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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폭발 중상입은 김 하사, 문재인에게 "빨리 복귀하고싶다"

스카이뷰2 2015. 8. 12. 12:23

 

 

 

                      

                                       

        8월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김정원 하사를 위로하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국군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먼저 찾아가 저런 장면을 보여줬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다음뉴스사진) 

         

 

 

"다리 없어도…영원히 대한민국 군인으로 남고 싶습니다” "팀원들이 안다쳐 천만다행입니다"

 

이제 겨우 스물 하나, 스물 셋, 어린 병사들이 최전방에서 북괴군이 매설한 지뢰에 발목과 다리를 절단하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은 그 자체로도 너무 화가 나고 가슴 아프다. 그런데 그 젊은 용사들이 대수술을 받은 뒤 마취에서 깨어나자 마자  동료 팀원들의 안부부터 물었다는 대목에선 눈물을 참을 재간이 없다.

 

어제 손석희뉴스룸에서 본  티없이 맑아보이는 스물셋 김정원 하사의 얼굴을 보면서 또 한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제 시작인 저 젊은 청춘에게 그토록 가혹한 시련이 닥쳤다는 것만으로도 분한데  기자가 전하는 '후일담'은 더 화가 난다. 저런 대형 군사도발이 발생했을 때 늘 우왕좌왕하는 군 당국과 될수록 진실을 은폐하려는 듯한 그들의 모습을 보면 더욱 분노가 치민다. 이번 뿐이 아니다. 연평해전 때나 천안함때나 연평도 폭격때나 우리 군 당국은 국민을 실망시켜왔었다. 

 

보도에 따르면 1주일전인 8월4일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군당국은 쉬쉬했다고 한다. 물론 대통령에게 즉시 보고는 했다지만 어쩐 일인지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북한의 표준시 변경'에 대해서만 '유감'을 표시했을 뿐 천인공노할 '지뢰도발 사건'에 대해선 침묵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심오한 뜻'이야 알 수 없지만  우리네 상식으론 이렇게 큰 변고가 일어났는데도 그에 대해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사고 다음날인 5일엔 뜬금없이 통일부 장관명의로 북측에 남북최고위급대화를 제안했다가 문전박대당했다는 대목에선 그저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 생때같은 우리 젊은아들들이 더 이상 땅을 딛고 걸을 수가 없을 지경으로 큰 사고를 당한 마당에 항의는 못할 망정 무슨놈의 대화제안이란 말이냐. 더 우스운 건 같은 날 대통령은 경원선 기공식에 참석해 웃으면서 북측을 향해 '덕담'까지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대통령을 모시는 '측근들'이 과연  제정신들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죽하면 평소 정부에 우호적인 종편 TV조선에서조차 청와대 출입기자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의 그런 침묵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을 직설적으로 보도했다. 종편으로선 아주 이례적인 보도태도가 아닐 수 없다. 같은 종편인  채널A에서도 정치부 기자가  대통령의 '이상한 침묵'을 문제 삼았다. 대통령은 국군최고통수권자이기에 이런 대형군사도발이 터졌을 때 침묵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왠일로 종편들에서 정부비판을 하는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쨌거나 이런 지적이 청와대 귀에 들어갔는지 어제서야 청와대를 방문한 영국외교 장관과의 대화에서 대통령은 미소와 함께 우아한 화법으로 북한과는 대화할 건 대화하고 압박할건 압박해야한다는 뜨뜨미지근하고 하나마나한 외교수사적 발언을 통해 '대통령의 의지'를 피력했다고 한다. 글쎄올시다, 안하무인의 김정은에게 이런 예의바른 말씀이 통할지 의문이다.                

 

이런 와중에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문재인은 정치인으로선 맨 먼저 국군병원으로 달려가 입원해 있는 김하사를 방문했다고 한다. '정치적 계산'으로 그랬네 어쨌네 뒷말이 나오지만 어쨌거나 다리를 절단당한 극한의 고통속에 괴로워하는 젊은 용사를 찾아가 따스하게 손잡아주고 진정성이 느껴지는 위로의 말을 다정하게 해줬다는 건 잘한 일이라고 본다. 이럴 때야말로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발빠르게 저 용사들을 위로해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깊다. 정치의 본질은 바로 저런 진정성 어린 소소한 위로에서 출발해야하는 게 아닌가 말이다.

 

특전사 출신이라는 문재인이 자신의 '특전사 후배'이기도한 김하사에게 '개인적 소망'을 묻자 속 깊은 젊은이로 보이는 김하사는 그 극심한 고통속에서도 해맑은 표정으로 "동료들이 안 다쳐 천만다행입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이 TV화면으로 보도됐다. 그 장면을 보자 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아마 나만 그런 건 아니었을 것이다. 대한민국 수많은 국민들은 중상을 입고도 저렇게 의젓한 말을 할 줄 아는 젊은 용사를 보면서 뭉클했을 것이다.

 

 "하루빨리 복귀해 영원한 대한민국 군인으로 남고 싶다"는 '소망'을 말했다는 이 젊은 용사들의 다짐을 듣자니 더 눈물겹다. 앞날이 구만리 같은 이 용사들에게 국가는  아낌없는 '최고대우'를 지속적으로 해줘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