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내기 골프’로 딸들 대학 보내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소원

스카이뷰2 2015. 8. 24. 14:05

 

 

                                                        내기골프에 심취한 오바마대통령(다음연합뉴스사진.)

 

   ‘내기 골프’로 딸들 대학 보내겠다는 오바마 대통령

     

 

언젠가 시사 주간지 타임엔 오바마 대통령의 골프실력과 골프매너를 소개하는 기사가 실렸다.

타임에 따르면 오바마는 거의 매 주말마다 홀 당 1달러 내기 골프(a dollar a hole)를 즐긴다는 거다.

고작 ‘1달러 내기 골프’지만 워낙 ‘거창한 꿈의 소유자’로 성장해온 오바마는 “내기 골프로 돈을 모아 말리아와 샤샤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겠다”는 원대한 꿈이 깃든 농담까지 하며 파안대소한다. 웃는 모습이 보기 좋은 오바마로선 자신의 매력포인트를 계산한 웃음인지도 모르겠다.  

 

이 ‘내기 골프 등록기금’봉투는 친구 웰링턴 윌슨이 관리 중이란다. 아직 대학등록금으론 턱없이 부족하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란 말처럼 이를 ‘종자 돈’ 삼아 굴리다 보면 영 불가능한 건 아닌듯하다. 매주 내기 골프로 이기기만 하면 대학등록기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은 그리 황당한 얘기도 아닌 듯하다. ‘젊은 대통령 아빠’의 애틋한 부정(父情)마저 느껴진다.

 

오바마의 오랜 골프 친구인 윌슨은 “골프 치는 방식을 보면 성품을 알 수 있다. 오바마는 물 흐르듯이 게임을 하며 일희일비하지 않고 기복이 없다”고 평한다. 그만큼 평상시 오바마의 라이프스타일이 그린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는 얘기다.  祖孫(조손)가정에서 '애늙은이'로 성장한 오바마로선 그런 의연함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백악관의 여행담당 디렉터로 오바마의 골프 파트너인 마빈 니콜슨은 “그가 대충 볼을 집어 드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오바마는 벌타 없이 다시 치는 멀리건도 하지 않고 점수를 부풀리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오바마가 ‘성인군자’처럼 점잖게 그린을 누비는 건 아니다. 고교시절 터프한 농구선수로 맹활약했던 그는 농구경기 때처럼 ‘거친 말투(trash-talk)’로 상대방을 혼란에 빠뜨리는 ‘수법’을 즐긴다는 거다.

 

 

한국계로 20대 중반에 오바마를 따라 백악관에 입성해 ‘오바마의 그림자’로 알려진  유진 강(Eugene Kang)은 “오바마는 트래시-톡을 매우 전략적으로 사용한다. 퍼팅을 마친 뒤 대통령의 표정을 보면 재미있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오바마 측근들이 전하는 '오바마 골프 스타일'을 듣다보면 대략 그의 '성품 견적서'가 나온다.

 

오바마의 핸디캡은 16~24정도, ‘싱글핸디’라는 故노무현전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보다는 한참 아래다.

어쨌든 오바마가 ‘내기 골프’로 두 딸을 대학에 보낼 ‘야심찬 계획’아래 주말을 골프장에서 보낸다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흥미롭다. ‘자식을 어떻게 해서든 가르쳐보겠다’는 부모마음은 동서양,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같은가보다. 물론 농담성 이야기겠지만 그만큼 오바마의 골프사랑이 대단하다는 얘기다.

 

몇 해 전 미국 뉴욕타임스 기자가 펴낸 ‘골프장에서의 대통령, 백악관의 골프이야기’라는 책에 따르면 아주 재미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미국인의 우상’ 케네디 대통령도 ‘국민들 몰래 골프를 쳤다’고 한다. 케네디는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고의 골퍼’로 꼽힌다. 미국 대통령도 국민의 눈치를 엄청 보는 것 같다. 오죽하면 '몰래 골프'를 쳤을까...

