석희의 죄목’은 설명하기 좀 복잡할 정도로 길지만 요약하면 어쨌든 ‘미운 털’이 박힌 결과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정부 비판 보도를 꾸준히 해온 손석희와 JTBC에 대한 표적수사가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아닌게 아니라 ‘형식’상으론 지상파 3사가 손석희를 고소한 것이지만 그걸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만큼 손석희의 ‘공격적 반정부 보도’스타일은 ‘깨어있는’ 시청자들에겐 신뢰감을 줘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공격 대상자인 대통령과 이 정부 인사들에겐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을 거다.
처음 손석희 뉴스엔 광고가 한 두 개 붙어 광고주 이름이 적힌 화면을 보기 민망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수십 개의 광고주가 도열한 화면이 손석희 뉴스룸을 장식중이다. 그러니 지상파들로선 배가 아플 수도 있겠다. 사실 ‘잘 나가는 보수 언론사’들의 입장에선 손석희라는 존재는 무시하고 싶은 존재였을 지도 모르겠다.
조선일보 영업사원으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해 MBC 아나운서를 오래 지낸 손석희의 이력은 명문 대학 나온 ‘정통 기자출신’들이 볼 때는 별게 아니어서 그 존재를 인정해주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손석희는 소위 '마지날 맨(marginal man)' 출신으로 학벌이나 경력면에서 ‘정통 언론인’들이 볼 땐 ‘아무 것도 아닌 애’였지만 지금 적잖은 국민들은 정통파 언론들의 보도보다는 손석희의 뉴스룸을 더 신뢰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손석희의 보도태도는 우직하고 정직해 보였다. 보수 언론들이 세월호사태를 지겨워하고 외면할 때도 손석희만큼은 희생자 편에서 정성껏 보도했던 건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런 진정성이 쌓여 손석희의 신뢰도를 높여온 듯하다.
현재 진보 진영 보도매체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친정부 보도’경향이 있다. 그만큼 ‘서슬퍼런’ 여성대통령의 눈치를 많이 보고 있는 것이다. 굳이 유엔 통계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대한민국의 ‘언론자유지수’는 노무현 정부 이후 부쩍 하강곡선을 그려왔고 지금은 ‘언론자유’가 매우 낮은 국가군에 속해있다.
그렇기에 손석희 뉴스룸의 ‘반정부적 보도’는 시청자들에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줬지만 대통령과 정부 측에서 볼 땐 ‘한번 쯤 손봐야하는 존재’였을 지도 모르겠다. 말들은 안하고 있지만 손석희 뉴스에 대한 긍정적 생각들이 암묵적으로 국민여론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요즘 ‘드디어’ 손석희가 경찰의 부름을 받고 이른 아침부터 경찰서 문턱을 밟았다는 건 그리 유쾌한 뉴스는 아닌 것 같다.
게다가 요즘 ‘메르스 난세’에 거의 영웅대접 받고 있는 서울시장 박원순이 ‘유언비어 유포죄’로 고소당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뉴스는 거의 코미디 같다. 무슨 의료혁신투쟁위원횐지 뭔지 하는 듣도보도 못한 단체에서 박원순을 고소했다는데 이 소식을 접한 ‘명민한 네티즌’들은 코미디보다 더 웃긴다며 ‘촌철살인’의 정부비판 댓글들을 수 천 개 달고 있는 중이다.
우리 블로그는 굳이 손석희나 박원순의 편을 들고 싶진 않다. 그들이 ‘유죄’인지 아닌지는 사법당국이 판결할 문제여서 나서서 시시비비를 거들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에서 왠지 수상한 낌새가 느껴지면서 그리 상쾌한 기분은 아니다. 뭐랄까 공연히 엉뚱한사람들을 잡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오죽하면 인터넷에선 '메르스 잡으랬지 손석희 잡으랬나'라는 글마저 떠돌겠는가 말이다.
손석희나 박원순 모두 ‘반정부적 발언’을 소신껏 해온 사람들이라는 건 웬만한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헌법으로부터 보장받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 입장에선 요즘 무언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부터 자꾸 통제받고 옭죄어 오는 듯한 그런 불유쾌한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는 것 같아 영 불안하고 불편하다. 메르스 자체보다는 메르스 괴담을 더 신경쓰는 이 정부를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건 그야말로 당연지사다.
예전에 한 신문 칼럼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시절 제일 싫어한 인물로 김무성 유승민 전여옥을 꼽았었다. 그리 틀린 ‘인선(人選)’은 아닌 것 같다. 이 3인 중 전여옥은 현재 ‘쥐죽은 듯’ 소리 없이 살고 있지만 김무성과 유승민은 집권 여당의 대표와 당대표로 사사건건 여성대통령에게 잽을 날리고 있는 중이다.
물론 아직은 대통령의 힘이 좀 있기에 살살 눈치를 봐가면서 하고 있지만 말이다. 대통령의 힘이 지금보다 더 빠지게 된다면 아마 이 두 남자의 행보는 꽤 재밌어질 것 같다. 여기에 손석희와 박원순이 경찰에 출두하고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박대통령이 미워하는 인물들’에 새롭게 들어갔다는 건 다채로운 ‘대한민국 정치 쇼’를 감상하는 데 큰 재미를 선사해줄 것 같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속담처럼 지금 ‘메르스 난세’를 겪고 있는 대한민국에선 ‘영웅 아닌 영웅들’이 속속 배출되고 있는 것 같다. 섬세한 여성 대통령의 심기를 계속 거스르고 있는 손석희나 박원순 같은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적 역량 면’에서 더 건강해 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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