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를 소재로 방영됐던 TV드라마들. 한결같이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재벌 스토리였다.
요 며칠 한국사람들은 롯데라는 국내 5위 대재벌가 가족들이 벌이는 '골육상쟁 리얼드라마'를 신물날 만큼 많이 봤다. 환갑먹은 '회장 아들'을 94세 '총괄 회장 아버지'가 따귀를 때리며 회사경영하다 생긴 1조원 손실을 갚지 않으면 형무소에 집어넣겠다는 불호령을 내렸다는 '막장 대사'를 실시간으로 들으면서 귀를 의심할 지경이었다. 이런 풍경은 도저히 현실에선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저렇게 현실로 우리 앞에 다가왔다.
만약 이런 식의 막장 재벌가족 비사를 다룬 드라마에서 망백의 노회장이 환갑나이 아들의 뺨 때리는 걸로도 모자라 감방에 집어넣겠다는 대사를 했다면 리얼리티가 떨어진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을 면키 어려웠을 것이다. 그만큼 재벌가족들의 돈과 경영권력을 둘러싼 죽기살기의 막가파식 싸움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는 걸 이번 '롯데재벌사태'에서 우리는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재밌다고 해야할지 씁쓸하다해야할지...
진갑나이의 '순둥이 장남'신동주가 94세 아버지 앞에서 소년처럼 낭랑한 목소리로 한살아래 환갑먹은 동생의 '비리'를 보고하는 대목에선 그야말로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아직도 호랑이같은 목소리로 '포효'하는 무서운 창업주 아버지 앞에서 엄하게 자라온 아들들은 그저 한마리 벌벌 떠는 '순한 양'일 따름이다.
지상파TV뉴스시간에 나온 롯데 창업주 신격호총괄회장과 큰아들의 대화록은 영화 대부1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마론브란도가 탁성으로 아들을 나무라는 장면과 매우 흡사했다. 그야말로 '리얼 드라마'다. 이러니 요즘 TV드라마가 재미없다는 소리를 듣는가보다.
1922년생인 총괄회장 신격호는 스무살 나이에 맨주먹으로 일본에 건너가 세계 4위 부자에 오를 정도로 대성한 그야말로 신화적 인물이다. 그의 이야기는 드라마나 영화의 아주 좋은 소재거리일 것 같다. 특히나 신격호나이 환갑때 37세 연하의 미스롯데출신 여배우 서미경과의 사이에서 딸까지 낳은 스토리는 드라마소재로선 더 이상 재밌기 어려운 이야기다.
'별당 마님''방배동 사모님'으로 불린다는 그녀도 이젠 57세 중년여성이 됐다. 신격호의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32세된 딸은 롯데호텔의 고문자리에 앉아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드라마 같다. 사회경험이 아직 적을 30대 초반 젊은 여성이 오너의 딸이라는 이유하나로 그 큰 호텔의 고문이란 건 드라마에서도 보기 힘든 일이다. 화려한 여배우에서 재벌가 작은 사모님으로 신분이 상승(?)한 서미경은 과연 행복할까하는 의문이 든다. 돈이야 많겠지만 나름의 회한이 쌓여온 인생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번 롯데재벌가 가족전쟁은 비단 롯데만의 '창작품'은 아니다. 그동안 우리는 숱하게 많은 재벌가족들의 골육상쟁을 지켜봐왔다. 삼성도 현대도 효성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금 병상에 누워있는 삼성 이건희회장과 그 형의 '언쟁록'도 흥미진진했었다. 고인이 된 현대 정주영회장과 그 아들들의 싸움도 우리는 Tv화면을 통해 흥미롭게 구경했다. 그렇게 호기롭던 노회장 정주영도 나이앞에선 어쩔 수 없이 무너지고 마는 광경은 연민을 느끼게 했다.
두산가의 장남은 형제들과 싸우다 결국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매스컴을 탔다.별로 큰 재벌은 아니지만 이명박전대통령과 사돈이어서 유명해진 효성의 부자간 싸움 심지어 박카스 만드는 동아제약 부자의 다툼도 TV보도로 알게 됐다. 그만큼 재벌가족들의 돈싸움은 역사가 깊다.
그런만큼 TV드라마에는 서민과는 멀어도 너무 먼 재벌일가의 골육상쟁 스토리가 심심하면 등장했고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동남아인들마저도 이젠 한국 재벌을 그린 드라마는 식상하다는 불평을 하고 있다는 보도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남자주인공들의 가장 흔한 직업은 재벌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을 정도로 한국드라마의 재벌선호도는 너무 높다. 복잡한 가족관계는 기본이고 경영권을 둘러싼 골육상쟁은 궁중 암투를 방불케 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온갖 음모와 권모술수, 편법과 탈법으로 막장드라마라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이번 롯데가의 가족전쟁을 보면 현실을 이기는 드라마는 없는 것 같다. 거의 재벌가 다큐멘터리같은 이번 롯데재벌 패밀리스토리는 압권이라 할 수 있겠다.
어쨌거나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은 드라마보다 더 재밌는 롯데재벌가 가족간의 암투를 지켜보면서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날씨도 참기 어려울 정도로 무더워 짜증나는데 돈많은 재벌들이 더 큰 돈을 차지하겠다며 돈싸움 하는 걸 지켜본다는 건 불유쾌하기 짝이 없다. 신격호와 그 두 아들이 벌이고 있는 가족간 '쩐의 전쟁'은 아무래도 서로가 패자일 수밖에 없는 치욕의 기록으로 남을 것 같다.
더구나 롯데 햄버거를 사먹고 롯데마트에서 장보고 롯데 백화점에서 터무니없이 비싼 값이 매겨진 물품들을 구입하고 롯데 시네마에서 영화도 봐온 일반 서민들은 자기들끼리는 일본말로 대화하며 아버지가 아들을 형제가 형제를 서로 헐뜯는 대사를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지상파 TV에 활짝 공개하는 롯데재벌가족들의 도덕 불감증에 분노를 느낄 것이다. '일본회사 롯데는 망해야한다'는 극언을 하는 네티즌들의 댓글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는 걸 신격호를 비롯한 롯데 일가는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다.
연매출 83조원에 전체 임직원 수만 23만명이나 된다는 롯데재벌이 저런 식으로 이 한더위에 싸움질이나 하고 있다는 건 국민의 이름으로 용서하기 어렵다. 가뜩이나 살기 어려운데 '일자리 창출' 같은 희망적 소식은 들려주지 못할 망정 저런 식으로 막장 드라마나 보여주고 있는 롯데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롯데 불매 운동'이라도 벌여야한다는 의견이 팽배해 있을 정도로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은 화가 나 있다는 걸 롯데 신격호 일가는 물론 대한민국 재벌들도 '타산지석'으로 함께 유념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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