 

섹소폰 연주솜씨가 빼어난 클린턴전대통령도 ‘골프장 구설수’가 끊이질 않았다. 그는 기자들에게 아예 대놓고 “골프장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털어놓을 정도로 골프 중독증세가 심했다. 미셸 위나 박세리가 클린턴과 골프라운딩을 함께 했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자수성가한 사람답게 승부사기질이 강했던 클린턴은 불붙이지 않은 시가를 씹으며 맘에 들 때까지 공을 치고 또 치는 것으로 ‘악명’이 자자했다.

 

알츠하이머로 고생하다 세상 떠난 레이건 전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조차 퍼팅연습을 할 정도로 골프에 심취했고, 부시전대통령 부자는 모두 ‘속전속결’스타일로 부전자전의 속설을 입증했다. 주니어 부시는 이라크 참전 미국 병사들과 그 가족들을 생각해 한때 골프를 치지 않았다.


 

한국의 공직자들도 골프 구설수에 시달려왔다. 특히 수재나 가뭄이 심한데도 골프장 출입을 해 눈총을 받은 기관장들도 적잖았다. 몇 년전 경남지역 ‘기관장’들은 다음날 대통령이 휴가차 그 지역을 방문하는데도 접대·내기 골프를 해 구설수에 오른 적도 있다.

 

 

그동안 ‘골프 스캔들’은 잊을만하면 터지곤 했다. 앞으로도 또 터질 것으로 본다. 골프의 '매력'은 거의 시공을 초월하는 것이기에... 노무현정부시절 당시 서슬퍼렇던 국무총리 이해찬씨도 결국 ‘골프 때문에’낙마했다.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공직자들의 골프 스캔들은 심심하면 매스컴을 장식했다.

 

오늘(24일) 오후 드디어 서울 구치소에 수감된다는 전 국무총리 한명숙씨도 본인은 제주도 골프장에 가서 구경만 했다고 주장했지만 캐디들은 그녀가 90~100타 정도를 쳤다는 '증언'을 해 망신당하기도 했다. 더구나 공기업체 사장과 백화점까지가서 골프용품 일체를 선사받았다는 백화점 증언까지 나와 겹망신을 당했다. 사소한 '거짓말'도 자꾸 하다보면 이런 망신살을 당하는 가보다. 

 

 

어쨌거나 그동안 골프로 ‘패가망신’까진 아니더라도 체면구기고 옷을 벗은 공직자가 한 둘이 아니다. 이름대면 다 알만한 국회의원들도 '부적절한 타임'에 골프를 쳐 개망신을 당한 예도 적잖다. 왠지는 모르지만 골프가 그만큼 공직자들에겐 매력있는 스포츠인가보다. '권력'의 상징이라고나 해야할지...

 

 

미국 대통령들도 국민  몰래 골프를 친다니 골프는 어쩌면 만국 공통의 스포츠라 할만하다. 골프를 향한 애정은 비단 공직자들에게만 국한되는 건 아닌 듯하다. 웬만한 사람들은 좀 먹고 살만하면 골프장을 기웃대는 것 같다. 제 돈 내고 친다면야 골프치는 게 뭐 그리 나쁜 일이겠는가...

 

 

골프의 역사는 한 5백년쯤 된다고 한다. 그 옛날, 영국 시골에 사는 양몰이 목동이 있었다. 어느 날 이 목동은 발에 걸린 작은 돌을 양몰이 작대기의 구부러진 부분으로 내리쳤다. 그랬더니 공교롭게도 그 돌이 언덕 토끼굴에 들어가고 말았다. 신기하게 생각한 그 목동은 친구 목동들과 함께 그 굴속에 다시 돌을 쳐 넣으려고 했다. 이것이 요즘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는 골프라는 운동의 기원이다. 그러니까 맨 처음에는 시쳇말로 서민층 아니 하류층 스포츠였던 셈이다. 
 

‘그 시작은 미미하되 나중은 창성하리라’는 말처럼 화려하게 성장한 것이 바로 오늘날의 ‘위풍당당한 골프’가 된 것이다. 요새야 골프는 ‘클래스 있는’ ‘인품을 알 수 있는’ ‘인생을 배우는’ 아주 고귀한 스포츠에 속하는 것 같다. 게다가 걷기운동처럼 나소나 할 수 있는 스포츠와는 달리 골프는 돈과 시간이 받쳐줘야만 손댈 수 있는 '까다로운 운동'이어서 범부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것 같다.

