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뉴스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존영'이라니..지금이 여왕시대냐" 조국 "차라리 어진이라 해라

스카이뷰2 2016. 3. 31. 20:07



       

중국의 박근혜팬클럽 회원이 제작한 '근혜존영'                                                                   중앙 만평.                                

  




어제 다음 검색어 상위권엔 좀 낯선 단어가 줄곧 떠 있었다. '존영(尊影)'이란 단어다. 대체로 검색어 순위는 사람 이름이 주로 차지해왔는데 알듯 모를듯한 이 생소한 낱말이 뜬 건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탓이었다.

 

 한때는 친박이었지만 대통령 눈밖에 난 죄로 무소속으로 등판한 유승민을 비롯한 소위 유승민계 무소속후보들 선거사무소에 걸려있는 '대통령의 사진'을 반납하라는 진진박들과 그에 맞서서 대항하고 있는 쪽박들이 대통령의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쟁투에서 비롯된 게 바로 '존영 타령'이었다. 


국어사전엔  존영이란 말을 '상대방의 화상이나 사진에 대한 경칭'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렇기에 대통령의 사진을 '존영'이라해도 뭐 그리 틀린 말은 아니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존영'이란 보통사람들은 별로 쓰지 않는 말로 왠지 '사라진 왕조'시대에나 어울리는 듯한 단어같기도 하다. 21세기 민주공화국에선 그리 많이 사용되지 않기에 느닷없이 대통령 존영 운운한다는 게 화제거리가 된 것이다.  


새누리당 대구 시당위원회에서 '대통령 존영 반납의 건'이라는 공문서를 작성한 건 어쩌면 여성대통령을 하늘처럼 모시고 싶은 그들의 충성심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일반국민들 눈엔 그리 곱게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선지 '존영'이 말썽거리로 떠오르자 청와대 관계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라며 한걸음 물러났다.


여성 대통령읕 무서워하는 걸로 알려진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은 어제 한 토론회에서 '존영소동'에 대해 "한편의 좋은 코미디를 본 것 같다"는 말로 조심스럽게 비판의견을 말하기도 했다. '좋은 코미디'라는 어설픈 표현에서 왠지 솔직하지 못한 가식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아닌건 아니라고 말해야 지지율이 오를텐데 말이다.    


하지만 더민주 전대표로 김종인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상왕정치'를 슬슬 시작했다는 문재인은 어제(30일) 이 '존영 소동'에 대해  "지금이 무슨 여왕시대냐"고 단칼에 쏘아붙였다. '무골호인 풍'으로 알려져온 문재인으로선 모처럼 쓴소리를 한 것 같다.   더민주로선 최고의 험지인 대구에 내려가 한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여왕시대'라는 말이 꽤나 시니컬하게 들린다.


문재인은 "친박, 비박, 진박, 가박, 원조박, 종박, 아니 세상에 무슨 박 종류가 그렇게도 많냐"면서 "요즘은 그 많은 박 가운데 어떤 박만 대통령 사진을 사용할 수 있는가, 그걸 갖고 싸우느라 바쁘다. 어떤 박들은 대통령 사진을 '사진'이라 하지 않고 '존영'이라 한다"며 대구 시민들이 새누리당의 오만을 야단쳐 정신 차리게 하는 회초리 선거”를 해달라는 부탁의  말도했다.


이번 '존영 소동'은 새누리측에서 SNS를 비롯한 인터넷에서 여론이 매우 나빠지자 "더 이상 이 문제는 얘기하지 말자"면서 새누리에서 쫓겨난 무소속 후보들이 '존영'을 선거 사무소에 걸어놔도 괜찮다고 양보하는 바람에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문재인의 말처럼 '여왕의 시대'도 아닌 21세기 민주공화국에서 여성 대통령을 지나치게 높이 우러러 받들려고 한다는 그 자체는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 


'대통령 관련 현안'에 대해선 항상 비판적 견해를 표시해온 서울대 로스쿨 교수 조국은  이번에도 뒤질세라 자신의 트위터에 아래와 같은 소감을 올렸다. 직설적 돌직구를 날리는 솜씨가 보통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