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이야기

반기문 대선 불출마 선언 -반기문을 보면 고건이 생각난다

스카이뷰2 2017. 2. 1. 12:57


 불출마 선언하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한 뒤 인사하고 있다.       jeong@yna.co.kr                                                                         

불출마선언 하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연합다음 뉴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오늘(1일) 오후 3시 30분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공교롭게도 우리 블로그는 불과 몇 시간 전인 오늘 오전 '반기문을 보면 고건이 생각난다'라는 글을 싣고 반기문이 대선 레이스에서 완주하지 못할 것이라 썼다. 무슨 예언가는 아니지만 이렇게 불과 몇 시간 만에 "예측대로' 대선주자가 불출마 선언을 했다는 건 기이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 이루고 국가 통합 이루려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정치권의) 일부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에 지극히 실망했다"며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의 순수한 애국심과 포부는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 각종 가짜 뉴스로 정치교체의 명분 실종되고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을 봉직했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기게 됐다"는 말로 격한 심정을 토로했다. 주변 참모들과도 상의하지 않은 채 오늘 새벽 스스로 사퇴의 변을 쓸만큼 그는 그야말로 전격적으로 사퇴를 단행했다고 한다. 그만큼 대권 레이스 과정에서 회복하기 어려운 큰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 


'반기문 부재'후 대권 레이스는 크게 출렁일 것이다.  정치권에선 지금 주판알 튕기기에 바쁜 것 같다. 과연 '대권'은 누가 잡게 될 지 앞으로 서너 달 후에 펼쳐질 '대권 정치쇼'가 사뭇 궁금해진다. 오직 신만이 알 것이다.  



*아래는 오늘(2월1일) 오전 우리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반기문 전 유엔총장은 1월 31일 오후 기자들을 모아놓고  매우 격앙된 어조로 "개헌 협의체 만들어 대선 전에 개헌하자"는 주장을 펴며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재인을 패권 추구 욕망탓에 개헌을 반대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광화문 촛불이 변질되고 있다는 근거없는 주장도 했다. 광장에 가보셨냐는 기자들 질문엔 가보진 않았지만 TV를 통해 보니까 그런 '기운'을 느꼈다고 말했다.


반씨의 이런 모습에선 귀국 전까지만해도 지지율 1위를 달리다가 지난 1월 12일 '금의 환향'이후 기대와는 달리 계속 곤두박질 치고 있는 자신의 지지율에 초조감을 느끼는 듯 해 보였다. 한 토론회에서 그는

"최순실 사태 이전만해도 제 지지율은 1위였다'는 하나마한 소리를 해 실소를 금치 못하게 했다.


설날 이후 '민심'은 반기문에게 등을 돌리는 듯해 보인다. 1월31일(어제)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이

32%로 여전히 1위를 고수한 반면 반기문은 13%로 2위는 간신히 턱걸이했지만 3위인 이재명이 10%여서 거의 엇비슷한 상태로 쳐져 있다. 그의 지지율 하락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귀국 후 20일 밖에 안됐지만 그동안 그는 '신선한 지도자'에 목말라 있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그 어떤 비전 제시도 못한 채 그저 옛날 대선후보들 '흉내'나 내면서 왔다갔다했다. 신선하기는 커녕 이제는 '구태 정치인'의 모습을 재현한다는 비판도 그래서 나오는 거다. 어제 기자들에게 그가 부르짖었던 '대선 전 개헌'같은 구태스런 카드는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진심으로 국민을 생각하는 지도자라면 그런 '정치 공햑적 어프로치'보다는 자신이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하겠다는 걸 설득력있게 보여줬어야 하는데 그에겐 그런 '비전과 철학'이 보이질 않았다. 그냥 유엔 총장 10년 했으니까 대한민국 대통령 정도는 내가 해도 된다는 나이브한 생각으로 대권에 도전한 게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새누리당 한 중견 정치인은 반기문을 향해 "반 전 총장은 이제 종쳤다. 필패다. 불분명하고 모호해 '제2의 고건'으로 갈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했다. 반기문에 대해  기대를 갖고 있던 사람들은  이런 주장들에 공감을 할 것 같다. 아무리 급해도 바늘 허리에 실을 매서 바느질을 할 순 없는 법이다. 자신을 '진보적 보수주의자'라는 듣도보도 못한 이상한 용어로 소개했던 반기문씨는 아무래도 이번 대선에선 준비 안된 갈팡질팡 행보 탓에 어쩌면 '대선후보'조차 되지 못한 채 갓 시작한 '정치인생'의 막을 내릴 것 같다..         

                                                                                                           

                                                                                                        

      

 아래 글은 우리 블로그에  2014년 10월27일 실었던 겁니다. 다시보는 읽을 거리로 소개합니다. 2년여전 쓴 것이지만 반기문씨의 '앞날'을 예견했습니다. 그의 대선행보는 그때 이미 '어려운 일'로 보였습니다. 


 

2014년 10월 여론조사.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아마도 반기문씨는 이 시절을 그리워할 지도 모르겠다



반기문을 보면 고건이 생각난다-반기문 ‘대선주자 1위’ 실속있는 이야기인가(2014,10.27)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한민국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는 보도를 놓고 여기저기서 난리들이다. 반기문 총장의 '차기 1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 꾸준히 나온 얘기다. 그렇기에 시중에선 왜 이 시점에서 그런 조사가 또 나왔냐는 것과 아무리 요샌 여론조사가 믿을만하다지만 이번 조사는 왠지 '음모의 기운'이 감돈다는 소문마저 스멀스멀 퍼지고 있는 중이다.

