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이야기

새해 첫 월요일 아침, 인명진 목사에게 야단맞은 반기문 총장

스카이뷰2 2016. 1. 4. 14:12

 

                                                                               

    인명진 목사              반기문 총장                                                                               

                               

 

 

새해 아침,인명진 목사에게 야단맞은 반기문 총장

 

 

 

71세 인명진 목사가 73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새해 첫 월요일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에서 호되게 비판했다. 굳이 나이를 앞세운 건 두 사람 모두 70대 '어르신'이라서다. 대한민국의 70대는 거의 '묻지마 친박'들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기에 인 목사처럼 '반박 어르신'이 박대통령의 '총애'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같은

70객인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을 공개적으로 나무랐다는 게 꽤 재밌어 보인다. 

 

인 목사는 반 사무총장이 박대통령에게 새해 ‘신년하례’ 인사전화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님이 비전을 갖고 올바른 용단을 내리신 걸 축하드립니다. 역사가 높게 평가할 것입니다"라며 일본과의 위안부협상 타결에 대해 극찬했다는 것에 대해  ‘망발’이라며 거세게 직격탄을 날렸다.

   

인 목사는 1970년대 박정희 유신시절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며 온갖 고초를 겪은 것으로 알려진 ‘운동권 목사’출신으로 한때는 한나라당 윤리심사위원장까지 맡은 인물이다. 한국에선 그나마 몇 안 되는 ‘바른 소리 할 줄 아는 70대’인사로 꼽히는 인목사가 방송에 출연해 반 총장을 비판했다는 건 박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거나 마찬가지여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평소에도 인 목사는 틈 날 때마다 '대통령의 소통 부재'를 공개적으로 지적하기도 했었다.

 

보도에 따르면 인명진 목사는 반기문 총장의 발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참으로 부적절한 말입니다. 우선 UN사무총장으로서 부적절한 말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동안 UN에 있는 여러 인권기구들이 뭐라고 했는가.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수용해야 한다. 피해자에 대한 정의 회복과 배상을 해야 된다, 책임자를 기소해야 한다. 이게 UN인권기구들이 일본 정부에 계속해서 권고했던 내용이에요. 그런 UN의 수장인 사무총장이 이 3가지 조건에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은 이 협상을 잘 됐다, 위대한 결정이다, 이건 망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인 목사는 이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도 했다. “우리 국민들이 정신 차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역사의식과 인권의식을 가진 사람을 대선후보 지지율 1위로 꼽는다? 우리 국민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인 목사의 눈에 비친 반 총장은 '대선후보 1위'가 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얘기다.

 

‘국민들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는 목사님의 경고에 숙연한 느낌마저 든다. 지금 차기 대선후보 지지 성향을 보면 우리 국민들은 ‘잘 알지는 못하지만 유엔 총장까지 지낸 사람이니 무조건 지지한다“는 ’묻지마 지지‘정서가 없지 않아 보인다. 반 총장이 한국인 최초로 유엔 사무총장이 되기까지는 노무현정부의 노력이 컸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는 이미 알려진 얘기다.  

 

하지만 반 총장은 자신을 '출세시켜준' 현 야권보다는 새누리당 특히 박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인 걸로 알려져있다. 워낙 반 총장이 '늘 여당 성향'있는 공무원 출신인 걸 감안한다면 현직 대통령과 친한 건 그리 나무랄 일은 아닐 듯하다.

 

하지만 유엔 사무총장까지 만들어준 고 노무현대통령 장례식때 참석조차 안했다는 건 현야당 입장에선 분통 터뜨릴만도하다. '힘 있는 쪽'으로만 옮겨다닌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반 총장은 일구월심으로 박대통령을 섬기는 듯한 모양새다.  정치권 일각에선 반 총장의 이번 발언은 '박대통령에 대한 충성맹세'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반총장이 그만큼 '권력지향적'이라는 얘기다.

 

반총장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뒷 얘기가 널리 알려지지 않아선지 우리 국민들은 '반기문 환상'에 사로잡혀 있는 지도 모르겠다. 우리 국민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건 현재 정치권에 나와서 떠드는 ’차기 대선후보 지망생‘들이 원체 시원찮은 탓도 클 것이다. 어쨌거나 새해 첫 업무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 목사님으로부터 야단맞은 반기문 총장은 목사님의 충언을 좀 새겨들을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무조건 대통령을 비난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지난 연말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일본과 위안부문제를 쫓기듯 급히 협상 타결해놓고는 박대통령의 용단 덕분에 이뤄진 결과라고 ‘자축’까지 하면서 ‘소녀상 철거가 10억 엔 수수의 전제조건이다’는 둥 일본 측의 온갖 모욕적인 보도를 모두‘유언비어’로 몰아붙이며 자화자찬하기 바빴던 외교부 장관 윤병세의 발언은 웬만큼 생각 있는 국민들의 염장을 질렀다.

 

개인적으론 윤병세를 볼 때마다 그의 장관 청문회 때 이대생이던 딸이 '가난한 집 학생'에게 준다는 '근로장학금'을 받았다는 야당의원의 폭로가 떠오르곤 한다. 사소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인간의 품격'을 의심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있듯이 말이다. 윤병세의 딸이 근로 장학금을 받느라 정말 가난한 어떤 학생의 기회가 사라졌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천하 남인데도 화가 난다. 

 

이번 위안부 협상타결에 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 젊은 층에서 특히 반대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취업준비하기 바빠 요즘엔 데모 같은 건 안한다는 대학생들마저 주한 일본대사관에 쳐들어갔다. 사실 겨우 돈 10억엔 받고 소녀상 철거한다는 소리까지 나왔다는 건 우리 외교가 참패했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그아먈로 굴욕외교다. 그런데도 외교 장관이 자화자찬에 바쁜 모습이어서 한심한 느낌마저 든다.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 일본측의 만행인 이 위안부 문제를 그런 식으로 어물쩡 합의해줬다는 건 역사 앞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말이다.

 

게다가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사람이 대통령에게 위안부 협상 타결을 축하한다면서 역사가 높게 평가할 거라는 민망한 ‘아부 발언’의 극치를 보여주는 언사를 했다는 건 예삿일은 아니다. ‘세계 대통령’이라는 유엔 사무총장이 해선 안 될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인명진 목사가 ‘망발’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쓰면서 반기문 총장을 비판한 건 일리가 있다고 본다.

 

일찍이 플라톤은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자기보다 못한 저질스런 자들에게 지배당하는 일이다”라는 명언을 했다. 수천 년 전 철학자의 그런 ‘절규’를 보다보면 2016년 대한민국 국민들은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