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송중기와 박근혜 대통령 …"태양의 후예는 창조경제 모범사례"

스카이뷰2 2016. 4. 11. 15:37

(송중기와 악수하는 대통령,다음 연합뉴스 사진)

 
박 대통령이 송중기와 함께 즐거운 표정으로 한과를 만들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청와대사진제공.




요근래 저렇게 화사한 표정으로 웃는 대통령의 모습은 처음이다. 국회가 경제법안을 통과시켜주지 않고 배신의 정치가 난무한다며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던 유승민을 심판해달라는 지엄한 명령을 하달했던 지난해 여름 이후, 원래는 어떤 여배우보다도 더 고왔던 우리의 여성 대통령은 늘 수심낀 얼굴이거나 화가난 표정이었다. 대통령은 얼마전 해외에 나가서까지 국회가 법을 안 통과시켜줘 무슨 일을 못한다면서 몹시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 오전 대통령은 요즘 최고 인기라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남주인공 송중기와 만나 악수도 하고 한식 다과도 함께 만들면서 모처럼 만개한 벚꽃처럼  화사해졌다. 아무래도 '송중기 효과'덕분인 듯하다.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관료들에게 자신의 어려운 경제철학인 '창조경제'에 대한 정의도  아주 명쾌하게 정의 내렸다. 이제 '눈치보기 달인'이라는 대한민국 경제관료들은 '창조경제'를 달성하는 게 한결 수월해졌을 것 같다. 아무래도 박대통령은 '태양의 후예'의 광팬인 듯하다.


 대통령은 오늘 방문한 서울 중구 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태양의 후예'야말로 콘텐츠 산업과 제조업의 동반성장 효과를 보여주는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모범사례라며 거듭 호평했다고 한다. 일국의 대통령이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에 대해 이처럼 화끈하게 칭찬한 건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인 듯하다.


 대통령의 오늘 발언으로 그녀의 문화적 취향이나 '이상형' 남자배우가 누구인지를 자연스레 알게 된 것 같다. 조금은 예리하면서도 해맑아 보이는 A형 남자의 전형적인 얼굴 모습이기도 한 송중기에게 호감을 느낀 여성대통령의 '수줍은 취향'은 두고두고 화제가 될법하다.


대통령은  송중기에게 직접 “<태양의 후예>가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데 바쁜 와중에도 관광홍보대사를 맡아 활동하는 모습을 보니 드라마에서뿐 아니라 실제로도 진짜 청년 애국자라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얄궂게도 '진짜 애국자'라는 말에서 얼핏 '진짜 진박'이 연상된다.


대한민국과 중국의 젊은 여성들은 물론 65세된 여성 대통령에게서까지 극찬을 들은 송중기의 올해 운세는 아마도 '대운'인 듯하다. 한국 연예인중 대통령으로부터 '진짜 애국자'라는 치하의 말을 들은 사람은 송중기가 처음일 것이다. 옛날로 치면 나랏님으로부터 '총애'를 받은 것이니 송중기로서는 '가문의 영광'일지도 모르겠다.   


가만보면 대통령은 톱 클라스 연예인들에대해 의외로 많은 지식이 있는 듯하다. 몇 년 전 대통령은 톱클래스 남자 가수의 콘서트에 가기도 했었다.  대통령이 되기전 '힐링캠프'라는 예능 프로에 나온 적이 있는 그녀는 당시에도 연예 관련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하기도 했다. 그만큼 대중문화에 관심이 높다는 얘기일 것이다.

 
박 대통령은 '태양의 후예'가 일궈낸 성과에 대해  “드라마 자체로도 해외 30여개국에 판권이 팔렸을 뿐만 아니라 화장품, 패션, 식품과 같은 우리 상품의 해외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지금은 한 편의 드라마가 여러 산업을 활성화하고 K-팝의 한국에 세계가 열망하면서 우리 제품에도 중요한 촉진제가 되는 시대”라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문화정책도 문화와 산업을 분리해 접근할 것이 아니라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우리 고유문화의 자산과 우리 문화의 인적자산을 잘 키워 문화가 산업활성화에 돌파구가 되고 산업에 문화를 접목해서 경제의 외연을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런데 이런 '대통령 말씀들'을 듣다보면 왠지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 들 때가 많다. 구구절절 옳은 말씀인데도 말이다.  대통령의 해박한 식견에 '딴지'를 걸자는 얘기는 아니다. 단지 대통령이 굳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그 분야 전문가들은 이미 그 정도의 이야기는 익히 알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대통령은 차라리 그 분야 전문가들의 견해를 경청하고 그들에게 좀더 참신한 아이디어를 말하게할 수 있는 '멍석'을 펴는 기회를 마련해줘야한다는 얘기다. 거기에다 그들의 진솔한 애로사항을 토론식으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원래 '문화예술'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영혼이 자유로운 부류이기에 누구라도 이래라저래라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건 자존심 높은 그들에겐 부담스러운 일일 것이다.  지난 대선때 유명 연예인들의 상당수가 문재인을 지지했던 것도 그들의 '자유로움'을 지향하는 성향 탓이었을 것이라고 본다.         


대통령은 지난 3월 2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태양의 후예’에 대해 “좋은 한류 콘텐츠 하나가 경제적·문화적 가치를 낳고 관광활성화에도 기여한다”며  향후 해외 관광객 유치에 한류 드라마 촬영지를 적극 활용하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런 '대통령의 하명'이 떨어지면 '복지부동'의 처신을 금과옥조로 삼는 공무원들은 일률적으로 또 그런 쪽으로만 일을 하려드는 폐해가 생기게 마련이다.   


당시 박 대통령은 ‘태양의 후예’가 젊은이들의 애국심 고취와 국가관 확립 등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는 언급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이 얼마나 이 드라마를 좋아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서 드라마 밖으로 나온 송중기와 함께 시간을 보낸 대통령의 표정이 그토록 밝았을 지도 모르겠다. 


모르긴 몰라도 '저녁이 있는 삶'을 혼자서 보내는 독신의 여성 대통령은 드넓은 청와대 안방에서 혼자 TV를 시청하면서 '태양의 후예' 남주인공인 젊은 유시진 대위의 모습에서  어쩌면 군출신이었던 '대통령 아버지'에 대한 향수를 느꼈을 지도 모르겠다. 대통령의 '망중한' 시간을 사로잡은 유시진 대위의 '저력'이 대단해 보인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송중기의 인기도 더 올라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