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CCTV 생중계 녹화 캡쳐 화면
https://www.youtube.com/watch?v=CeZT_jp_m4U(박대통령과 시진핑내외)
전세계를 들썩거리게 만든, 특히나 대한민국 종편TV에 '호재'를 던져준 중국 전승절 열병식이 끝난지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도 여전히 나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 장면이 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지금도 궁금하다. 청와대에 전화해 물어보고 싶을 정도다.
3조 8천억원 정도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는 중국식 무지막지한 대규모 열병식에 나온 신무기들은 전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사실 한국 사람으로서 중국이 자기네 전쟁승리 기념일라고 벌인 행사 따위에 관심둘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니까 하룻만에 기억에서 사라진다는 건 별 이상할 건 없다.
하지만 서방 지도자 중엔 유일하게 참석해 시진핑과 단독오찬까지 하며 지극한 환대를 받았다는 우리 여성
대통령이 시진핑 내외와 기념사진 찍는 장면은 이런저런 의문점과 함께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뇌리에 맴돌고 있다.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중국어에 능통하다'는 박대통령은 시진핑과는 벌써 6번째 만남을 가진 사이여서 별로 긴장하시지도 않았을 텐데 대통령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다른 나라 정상들과 심지어 북한의 최룡해마저도 시진핑내외와 악수한 뒤 바로 그 옆 자리에 서서 기념촬영을 했다.
그런데 박대통령만은 홀로 걸어온 뒤 시진핑 내외와 악수를 마치고 나서는 그들 내외의 뒷편으로 걸어가는 것이었다. 이에 시진핑내외는 공손한 손짓으로 이쪽으로 오시라는 포즈를 취했건만 대통령은 여전히 그 내외의 뒷편으로 가려는 듯했다. 급기야 시진핑이 우리 대통령의 팔소매를 거의 붙잡듯이 자신들의 옆자리에 설 것을 요청한 뒤에야 우리 대통령은 당황한 표정으로 간신히 그들 내외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물론 2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대통령의 그런 당황한 모습은 '생중계'로 전세계에 전달됐다. 나도 물론 이 장면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왜 그랬을까. 양국 정상들의 '육성'은 방송되지 않았기에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는 그저 추리만할 뿐이다.
문득 재작년인가 대통령이 영국방문했을 때 차에서 내리다가 발을 헛디뎌 땅바닥으로 넘어지던 장면이 떠올랐다. 청색 고운 한복을 입은 여성대통령이 비가 오는 땅바닥에 두 손을 짚고 간신히 일어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화가 났던 기억이 난다. 도대체 청와대 의전과 경호 담당은 뭘하고 있다가 '최고존엄'의 스타일을 저렇게 구기게 한단 말인가. 그야말로 국격이 추락하는 장면이었다.
이번 중국 열병식에서 대통령이 그런 '실수'를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화를 돋운다. 이건 분명 책임소재를 가려야할 문제라고 본다. 다른 나라 정상들은 아무 탈 없이 사진촬영을 했는데 왜 유독 대한민국 대통령만 저렇게 허둥댔어야했는지를 청와대 의전담당국에선 반드시 책임을 가려내야할 것이다.
사실 시진핑 내외가 중국 전승절 열병식 행사에 참석한 30여개 국 정상들을 자금성 앞 단문(端門)에 서서 외빈 정상들을 110미터나 되는 붉은 카페트 길을 걸어오게한 건 외교적 결례라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예전 황제시절 외교관행을 답습하는 모양새가 아닌가 말이다. 수 조원의 돈을 쏟아부은 거창한 열병식을 열었다는 것도 어쩌면 왕조시대 황제마인드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함으로써 '대국굴기'를 확인하려했다면 할 수 없지만 아무튼 개명천지에 이런 장면을 전세계에 생중계로 보여준다는 건 중국사람들의 마인드가 어떠하다는 걸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아무리 우리 대한민국 편인 듯한 행동을 취한다해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한다는 건 기본적 외교 상식인 것 같다.
어쨌거나 시진핑과는 '막역지우'라는 박대통령이 대한민국 건국이래 최초로 천안문 망루에 올라 전승절 열병식을 사열한 '역사적 사건'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하지만 시진핑 내외와의 기념 사진촬영 해프닝은 '옥의 티'라고 할 수 있겠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반드시 그 원인을 밝힐 것을 청와대 당국자에게 촉구한다.
그야말로 '국제 망신'아닌가 말이다. 다시는 이런 외교적 실수상황이 발생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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