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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나경원·조윤선·-최순실 게이트와 여성 정치 엘리트 3인의 이전투구

스카이뷰2 2016. 12. 29. 17:20




    
                                           나경원                   조윤선                        이혜훈



여성대통령이 탄핵당해 가뜩이나 어수선한 세모(歲暮)에 대통령보다 더 똑똑한 정치인들로 알려진 서울대 출신 '트로이카' 나경원 이혜훈 조윤선이 오늘 하루 종일 종편 말잔치의 주연으로 출연 중이다. 
1960년대생 이 세 여성 정치인들은 아마도 대한민국 여성 정치인들 중엔 내로라하는 학력과 경력으로 이름을 알려왔던 소위 '금수저출신' 유복한 여인네들이다.

'관운'들도 모두 좋아 63년생 나경원은 판사생활 10년 후 4선 국회의원으로 작년엔 여성최초로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을 지냈다. 개인적으론 별 동의하지 않지만 흔히 세간에선 나경원을 일컬어 '얼짱 정치인'이라는 애칭을 붙여줬다고 한다. 

서울법대 다닐때도 얼쨩으로 통해선지 그녀 스스로도 "정치하면서 미모 탓에 손해를 본 편이다"라는 어이없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학교 이사장을 하는 부친을 둔 금수저출신으로  같은 서울법대 출신 판사남편 사이에 남매를 둔 '다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지만 딸이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어 개인사적으론 썩 행복하지만은 않은 인생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딸아이 덕분인지 지난 19대 재보궐 선거에서 그 어렵다는 동작구에서 노회찬을 간신히 이기면서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다. 호사가들 사이에선 딸 덕분에 동정표가 몰렸다는 말을 하고 있다. 하지만 며칠전 새누리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해 떨어졌고 엊그제는 앞장서 나섰던 개혁보수 신당 창당에 동참하지 않아 동료의원들로부터 엄청 욕을 먹고 있는 중이다.      

64년생 이혜훈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미국 대학에서 박사까지 한 '학구파'로 원조 친박이었다. 이혜훈 역시 시아버지가 유명 국회의원 출신이고  경제학 교수인 남편과의 슬하에 세 아들을 둔 뭐 하나 부러울 것 없는 것 같은 부류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그토록 가까웠다던 대통령 박근혜의 눈밖에 나면서 19대때는 공천도 못받는 수모를 겪었고 그 이후 내놓고 '반박' 발언을 서슴지 않으면서 '간큰 아줌마'로도 불려왔다.곱상한 스타일의 나경원이나 조윤선과는 달리 조금은 대찬 모습이다. 올 4월 치러진 20대 국회의원 선거때 박근혜의 총애를 가장 많이 받고 있던 조윤선을 보란듯 꺾고 당선됨으로써 대통령을 더 화나게 만들었다.

66년생 조윤선은 나경원과 함께 '얼짱'으로 불리는 외모의 소유자로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사시 통과 후 김앤장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나경원 이혜훈과 함께 관운 좋게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에게 발탁돼 그 이후 승승장구해왔다. 특히 지난 대선땐 박근혜후보를 밀착수행하면서 '출세'를 예약했다.

탄핵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아래 이 정부 출범 초기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냈다. 여성으론 최초로 청와대 정무수석을 거쳐 올 총선에서 이혜훈에게 고배를 마신 뒤 정치적으론 완전 낙마한 듯 했지만 억세게 좋은 관운 덕분인지 문화체육부 장관으로 재입각하면서 이 정부에선 최초로 두 번째 국무위원을 지내고 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그녀의 좋은 관운이 거꾸로 족쇄가 돼 요즘 '문화계 블랙리스트'사건과 최순실 관련 사건으로 홍역을 치루고 있는 중이다. 좀전 TV화면엔 조윤선이 최순실을 절대 모른다며 애처롭게 '증언'하는 모습까지 나왔다.

조윤선 역시 같은 법조인 출신 남편과 딸 둘을 둔 '다복한 주부'이지만 지난 번 청문회때는 한달생활비 수천만원, 연간 5억 가까운 생활비를 현찰로 펑펑 썼다는 사실이 드러나 '제 돈 제가 쓴 죄'로 청문회장에서 수모를 당했다. 맞벌이 덕분이어선지 공직자 등록재산 신고때도 60억원 가까운 재력을 자랑했다.

