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시장.대통령 바로 옆 와이셔츠입은 남자는 그 지역 국회의원.(7월15일)청와대사진기자단 촬영.
9월 7일 대구 서문시장,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은 아무도 초대받지 못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9월 7일 대구 서문시장 신발가게에서. 3만8천원짜리 '서민 구두'를 구입한 박대통령.
박 대통령 또 전통시장 방문... 정치적 고비 때마다 힐링효과
모처럼 박대통령 얼굴에 함박웃음이 활짝 피었다. 7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대통령은 그녀의 주특기인 만면미소를 시장방문 내내 달고 다녔다. 취임이래 저토록 행복해 보이는 표정은 처음 본다. TV화면으로만 봐도 대통령의 그 행복한 기분이 전파되는 것 같다. 워낙 대통령은 웃는 모습이 좋은 얼굴인데다 요 며칠 새 치솟은 지지율이 그녀를 저토록 행복하게 해줬을 듯 싶다.
거의 '시장(市場)판 아이돌 스타 탄생'이라도 보는 것처럼 시장 사람들은 여성대통령을 진심으로 열렬히 환영하는 모습이었다. 저마다 스마튼 폰을 꺼내들고 대통령을 향해 셔터를 누르는 그들 역시 대통령처럼 행복해 보였다. 아무래도 대통령은 주 3회는 시장방문을 의무적으로 하는 게 그녀 자신은 물론 국민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마저 든다.
취임식도 하기 전 인수위 시절부터 잇따른 인사실패로 지지율이 곤두박질 쳤고 특히나 작년 세월호 사태와 정윤회문건파동, 올해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대통령의 지지율은 30% 아래로 떨어지는 위기상황까지 맞았었다. 그런 만큼 대통령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었다.
그러다가 천우신조로 남북 대화의 '승기'를 잡게 되었고 며칠 전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함으로써 대통령의 지지율은 모처럼 50%대를 회복하면서 대통령은 자신감을 되찾은 것 같다.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한 대구를 약 5개월 만에 다시 방문한 건 아마도 국정하반기를 자신있게 헤쳐나가겠다는 대통령의 '단단한 결의'도 서려있을 것이다.
종편TV가 대대적으로 보도한 서문시장 상인들과 구경나온 시민들의 열렬한 박수와 환호장면은 대통령에겐'캠퍼주사'효과보다도 더 센 원기를 선사할 것 같다. 상당히 나이 많아 보이는 시장모퉁이 좌판 할머니는 대통령을 보자 숙인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황송해 했고 대통령은 그 할머니의 어깨를 다둑이면서 다정하고 자애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감격에 겨워 눈물을 글썽이던 그 할머니는 아마 여생을 대통령과 악수했던 그 '영광의 순간'을 두고두고 반추할 것같다. 그야말로 애틋한 순정이다.
그런 할머니들을 위로해주는 대통령의 모습에선 여왕 못지 않은 카리스마가 넘쳤다. 세상근심 하나 없는 듯 활짝 웃어보이는 대통령의 웃는 얼굴은 그 나이또래 어떤 여성탤런트들보다 아름답게 보였다. 그만큼 대통령은 물심양면으로 자신감을 되찾은 듯하다. '대통령의 평안이 나라의 평안'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에겐 모처럼 평화로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제발 저런 평화로운 순간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내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순진한 바람'을 간절히 갖는 사람들도 적잖을 것이다. 그만큼 지난 2년6개월은 세월호나 메르스가 가져다 준 불안과 공포로 국민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인사실패로 빚어진 '이상한 장관들의 한심한 발언들'은 지각 있는 국민들을 너무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
그저께 조난당한 낚시선박 돌고래호 사고로 실종자만 10여명이 넘는데도 국민안전처 장관이라는 사람은 "유언비어 유포자들을 엄단하겠다"는 시대착오적인 발언으로 국민의 마음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 지금 유언비어 타령할 때인가 말이다. 대통령이 왜 저런 사람을 장관에 임명했는지 모르겠다.