 

 

이렇게 돈 많이 드는 골프는 ‘자본주의 도망’은 못가 그야말로 ‘물심양면의 귀족스포츠’가 되고 만 것 같다. 다른 스포츠보다 더 ‘돈’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서 골프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하나의 ‘권력’으로도 통한다. 요즘은 '죽기살기'로 골프에 매달려 돈 방석에 오르는 프로골퍼들이 매스컴에선 혜성처럼 대접받기도 한다.

 

아마도 신예 사회학자라면 골프와 계급에 관심을 가질 법도 하다. 좀 극단적인 표현이겠지만 현재 우리 사회는 ‘골프를 치는 계급과 치지 못하는 계급’으로 나뉘어 진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런만큼 양극화의 갈등 중심축으로 골프가 존재한다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그만큼 골프는 단순한 ‘취미’의 경지를 벗어나 한 인간을 가름하는 ‘잣대’역할마저 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말은 아닌듯하다. 그러기에 대한민국 국민처럼 ‘평등’좋아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골프 치는, 있는 사람들’ 꼴은 그냥 봐주기 좀 뭐한 것 같다는 것도 이해가 갈만하다.

 

더구나 ‘사회지도층’ 행세를 하는 국회의원이나 기관장 쯤 되는 사람들이 그 ‘특권’을 이용해 평일 골프를 즐겼다는 소식을 접하면 ‘국민 분노’는 유독 강하게 불타오르는 것 같다. 먹고살기도 힘든 서민들에겐 '세금'으로 위세부리는 공직자들의 그런 행태는 그냥 넘어가기가 어려운 법인가보다.

 

지금은 병상에 누워있는 삼성의 이건희 회장도 “골프에서 인생을 배웠다. 골프는 필수 과목”이라면서 삼성 임직원에게 골프를 거의‘강요’하다시피 했었다는 얘길 듣다 보면 골프는 예사 운동은 아닌 것 같다. 하기야 골프 한번 치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흠은 돈 많은 재벌회장님에겐 관심 밖 일일지도 모르겠다. 

 

듣기로 골프장은 우선 경관이 수려한 한적한 교외에 자리 잡고 있어서 자가용이 없으면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다고 한다. 물론 지금이야 나같은 서민도 ‘자가용은 굴리고 살지만’, 그 차를 몰고 골프장까지는 아직 가보지 않은 형편이어서 골프장 주변 경관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어쨌든 골프애호가들 말로는 ‘그곳에 가면 스트레스가 좍 풀릴 정도로 시원하다’고 한다. 우선 공기가 좋고, 눈에 좋다는 ‘녹색의 잔디’가 한없이 펼쳐져 있으니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줄 것만은 가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워낙 녹색을 좋아하는 나로선 '꿈의 그린'이 줄 환상적 풍경이 눈에 삼삼하다. 하지만 골프장 잔디에 발암물질이 많아 자칫 잘못하면 암에 걸릴 수도 있다는 소리도 있고보면 골프장이나 골프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닌 듯하다.

 

시중 우스갯말로 발 한번 잘 못 들였다가 빠져 나오기 어려운 ‘3대 성인 오락’ 중 하나가 바로 골프다. 나머지 두 가지는 춤과 도박이라고 한다. 오죽하면 도박으로 패가망신한 도박꾼이나 춤바람으로 가정파탄까지 난 가정주부들 이야기가 '전설'처럼 떠돌겠는가 말이다. 

 

무미건조하게 그날이 그날로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인 나로선 행인지 불행인지 이 3대 오락과는 ‘연분’이 전혀 닿지 않은 인생이라서 그 ‘신비의 세계’에 빠져 들 수 있는 ‘복’은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비록 취미생활이지만 ‘3대 성인 오락’에 인생을 걸며 빠져드는 그들의 정서적 심리를 이해 못 할 건 없을 것 같다.

인생이 그런 거지 뭐! 쎄라비(C'est La V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