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노회찬 유시민 김무성
유시민 예언 "박대통령이 김무성 무너뜨리기로 마음먹은 듯"
정치은퇴를 선언했던 유시민이 여전히 ‘입정치’는 하고 있는 모양이다. 조금 전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유시민이 이번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의 ‘마약 사위’사건에 대해 예언자처럼 한 말씀했다는 게 크게 소개됐다. 유시민의 말은 뭐 그리 새로울 건 없지만 그래도 정치판 전반을 조망하는 시선으로 이번 마약사위 사건을 내다본 것이어서 조금은 흥미를 끈다.
유시민은 노회찬 진중권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는 정치카페에서 이번 마약사건의 배후를 박근혜대통령으로 확신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박대통령이 김무성을 완전 축출해 버리려고 작심한 것 같다는 게 유시민의 주장이다. 유시민은 14일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에서 이렇게 거침없이 말하고 있다. 무서울 게 없다는 투다. 배짱 한번 좋다.
"김무성 마약 사위 기사는 청와대에서 마음만 먹었으면 동아일보 취재를 다 막을 수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안 한 건 연내에 김무성 대표를 축출하겠다는 청와대의 뜻을 표현한 거라고 봐요. 조만간에 또 다른 게 터질 수도 있어요. 결국 김무성 대표는 못 버틸 거라고 나는 봐요. 정기국회 끝나기 전에 물러날 가능성이 높아요. 그러면 최경환 장관이 당으로 돌아와 비대위를 만들고, 그 비대위에서 공천할 때 <비박 학살 공천>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요. 저는 요즘 김무성 대표가 몰락하는 모습을, 인간적으로는 좀 안됐지만, 아주 흐뭇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어요."
‘흐뭇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는 화법에서 유시민의 악동적 이미지가 물씬 풍겨 나온다.
김무성이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면 몹시 불쾌할 것 같다.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에 물러날 가능성이 높고, 그 후임엔 현 경제부총리 최경환이 새누리당으로 들어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내년 총선에서 비박 학살 공천을 벌일 거라는 악담성 예언을 하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식 유시민의 예언에 김무성과 그를 따르고 있는 추종자들 특히나 내년 총선에 공천 받을 ‘원대한 꿈’을 꾸고 있을 새누리당 사람들로선 재수 옴 붙는 소리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뭐라 반박하고 싶겠지만 은근히 맞아떨어지는 것 같은 ‘상황적 발언’이어선지 이렇다 할 반박은 아직까지 나오고 있지 않다.
유시민은 또 청와대가 김무성의 오픈프라이머리를 못마땅하게 보고 있다는 말도 했다. 이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얘기다. 우리 블로그에서도 며칠 전 그런 지적을 했었다. 김무성의 입장에서는 "(대통령을 견제하며) 당을 장악할 수 있는 방식은 오픈프라이머리밖에 없지만, 박 대통령은 '청와대 핵심관계자'라는 익명성으로 그동안 언론을 통해 불편한 심기를 표출해 왔다는 것이 유시민의 주장이다.
청와대가 오픈프라이머리를 싫어한다는 얘기는 그동안 매스컴을 통해 심심하면 흘러나왔던 얘기다. 어쨌거나 이번 집권여당대표의 마약사위 사건은 ‘청와대의 암묵’하에 동아일보가 특종 아닌 특종을 터뜨렸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싫어한다는 걸 전해 들었을 텐데도 ‘우직한 김무성’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오픈 프라이머리를 실시하는 게 정치적 소신”이라고 큰소리 쳤었다. 하지만 며칠 전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마약사위 사건이후 김무성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있다.
유시민은 "김 대표가 '유승민 사태'에 일조했음에도, 큰 갈등 상황에 직면했다"며 "박 대통령이 김 대표를 금년 내에 (새누리당에서) 축출하기로 뜻을 굳힌 것 같다"는 말로 김무성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지금 상태에서 (시간을) 좀 더 끌면서 (사정기관을 통해) 다른 것이 또 나올 수도 있다. 이번 정기국회 회기 전에 '김무성 체제'는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유시민의 전망은 그동안 ‘김무성 마약사위 사건’에 거의 침묵하고 있던 야권에서 터져 나온 가장 강력한 ‘예언’으로 보인다.
蛇足 (사족)그나저나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 김무성은 과연 그 ‘마약사위’와 딸을 결혼시킨 뒤 이런 ‘국가적 후폭풍’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하진 못했을까. 기초상식만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딸이 울며불며 매달렸더라도 그런 혼사는 그렇게 빨리 진행시키진 않았을 것이다.
‘악성마약'을 상습복용해 구속된 사람이라면 석방이후 적어도 한 1년쯤은 ‘자숙기간’을 가졌어야한다고 본다. 그런데도 그렇게 부랴부랴 혼사를 진행했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강력 마약전과자 사위를 봤다는 건 김무성 개인의 사생활이지만 현재 대선후보 1위를 달리는 집권여당 대표라는 ‘자리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겸허하게 의식했다면 일단은 딸과 예비사위에게 ‘자숙 모드’를 갖도록 설득했어야 했다.
아무리 수천억 자산가집 아들이라 해도 그렇게 ‘치명적 약점’이 있는데도 결혼을 서둘러 강행했다는 건 무슨 말못할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화(禍)’를 자초한 것으로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그 자신 ‘부잣집 도련님’ 출신인 김무성 대표가 ‘차기 대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뜬구름 같은 여론조사지지율에 도취돼 행여 세상을 발아래로 본 탓에 그랬으리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 어쨌거나 유시민의 예언이 아니더라도 김무성의 대권가도에는 완전 먹장구름이 낀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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