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로봇의 대결이라는 '세기의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에게 두번 연거푸 불계패 당하면서 한국인은 물론 전 세계인은 '다가올 미래의 인공지능 세상'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래공상과학소설에나 있을 법한 '인공지능'의 '습격'이라는 현 상황이 예사롭지 않은 것 같다.
광케이블로 인터넷에 연결돼 컴퓨터 자원을 무한정 사용하는 알파고가 사실상 무제한의 훈수꾼을 두고 바둑을 두는 것이어서 게임 조건이 애당초 인간에게 턱없이 불리하다는 주장이다.
"광케이블로 인터넷에 연결시켜 바둑을 둔다는 것은 실시간으로 새로운 학습과 새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이미 훈련시킨 수십 수백 대의 알파고를 이세돌 9단이 둔 수를 기초로 실시간으로 다시 학습시키면서 동원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는 게 전 변호사의 분석이다.
이는 학습에 의해 상대방의 수를 예측하면서 두는 것이 아니라 이미 둔 수를 보고 나서 그 다음수를 계산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진정한 의미의 인공지능은 아니라는 것이다. 굳이 IT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상황이 이렇다면 '이건 아니다'. 그야말로 언페어한 게임이다.
한국기원 관계자도 뒤늦게나마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했는지 오늘(11일) 오전 이번 대국에 대해 "알파고는 정체를 철저히 숨기고 있지만, 이미 공개된 이세돌 9단의 모든 기보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세돌 9단은 자신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아는 상대와 싸워야 한다. 이는 페어플레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만시지탄의 느낌이 든다. 어쩌면 한국기원측이 '이세돌의 힘'만 믿고 '무한대의 알파고 관련 소스'는 방기한 것이 화근이 된 탓도 크다.
전석진 변호사는 알파고가 모든 경우의 수를 다 탐색하는 알고리즘인 브루트 포스(Brute force)를 일종의 '훈수꾼'으로 사용해 100% 승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구글은 알파고가 브루트 포스 알고리즘을 절대 쓰지 않는다고 천명해왔지만, 브루트 포스를 쓰는 다른 프로그램이 알파고의 훈수를 두고 있다며 이는 반칙이라는 것이다.
대국 당사자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지만, 광케이블로 인터넷망에 연결된 알파고가 구글 클라우드의 컴퓨터 자원을 무한정 사용하는 만큼 이는 훈수를 둬서는 안 된다는 바둑 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며, 일대일 대결이라는 바둑 원칙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전변호사는 주장하고 있다.
또 "광케이블로 인터넷에 연결해 바둑을 두는 알파고는 무한정 동시에 수천대의 알파고를 돌릴수 있기 때문에 시간패를 당할 가능성이 전혀없고, 시간이 부족하면 전 세계에 있는 다른 컴퓨터들을 얼마든지 동원할 수 있다"면서 "반면 이세돌은 혼자 두기 때문에 시간 제한을 받고, 시간패를 당할 수 있다"며 시간제한 규정이 의미가 없는 불공정 게임이라고 비판했다. 백번 천번 옳은 주장으로 들린다. 그렇다면 구글은 이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져야할 것이다.
전 변호사는 자신이 바둑 '강일급'이며,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립한 경험도 있다고 밝히면서 "구글이 이세돌에게 10억을 걸었지만 구글이 이기면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앞서는 회사가 되어 시가총액이 수조원 상승할 것인 만큼 구글이 수조원을 걸고 하는 게임"이라며 "구글이 승산없이 수조원을 건다고 생각할 수 없다"는 주장도 했다.
그렇기에 전변호사는 이번 '불공정 대국'을 주최한 알파고 개발사인 구글은 이세돌 9단과 전 세계 바둑인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구글이 바둑을 경우의 수의 무한조합계산에 의한 게임으로 생각하고 터무니없는 방법으로 전 세계 바둑인들을 놀라게 하려 한다"며 "알파고가 지난해 10월 대국에서 이긴 유럽 챔피언인 판후이에게도 사과해야 하며 이세돌 9단을 바둑규칙을 어겨가면서 이기겠다고 한 시도 자체로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또 "알파고는 바둑의 원리를 마스터한 적이 없다. 전통적 의미에서 볼 때 인공지능도 아니며 구글은 2천600년간 인간만이 해온 훌륭한 게임인 바둑을 모욕했다"고 주장하면서 전 세계 바둑인에게 사과하라는 요구도 했다. 사실 바둑의 역사는 5천년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 만큼 이번 알파고 대국은 인류의 역사를 모욕한 거나 마찬가지라고도 할 수 있겠다.