나경원이나 이혜훈도 조윤선 못잖은 수십억원 재력가들로 이 세 여성 정치인들은 학력이나 경력이나 재력면에서 뭐하나 서로 뒤지지 않을 정도로 만만찮은 저력을 보여줘왔다. 아마 대한민국 상위 0.1%안에 드는 초상류충 여인들이라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런 그녀들을 두고 여의도 정가에선 세명이 엄청 사이가 나빠 서로 얼굴도 안보는 사이라는 '음해성 루머'도 나돌았다. 하지만 최순실게이트 이후 요즘 세태가 그렇듯 '설마'하는 루머들이 거의 사실로 밝혀졌듯 세 여성 정치인들이 거의 앙숙으로 지낸다는 게 사실로 밝혀지면서 어제 오늘 이런 류의 가십거리를 좋아하는 종편들의 좋은 먹잇감으로 하루 종일 세 여자의 싸움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구경거리 중에 싸움구경이 제일이라는 말도 있는 것처럼 이혜훈과 조윤선 나경원이 방송에 나와 직접 상대방을 겨냥해 말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은 개그 콘서트 저리가라할 정도로 재미지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이혜훈이 한 방송프로에서 조윤선이 최순실과 관련있다는 말을 거침없이 쏟아내면서 시작됐다. 가뜩이나 최순실 게이트로 한창 민감한 이 시기에 말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혜훈은 윤선이 ‘최순실을 여왕 모시듯 나와 재벌사모님들에게 소개했다는 제보가 있다’라는 폭탄 선언을 한 것이다. 그렇잖아도 청문회에서 최순실을 절대모른다며 앙앙불락하는 와중에 터져나왔으니 조윤선에겐 엄청 불리한 폭로가 아닐 수 없다.


이혜훈은 "재벌 사모님들이 ‘나한테 최순실을 여왕님 모시듯 데리고 온 사람이 조윤선 장관인데 어떻게 최순실을 모를 수가 있나’ 이런 전화를 받은 분들이 많이 있다”면서 조윤선이 그토록 부인하는 최순실 관련 사실을 정면으로 부정한 거다. 둘 중 한명은 분명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조윤선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선지 이혜훈을 바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같은 정당 소속의 비중 있는 여성 정치인들 끼리 이런 고소전을 벌이는 건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일 것이다. 

이혜훈은 무슨 원한이 맺혀선지 같은 방송프로에서 나경원을 향해서도 독설을 날렸다. ‘나 의원이 울면서도 신당합류는 안해 이상하다’는 진행자의 지적에 “(신당 합류를 안 하는 것이) 울 일은 아니잖아요”라며 맞장구를 치면서 “그분은 원래 그래요”라고 했다. 심지어 원래 잘 울어요라고까지 말했다.

게다가 한술 더떠서 새누리 원내대표에서 떨어진 나경원이 개혁신당의 원내대표를 노렸지만 그게 무산되자 돌변해 탈당을 안한 것이라면서 자기가 원내대표가 돼야한다고 남자의원들에게 울면서 하소연했었다는 말까지 했다.

 이 정도면 완전 '웬수'로 지내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는데 나경원에 따르면 어젯밤 이혜훈이 전화를 걸어와 사과를 했다면서 아무래도 '공개사과'를 받아야 할 것 같다고 쐐기를 박았다. 글쎄 과연 이혜훈은 공개사과를 할까? 안할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이혜훈은 무슨 공개사과냐며 발끈했다고 한다.

소위 잘나가는 '엘리트 여성 정치인 3인방'의 이런 설전은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일각에선 원조 친박이었던 이혜훈이 박근혜 눈밖에 나면서 소외당했지만 반면 승승장구했던 조윤선에 대한 질투심에서  이런 복수극을 벌인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나경원에 대해서 독설을 날린 것도 역시 '미모'에선 좀 밀리는 이혜훈이 그동안 쌓여온 '감정적 앙금'을 폭발 시킨 것이란 얘기도 있다.

소위 '부르조아 정치인들'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세 여성들의 '설전'은 그 뿌리가 깊다고 한다. 워낙 경쟁 관계였기에 서로를 견제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것이다. 그런 그녀들을 보다보면 서민층이나 소외된 계층을 위해 과연 제대로된 정치를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그녀들은 '대접받기 위해, 누리기 위해' 폼으로 정치인 뱃지를 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행여 그녀들 마음 속엔 '시혜'를 베풀듯 우월적 시각에서 국민을 내려다 보는 건 아닌지 궁금하기도 하다. 세 여자 모두 정계에 발 디딘지 10년이 넘은 것 같지만 그들이 과연 국민을 위해 진정성 있는 정치를 해왔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어쨌거나 탄핵 여성대통령 탓에 뒤숭숭해 있는 연말 정국에 여성정치인들이 국민의 마음에 평온과 안정을 가져다 주는 역할은 하지 못할망정 서로 헐뜯고 있는 건 그리 아름답지 못한 광경이라는 게 많은 네티즌들의 댓글 주장이다. 글쎄다. 이혜훈은 꼭 그런 식으로 '책임지지 못할 말'까지 퍼부으면서 라이벌들을 코너에 몰았어야 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결국은 이혜훈 자신에게도 그리 좋은 영향은 못미칠텐데 말이다. 

물론 그 깊은 사연이야 이 세 여인만이 알겠지만 말이다. 싸움구경이 제일 재미진 구경거리이긴 하지만 그녀들의 유치한 말싸움은 자칫 여성들이 정치하면 안된다는 편견의 단초를 제공하는 것 같아 씁쓸한 느낌도 든다. 탄핵대통령 박근혜는 물론 민주당 대표 추미애도 '함량미달'이라는 평가를 받는 와중에 최고 엘리트 정치인이라는 세 여성의 저런 추태는 자칫 '여성정치인 혐오증'으로 번질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