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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이 먹은 청와대 호화 오찬 '시끌시끌'-캐비어 샐러드, 송로버섯, 샥스핀 찜, 한우 갈비 능성어찜

스카이뷰2 2016. 8. 15. 01:06


            

        

                        

   

사진=김광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사진=시사평론가 유창선 페이스북 캡처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신임지도부를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가져 이정현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8월11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대표 이정현이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송로버섯은 수년 전, 한국의 와인마스터인 이모씨가 900g짜리 한 송이를 1억6천만원에 구입해 국제적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정현이 먹은 호화메뉴. 캐비어 샐러드 송로버섯 능성어찜 바닷가재 등이 눈길을 끈다. 맛있었겠다...




송로버섯이라는 게 그토록 비싸고 귀한 음식이라는 걸 서민인 나는 어제서야 처음 알았다. 인터넷에 올라오고 있는 '청와대 송로버섯 이야기'를 보다보면 아무래도 '조짐'이 좋지 않은 것 같다. 청와대 대통령 오찬 식탁에 오른 음식이 이렇게 많은 네티즌들의 분노를 산 기억은 거의 없기에 이번 '이정현 초청 오찬 메뉴'에 대해 네티즌들이 분개하는 건 '정권차원'에서도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닌 듯싶다.

 

어제 하루 종일 인터넷에선  ‘송로버섯’이 포함된 청화대 초호화 만찬을 두고 논란이 일파만파 번졌다. 분노를 못이긴 맹비난의 댓글만  수 만개가 넘었다. 먹는 것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처럼 치사스러운 일은 없지만 성난 네티즌들은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그처럼 '화려한 코스 요리'를 먹었다는 것에 대해 용서를 못하는 듯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일 이정현 대표 등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를 초청해 가진 오찬에서 송로버섯, 바닷가재, 훈제연어, 캐비아 샐러드, 샥스핀 찜, 한우갈비 등 최고의 메뉴를 내놓은 게 적절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건 그만큼 민심이 흉흉해졌다는 얘기일 것이다. 왜 아니겠는가 찜통 더위가 맹위를 떨쳐도  누진제 탓에 에어컨 한번 제대로 못켜는 서민들에겐 송로버섯으로 상징되는 '청와대 호화 오찬'은 불난 집에 부채질 한 꼴이 된 셈이다.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송로버섯은 유럽에서 캐비아(철갑상어 알), 푸아그라(거위 간 요리)와 함께 세계 3대 진미로 꼽는 값비싼 식재료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나지 않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데 2010년 이탈리아의 경매에서 송로버섯 900g이 1억6000만원에 낙찰됐다는 '전설'도 회자되고 있다.


사실 대통령이 늘 그렇게 호화요리를 잡수시는 건 아닐 것이다. 대통령 자신이 '키워준' 이정현이 새누리당 대표까지 됐으니 대통령으로선 '부모의 심정'으로 귀한 음식을 대접하고 싶었을 것이다. 일국의 대통령치고는 호불호가 너무도 선명한 여성대통령은 2년전 김무성이 대표로 당선돼 청와대를 방문했을땐 그냥 '시중 중식 코스요리'를 대접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한때는 친박이었지만 지금은 대통령 눈밖에 났다는 여성 국희의원 이혜훈이 '청와대 중식요리는 맛없어요'라는 말을 라디오에 나와 외쳤겠는가 말이다. 그러니 최고급 송로버섯에 캐비어까지 등장하고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전라도 특산요리 능성어찜이란 것까지 내놨다는 '이정현 환영 식탁'에 대해 지금 네티즌들이 저렇게 분노하고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송로버섯에 대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인터넷 정보를 보다보면 아닌게아니라 좀 화가 치민다. 비싸도 너무 비싸다. 우리네 서민들은 평생 그런 비싼 식자재는 구입할 수 없는 '팔자'라선지 화가 더 난다는 댓글들이 난무하고 있다. 현재 국내의 한 오픈마켓을 검색해보면 프랑스산 냉동 송로버섯 500g이 158만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한우 소고기 한 근사는 것도 부들부들 떨며 살 수밖에 없는 여염집 주부들에겐 500그램에 160만원 가까운 이 '무서운 식재료' 송로버섯에 분노를 넘어선 감정의 폭발을 느낄 수도 있겠다.   


 알려진대로 문제의 송로버섯(트러플)은  프랑스 국왕 루이 14세도 즐겼다고 한다. 향이 독특해 고대 로마 시대부터 유럽인의 입맛을 사로잡았지만 땅속 30㎝에서 1m까지 퍼져 있어 채취가 어렵고, 적당한 크기로 자라는 데 7년 정도가 걸린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귀한 식품'은 유럽에서는 ‘땅속의 다이아몬드’라고 부른다. 냉동하지 않은 송로버섯은 1㎏에 수백만원을 호가한다. 특히 흰색이 검은색보다 비싸다고 한다. 국내의 한 수입 식재료 쇼핑몰에선 이탈리아산 화이트 트러플 100g(4~5개)이 140여만원에 팔리고 있다니 그 '품격'이 대단한 식품엔 틀림 없는 것 같다.