1952년생으로 해군에서 별넷을 달고 제대한 이후 5년여를 '백수'로 지내다가 별안간 장관이 되어선지 현실감각이 매우 떨어지는 사람같다. 이번만이 아니라 지난번 메르스사태때도 이 안전처 장관은 '망언'으로 눈쌀을 찌푸리게 한 장본인이다.
도대체 국민안전처가 왜 생겼고 무슨 일을 해야하는지를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튼 대통령이 대구 시장에서 아이돌 스타같은 환대를 받는 바로 그 순간 국민안전처 장관이라는 사람이 했다는 문제적 발언으로 벌써 국민의 마음은 금이 가기 시작한 것 같다.
게다가 또 다른 옥의 티도 눈에 보인다. 어쩌면 대통령의 이날 행사에서 제일 주목받는 대목인 듯하다. 대통령이 방문하는데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은 모두 청와대 초청장을 받지 못해 대통령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게 지금 정가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대통령이 내년 총선때 현 대구 의원들을 확실하게 '손볼 것'이라는 시그널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을 편들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언론에 보도되는 이야기들이 그저 한심하다. 아무래도 여성 대통령의 한계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한번 토라지면 영 용서가 없다고나 할까. 아니라면 천만다행이지만 말이다. 오비이락인지는 몰라도 이번 대구행에 수행한 청와대 멤버들 너덧명은 모두 대구출신으로 내년 총선을 넘보는 인사들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를 두고 매스컴에선 말들이 많다.유독 대구 지역 의원들만 대통령 순시행사에 '제외'된 건 아무래도 유승민의원 탓이라는 얘기들이 떠돈다. 모르긴 몰라도 꽤나 설득력 있게 들린다. 대통령의 눈밖에 난 사람들을 초대 안했다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대가 그 지역 국회의원들이라면 얘긴 달라진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사람들 아닌가 말이다. 그들이 잘나서가 아니라 지역민을 대표한다는 의미에서 그들은 마땅히 대통령 행사에 참석했어야 한다.
그동안 박 대통령이 현장 점검하러 지역에 내려갈 땐 늘 그 지역 국회의원들이 빠짐없이 참석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대구가 지역구인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일부 대구 의원들을 피하려는 청와대 뜻이 반영됐다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거다.
청와대대변인은 “대통령께서 더 많은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시겠다는 의미”에서 국회의원들은 안 불렀다는 알쏭달쏭한 해명을 내놨는데 그게 더 이상하다. 국회의원들이 있으면 직접 소통이 안된다는 얘기를 이해할 사람들은 많지않을 것 같다. 더구나 유승민 파동 전인 지난 4월, 박 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했을 때는 대구 지역 국회의원 대부분이 참석했기에 청와대의 '변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달성에서 열린 대통령 행사엔 그 지역 지구당 당원들과 구청장까지 모두 참석했지만 유독 국회의원들만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는 것도 넌센스다. 이런 건 뭐라 변명할 필요조차 없는 웃기는 상황이다. 대통령의 '심기경호'를 위해 '불편한 인간'들은 배제했다는 얘긴데 그렇다면 '대통령의 지지율'도 그만큼 반감된다는 걸 청와대 관계자들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거다.
더 우스운 건 종편에 출연한 평론가들이 한결 같이 입을 모아 이번에 초대받지 못한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은 내년 4월 총선에 공천받지 못할 거라는 불안에 잠못 이룰 것이라며 놀려대듯 킥킥 거리면서 목청 높여 떠든다는 점이다. 특히나 유승민을 지지했다는 '죄목'으로 대통령의 미움살을 받은 7,8명 의원들은 '대구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낼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마저 하고 있다. 오죽하면 북한 넘버 투인 김양건마저 "대한민국 종편은 너무 원색적이다"라고 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려면 이번처럼 '말 안듣는 사람들은 안 만나는 식'으로 진행하는 촌스런 행사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품격을 돋보이게 하려면 대통령 눈높이 보다는 국민 눈높이에서 행사를 진행할 것을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권한다. 그렇게해야만 대통령과 국민의 진정한 소통이 이뤄질 것이다.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은 포용과 화합의 국민 대통합 리더십을 보여줘야만 한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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