아닌게 아니라 요 며칠 새 전 매스컴에선 '인공지능의 인류 습격사건'이라도 되는양 이세돌 9단을 참패시킨 알파고의 '쾌거'를 꼼꼼히 분석하기에 앞서 '호들갑' 떠는 보도들만 잔뜩 내보냈다. 마치 멀잖은 미래에 우리 인류는 인공지능에 의해 꼼짝 달싹 할 수 없는 무력한 존재가 될 것처럼 야단법석을 떨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어떤 기사는 이세돌이 어떻게 지는지도 모르는채 졌다는 제목을 달기도 했다.
아직 3차례의 대국이 더 남아 있지만 전변호사의 주장대로라면 이세돌 9단이 알파고를 이기는 건 거의 불가능해보인다. 어제 두번째 불계패를 당하고 난뒤 '혼비백산'했던지 이세돌9단은 평소 기개 넘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가녀린 목소리로 "한판이라도 이겨야겠다"고 자신 없게 말했다. 그 모습이 영 안쓰러워보였다.
캐나다로 조기유학 보낸 열살짜리 어린 딸까지 불러들여 '원기'를 얻으려했던 젊은 아빠 이세돌의 '참패'는 전변호사의 주장대로라면 '사기극에 휘말린 피해자'일 뿐이지 '천하의 이세돌'의 실력이 모자라서 그런 건 아니기에 그리 부끄러워할 일은 아닌 듯하다.
이세돌이 누구인가 말이다. 열두살 어린 나이에 프로에 입단해 공식대국에서만 1천회 이상 이겼고 세계 대회에서도 18차례 우승한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천재 아닌가. 그런 이세돌이 '구글의 장삿속'에 휘말려
로봇에 참패당하는 무력한 인간의 '속수무책'상황극에 잠시 주연을 했기로서니 그의 출중한 바둑실력이
훼손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인간에 의해 태어난 인공지능이 일취월장 발전하는 건 '과학적 쾌거'라는 측면에선 높이 살만한 일이지만 이번같은 제 잇속 챙기기위한 '사기성 대국'의 이미지로 다가온다면 더더구나 '수천년 인간의 지혜'로 쌓여져 온 오묘한 바둑 세계가 삽시간에 모래성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비단 바둑 뿐 아니라 앞으로 인간 삶의 곳곳에 '침투'할 이 인공지능은 그걸 만들어낸 인간에 의해 '타락'할 확률이 더 높은 것 같아 걱정이다.
어쌨거나 인공지능 알파고를 더 이상 '21세기 신문명의 물신(物神)'으로서 지나치게 추앙하는 보도는 자제해야할 것이다. 알파고가 제아무리 뛰어나다한들 알파고는 왜 인간이 바둑을 두는지 그 근본 이유를 알 턱이 없고 바둑을 두는 인간의 마음이나 철학을 알 수 없는 그저 '기계'에 불과한 것이다.
앞으로 남은 세 판의 대국에서 설령 이세돌 9단이 내리 불계패를 당한다 할지라도 너무 호들갑 떨 일은 아니라고 본다. 구글은 전석진 변호사의 이번 주장에 대해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을 것을 요청한다.
'온라인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문재인 1위 오세훈은 김무성 제치고 첫 2위..유승민도 급등 (0) | 2016.03.28 |
---|---|
더민주 비례1번 박경미, ‘제자 논문 표절’ 또 있다는데... (0) | 2016.03.22 |
윤상현 "김무성 죽여버려 이 XX" 욕설 파문-친박 핵심의 속내 (0) | 2016.03.09 |
‘땡깡쟁이’ 안철수의 어리광 정치 “광야에서 죽어도 좋다” (0) | 2016.03.07 |
필리버스터 후폭풍...박대통령 지지율 급락하고 안철수는 호남에서마저 3위로 추락 (0) | 2016.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