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말씀을 경청하고 있는 정호성 비서관.(2015년.2월26일 뉴시스사진)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청와대 실세 비서관들.
"권력실세 1위 정호성 2위 최경환. 3위 이재만" 새정련 의원 우윤근 주장
권력의 2인자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박근혜대통령이 들으면 화날 이야기가 오늘 오전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터져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우윤근은 좀 전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대한민국 권력실세 1위는 정호성 비서관, 2위는 최경환 부총리, 3위는 이재만 비서관, 4위는 안봉근 비서관으로 나왔다. 대한민국 실세 1위에서 5위 안에 총리는 물론이고 여당 당 대표, 원내대표는 아예 들어가 있지도 않다"는 ‘폭탄발언’을 했다. 문고리 3인방이 여전히 권력실세 그룹으로 건재하고 있다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우윤근 의원은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정호성 이재만 안봉근 등은 지난해 정윤회 파동으로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정작 특별감찰 대상에는 해당이 안 되는 사람들이다. 특별감찰제는 1급 이상 공무원은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 특별감찰관제 법의 허점이 바로 1급 이상 공무원은 빠져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1급 이상 공무원은 제외됐기 때문에 정작 조사받아야할 이른바 ‘문고리3인방’으로 알려진 정호성 이재만 안봉근은 감찰 대상에서 빠졌다는 얘기다. 특별감찰관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사항으로, 대통령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 대통령비서실의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의 비위행위를 상시감찰하겠다며 올해 3월 출범한 기구다. 하지만 대통령 소속으로 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실질적인 조사권이 없다는 점에 있어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반인들이야 이런 기구가 있는지조차도 모르지만 작년 말 대한민국을 시끄럽게했던 ‘정윤회 문건유출사건’으로 대통령의 최측근 비서관들이 매스컴에 공개되면서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전설’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나 권력실세 1위로 꼽힌 정호성 비서관에 대해 여의도 정가에선 '톱 오브 톱'이라는 표현으로 그의 파워를 부러워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우의원이 국감에서 소개한 ‘대한민국 권력실세’에 대한 이야기는 얼마 전 한 시사주간지가 정치담당 기자 80명과 정치평론가 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도한 것이다.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실세 3명을 꼽는다면?” 이라는 설문에 100명 중 43명이 ‘문고리 3인방’을 꼽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그들의 파워가 압도적이라는 얘기도 된다.
‘문고리 3인방’을 최고 실세로 꼽은 이유로는 ‘대통령과 가장 가까이 있어서’ ‘대통령과 가장 오랜 시간 함께 해서’라는 응답이 나왔다. 아무래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모시다보면 자연스럽게 ‘파워’가 형성된다는 건 상식적인 얘기라고 할 수 있겠다. 권력은 권력자와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건 동서고금의 진리다.
더구나 박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한 1998년부터 대통령을 모셔온 정호성 이재만 안봉근 등 소위 ‘문고리 3인방’은‘가족’이 없는 대통령에겐 가족보다 더 친밀한 존재라는 소문마저 돌고 있다. 그렇기에 정치부 기자들이나 평론가들이 그들을 ‘최고의 권력 실세’로 지목하는 건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들 ‘문고리 3인방’은 박대통령이 정계 입문하기 훨씬 전부터 ‘비서실장’으로 일해왔다는 정윤회가 뽑은 ‘인재들’이다. 그렇기에 ‘정윤회 문건유출사건’이 터졌을 때도 세상에서는 정윤회가 ‘실세중 실세’라는 풍문이 떠돌기도 했다. 이 문고리3인방은 바로 정윤회가 픽업한 인물들이어서 더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박대통령이 여의도에 입성했던 1998년부터 지금까지 18년의 세월을 대통령 그림자처럼 따라 다녀온 이들 ‘문고리 3인방’이 ‘권력실세’라는 응답은 가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고려대 노문과 출신으로 올해 47세인 정호성과 50세 동갑나기인 한양대 출신 이재만과 대구대학 출신 안봉근 등 ‘문고리 3인방’ 세 남자들은 박대통령의 정치역정을 최측근에서 지켜보며 ‘그림자 내조’를 해온 사람들로 충성도 100%의 최측근 가신들이라고도 할 수 있다.
100인의 응답자들은 ‘권력 실세 1위' 정호성 부속비서관에게 57표를 던졌다. 과반수가 넘는 득표다. 그만큼 ’파워‘가 세다는 얘기일 것이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경환은 46표,
청와대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총무비서관 이재만은 45표, 지난 번 대통령을 따라 대구에 내려가 내년 총선에 낙점받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국정홍보비서관 안봉근은 43표를 얻었다.
풍문대로 ‘문고리 3인방’이 1,3,4위를 차지함으로써 ‘실세’의 관록을 보여준 셈이다. 차기 대선후보군으로 슬그머니 떠오르고 있는 중이라는 국무총리 황교안은 19표, 대통령 비서실장 이병기가 17표를 얻었다. 최근 ‘마약사위’ 파문으로 정치생명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김무성은 15표, 서청원 최고위원이 12표를 얻었다. ‘대한민국 파워맨’의 현주소를 보여준 아주 재밌는 조사결과다.
이번 국감에서 이런 ‘권력실세론’을 주장한 우윤근은 야당 의원답게 이렇게 절규하고 있다. "정치부 기자 100명에게 여론조사한 결과다. 세계 어떤 나라가 권력 실세 5위 안에 대통령 측근 1급 비서관이 3명이나 들어가 있나? 여야를 떠나 한심한 나라다”
글쎄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나 ‘권력실세’란 존재하는 법이어서 그게 꼭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 실세들이 손아귀에 들어온 권력을 남용해 부정부패를 저지른다면 아주 불행한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국민은 말없이 지켜보고 있다는 걸 그들 파워맨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영원한 파워는 세상에 없다는 진리도 덧붙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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