송로버섯은 푸아그라(거위 간), 캐비아(철갑상어 알)와 함께 유럽의 3대 진미로 일컬어지고 있기도 하다. 이번 청와대 오찬에 송로버섯과 캐비어가 나왔다니, 유럽의 3대 진미 중 2가지가 '이정현을 위한 밥상'에 오른 셈이다. 좀 유치한 얘기지만 어찌보면 그게 다  이정현이 '먹을 복'이 있기에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교육부 국장직에서 파면당한 나향욱의 말처럼 '개돼지 같은 민중들'은 그저 그런 '복많은 사람'에 대해 '소 닭보듯 볼 수밖에 없을 지도 모르겠다.


여론이 이렇게 나빠지자 청와대측에선 '변명'을 내놨다. 이런 일도 아마 유사이래 처음인 듯싶다. 청와대 얘기론 송로버섯, 캐비어 관련 메뉴가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음식재료로 조금 쓰인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캐비어는 샐러드에 살짝 뿌린 정도이며 송로버섯 역시 풍미를 돋우는 정도로 쓰였다고 궁색하게 해명했지만 화난 네티즌들은 민생경제를 논의하는 자리에 맞지 않는 초호화 메뉴라는 비난을 여전히 쏟아내고 있다.


서울대 법학교수 조국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대통령을 '여왕'에 비유하며  “한동안 무지한 백성과 흉측한 역도들 때문에 심기가 불편했는데 ‘상선’(尙膳)이 ‘당수’(黨首)가 돼 돌아왔으니 여왕 폐하의 ‘어심’(御心)이 기쁨으로 충만하셨으리라”고 조롱의 글을 올렸다. 또 “근본도 없는 놈(이정현)의 재주와 단심(丹心)을 알아본 ‘안정’(眼精)의 탁월함을 확인했으니 어찌 기쁘지 아니하랴”는 말까지 함으로써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우리가 본 것은, 민심의 강 건너에 있는 궁전의 식탁이었다“고 지적하면서 “송로버섯은 땅속의 보물이라 불리우는 값비싼 버섯이라고 한다. 프랑스 루이14세가 즐겨먹었던 궁궐에 어울리는 요리인 듯 하다. 칼국수 주던 YS가 그립다”는 글을 올렸다. 


 “송로버섯 식탁에서 읽을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메시지는 국민의 눈을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었다. 청와대의 송로버섯은 단지 ‘먹는 것’이 아니었다. 거기에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강한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그래서 송로버섯이 어떤 음식인가를 검색해 보게 되는 우리의 마음이 불편하고 거북한 것이다. 우리가 본 것은, 민심의 강 건너에 있는 궁전의 식탁이었다”고 쓴 이 정치평론가의 주장은 적잖은 네티즌들의 지지를 얻었다.


청년비례로 더민주 의원을 지낸 김광진은 “전액 다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청와대만찬! 이 메뉴는 김영란법의 대상이 안되나?”라고 반문했고 .한 역사학자는  “조선시대 임금도 가뭄, 혹서 등으로 백성이 고생할 땐 임금 밥상에 올리는 반찬 가짓수를 줄이라는 ‘감선령’을 내렸다”라며 “고통을 분담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백성의 삶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조선시대 임금도 알았다”는 트윗을 올렸다. 이밖에도 다음이나 네이버의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민심의 이반'이 꽤나 심각한 걸 알 수 있을 정도다.


물론 보수성향의 매체들은 이 이슈를 전혀 다루지 않거나 보수 네티즌들 역시 좌파성향 인사들이 청와대를 비난하기 위해 오찬 메뉴를 꼬투리 잡아 선동하고 있다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반 정부 성향'이 강한 매체에 실린 기사들에선 '네티즌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렇게 '청와대 메뉴'를 놓고 '국민적 분노'가 폭발지경에 이른 건 아마 이번 '이정현 환영 오찬'이 처음인 것 같다. 대통령이 이 사실을 안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좀 궁금하다. 


*PS;한 라디오 시사프로에 따르면 이날 청와대 오찬 1인당 식대를 계산해본 결과 47만원, 그러니까 50만원 가까운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참 대단한 청와대 오찬이었다. 이러니 인터넷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비판 일색의 내용이 거의 100%에 가까웠던 것이다.  대통령은 이번 호화오찬에 따른 민심이반  상황을 좀 심각히 받아들여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