 

시중엔 재작년 대한민국 정치판을 휩쓸었던 '안철수 현상'에 빗대어 올해 71세인 반총장을 놓고 '반기문 현상'이란 용어까지 만들어 놓고 대단하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 여론조사 지표상 반 총장의 지지도는 꽤 높다.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실시된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반 총장은 39.7%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다른 후보들 지지율을 합해도 훨씬 앞서 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역대 차기 대선을 앞둔 비슷한 시점에 지지율 30%를 넘긴 후보는 없었다”는 말도 하고 있다.

 

반 총장 자신이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드높은 지지율은 주목받을 만하다.  사실 차기 대선까지는 무려 3년이나 남아 있어 이런 지지율 조사는 어쩌면 별 의미가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동안 여러 차례 대선을 치루면서 우리 곁을 스쳐지나간 '반짝 스타'들은 한 둘이 아니다. '바바리 코트 바람'을 일으켰던 박찬종을 비롯해 이인제 이회창 고건 등 '내로라'했던 대선후보들의 명멸을 우리는 지켜봐왔다.   

 

개인적으론 반기문 총장의 고공지지율을 보면서 노무현정부시절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냈고 한때 지지율 60% 가까이 치솟았던 고건 전 총리가 떠오른다. 반기문 역시 고건과 마찬가지로 '직업 공무원 '출신이라는 점과 평생을 임명권자 눈치보며 조심조심 살아온 공직자 이미지 면에서 매우 비슷한 스타일이다.

 

'윗분의 뜻'을 잘 헤아리고 '관운'이 좋다는 점 또 한 두 사람의 유사점이다. 얼마전 박근혜대통령이 뉴욕에 있는 유엔사무총장 사무실을 방문, 방명록에 서명할 당시 착한 학생처럼 두 손을 앞으로 다소곳이 모으고 얌전한 자세로 서서 지켜보던 반 총장의 모습을 보며 '임명직'공무원의 한계를 볼 수 있었다.  .

 

또 있다. 두 사람 모두 대통령 후보로선 필히 갖춰야할 '목숨 건 깡다구 정신'이 부족해 보인다는 점이다.

모름지기 대통령이 되려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제 목소리는 '죽어도' 내야한다. 이 점에서 두 고위 공직자들은 '관운과 실력'은 겸비했을지 몰라도 배짱이 없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그러니까 '윗분'이 시켜준다면 잘 하겠지만 목숨걸고 헤쳐나가야할 대통령선거엔 두 사람 모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7년전 고건 전 총리가 대선후보 도전을 포기한다고 말한뒤 지하 주차장을 뛰어가던 모습이나 반 총장이 전쟁 중인 이라크에  가서 연설 도중 총소리가 나자 놀란 토끼표정을 지며 목을 움츠렸던 장면은 시간과 장소만 다를 뿐 두 사람이 고위 공직자로 '고이' 살아온 그들의 편안한 삶의 편린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순하게 '살아온 사람들에겐 목숨건 도전정신은 당연히 부족한 법이다.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되려면 산전수전공중전을 다 겪고, 정적에게 납치돼 수장될뻔 하거나 수십일 간 단식을 하거나 얼굴에 칼침을 맞거나 아무튼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또 닥쳐올 고난에 앞장설 배포를 보여줄 저력이 있어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반기문 총장은 많이 모자라 보인다. 단언컨대 반총장이 여당이건 야당이건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가 된다는 건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

 

시중에선 내각제 개헌을 둘러싸고 실세 없는 '반기문 대통령' 설이 상당히 탄력을 받고 있는 듯도 하다. 김무성 새누리당대표가 '작심하고'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가 좋다는 식으로 말한 저변엔 김무성 자신이 실세총리를 반총장을 '허세 대통령'으로 내세운다는 시나리오가 있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하지만 그리 쉬워 보이진 않는다.  지금 저렇게 반총장의 지지율이 타 후보들을 압도하면서 그야말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고공행진을 보이긴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허상'으로 보여진다.

 

좀 야멸차게 말하자면 그가 '해놓은 일'이 뭐가 있으며 '검증받은 일'이 뭐 있는가 말이다. 그렇기에 당장은 너저분한 정치판과 멀리 떨어져 '세계 대통령'의 위상을 점하는 유엔 사무총장 자리에 앉아 있는 반총장이

고고하고 멋있게 보일지는 몰라도 정작 '본 게임'에 들어간다면 고건 전총리처럼 하루 아침에 지지율이 스러져 가리라고 본다.

 

물론 일부 호사가들 사이에선 충청도 출신에 화려한 외교 경력을 자랑하는 '반기문 브랜드'가 뭘 잘 모르는 대중들에게 먹혀들어갈 소지도 충분하다는 분석들이 나오긴 하지만 대선 무렵엔 74세 고령인 반총장으로선 험난한 대선후보 경쟁에 버텨낼 '물리적 체력'또한 부족해 보인다.

 

사실 독자적 세력화할 능력이 매우 희박해 보이는 반기문 총장이 차기 대선에서 '젊은 후보들'과 어깨를 겨루며 싸울 수 있다는 건 별로 실현 가능한 이야기로 들리지 않는다. 반기문 총장이 재작년인가 이라크에서 연설하면서 총소리에 몹시 놀란 표정을 보여줬던 그 장면을 떠올리면 74세 고령의 반총장이 험난하기로 세계적 명성이 자자한 대한민국 대선 정국을 버텨낸다는 건 현실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