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2년 동안 공식 석상에서 딱 한 번 입은 상의 40벌 모음.한국일보 자료사진
목애균 씨.
위대한 국민촛불 명예혁명으로 지금 대한민국은 그 어느때보다도 얘깃거리가 풍성하다. 탑 이슈는 뭐니뭐니해도 곧 탄핵될 최초의 여성대통령 박근혜이야기일 것이다. 어떡해서든 탄핵만은 피해보려고 온갖 궁리를 하고 있을 거라는 매스컴 보도로 미뤄볼 때 지금 그녀의 머릿속은 엄청 복잡할 것이다. 신문 방송 특히 하루종일 정치평론가들이 출연해 몰라도 될 이야기까지 여성대통령의 탄핵전야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요즘 눈에 들어온 기사 두 가지가 희한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어제(5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옷값으로만 7억여원을 지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는 것이다. 인기 있다는 한 라디오 시사프로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옷값으로 7억여원을 지출했을 것”이라는 추정보도가 나오면서 이 얘기는 지금 인터넷에서 인기다.
이 보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2013년 취임 첫해만 122벌, 67벌을 입었고 이 둘의 평균인 94벌 정도로 치면 4년간 대통령은 370여 벌의 옷을 새로 장만했다는 것이다. 이걸 패션업계 전문 종사자가 한벌당 200만원으로 계산 했더니 옷값으로만 7억4000만원 정도 지출했다는 얘기다. 아무리 대통령이 패션에 열정적 관심을 가진 멋쟁이라지만 4년간 370벌에 7억원이 넘는 비용을 썼다는 건 너무한 것 같다.
이런 보도에 따지기 좋아하는 네티즌이 이런 댓글을 올렸다. "과연 대통령은 그 돈을 사비로 구매했냐"다. 물론 청와대 관계자는 그렇다고 했다. 하지만 그 까탈스런 네티즌은 또 물었다. 그렇다면 “ 대통령이 해마다 2억원이 넘는 돈을 지출했다는 건 데도 왜 박 대통령의 재산은 해마다 3억4000만원씩 증가했냐는 거다. 앞뒤가 좀 안 맞는다는 예리한 분석이다. 상식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합리적 의문'이다.
한 걸음 더 나가 ‘스폰서 및 대납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최순실 사건이 터진 이후 자주 방영됐던 '최순실의 의상실 동영상 장면'이 증거로 나왔다. 그 화면에선 최순실이 5만원권 뭉치를 꺼내, 옷을 만들어온 사람에게 내던지듯 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게 바로 ''대납'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게 최순실의 돈이라면 대통령에게 옷로비를 한 셈이 된다는 주장이다. 사실 요즘같은 비상시국에 이런 한가한 옷얘기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통령이 3년여 세월동안 옷값으로 7억원이나 썼다는 스토리는 어쩐지 비정상스러워 보이지 않는가 말이다.
정신이 정상인 사람이라면 그런 거금을 들여 옷을 해입는다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현상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왜 아니겠는가. 지금 서민들은 먹고살기 바빠 어떤 알뜰 주부들은 10년전 옷을 그대로 입는다는데 말이다. 멀리는 독일 메르켈 총리도 17년전 입었던 블라우스를 요즘도 아무렇지도 않게 입고 다닌다는 '신화'같은 얘기도 나오는데... 왜 우리의 '여왕'같은 대통령만 이렇게 옷값을 7억원이나 썼냐말이다.
어쨌거나 이제 곧 탄핵과 조기퇴진을 앞둔 '심란한 대통령'에 대해 이런 소소한 의문을 제기한다는 자체가 좀 째째해 보인다. 이미 국민들은 대통령이라는 막중한 위치에 앉아있던 그녀가 보여준 온갖 실망스런 행태에 대해 '즉각 퇴진' '즉각 하야' '즉각 구속' 이런 과격한 구호를 외치는 마당이어서 그녀가 옷값으로 7억원을 썻다는 사실조차 관심 없어할지도 모르겠다. 오죽하면 분노한 국민들은 '국민 밉상'이라는 별칭까지 그녀에게 헌납했을까...
이런 와중에 오늘 아침 짧은 기사가 나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충북 제천에서 남편과 함께 예식장을 운영한다는 58세된 목애균이라는 '장한'아주머니' 이야기다. 사진만 봐도 선량하게 보이는 이 목씨 아주머니는 보도에 따르면 그동안 충북 도내 가난한 중·고등학생 560명에게 학비를 지원하는 데 7억여원을 썼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65세 여성대통령이 3년여간 자신의 옷값에 7억원을 쓰는 동안 '제천댁' 목애균씨는 장학금으로 7억원을 내놨다는 얘기다. 목 씨는 이런 선행으로 오늘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는다고한다.
시골 사는 아주머니와 대한민국 '최고존엄'을 비교한다는 건 좀 말이 안되지만 문득 오늘 아침 '7억원'이라는 거금을 대통령은 제 옷값에 투자하고 시골에 사는 아주머니는 장학금으로 기부했다는 사실이 대비되면서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한다. 누가 잘하고 누가 잘 못했다는 단순 비교의 얘기가 아니다. 곧 물러날 그래서 회한이 엄청날 여성 대통령이 시골사는 아주머니의 장학금 선행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마음일지 조금은 궁금해진다.
*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2년 간 입은 새 옷은 124벌, 그 중 딱 한 번만 입은 옷도 40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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