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의 사진이 '보수 궤멸론'을 뒷받침해주는 듯하다. '홍준표 장화의전'논란 사진이다. 이 무덥고 짜증나는 삼복더위에 게다가 수십년만에 덮친 물난리로 정신 없는 마당에 청주 수해현장에 봉사랍시고 내려간 제1야당 대표 홍준표의 '장화의전논란 사진은 무슨 변명으로도 가려지기 힘든 보수의 침몰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저런 장면을 연출한단말인지...
7월19일 수해 복구 현장을 찾았던 자유한국당 대표 홍준표는 마침 그 시각 '청와대 여야 대표 오찬'도 거부한채 수해복구현장으로 달려가는 '호기'를 부렸다. '저항하는 제1야당 대표'로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은 시도였다고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문제의 장화사진 한 장으로 화난 네티즌들로부터 호된 비판을 이틀 내내 받고 있다. 소위 구설수에 제대로 휘말린 셈이다. 무슨 허리가 아파서 그랬다는 둥 변명같지 않은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세상에 어떻게 장화를 선채로 곁에 선 보좌관과 그 마을 나이든 주민들의 '부액'까지 받으면서 신을 생각을 했단 말인지 우리 같은 서민은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 선 채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장화를 신었을 뿐 아니라, 장화를 벗을 때는 아예 보좌관이 돗자리를 펴고 행여 '대표님' 발에 흙이라도 묻을 세라 조심조심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삼복더위에 울컥 염장지르는 행위로 밖에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다. 요근래 정치권 인사들이 유발하는 '오만방자'함이 극에 달한 대표적인 모습이다.
이런 게 바로 청문회에 시달리다가 '간신히' 국방장관에 임명된 송영무가 말했던 '서민들은 모르는 그런 세계'의 한 장면인 지도 모르겠다. 어느 서민이 옆 사람에게 제 장화를 신겨달라 하겠는가 말이다.
차라리 '착한마음'으로 대통령 초청 청와대 오찬에나 고분고분 갔더라면 이런 고얀 구설수에 휘말리진 않았을 텐데 어찌보면 홍준표씨도 '운수불길'했던 하루였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 장면이 앞으로 '나비효과'로 홍준표의 운명에 악영향을 미칠 지도 모르겠다.
보도에 따르면 당초엔 '6시간'이나 삽질봉사를 하겠다고 호기롭게 큰소리쳤다지만 홍씨는 고작 1시간만에 '장화의전' 논란까지 벌이면서 수해피해 현장을 빠져나가 지역주민들의 원성마저 들어야 했다고 한다. 왜 아니겠는가. 남은 물난리로 열불이 난 상태인데 봉사한답시고 와서 장화를 신겨주네 벗겨주네하는 희한한 광경까지 연출했으니 말이다...아마 이 장화 의전 장면은 정치권에서 '올해의 사진'에 톱으로 뽑히고도 남을만하다.
이 '홍준표 장화논란 사진'을 보는 순간 예전에 전여옥이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를 수행한 행사장에서 비가 오자 우비를 씌워줬던 장면이 떠올랐다. '박근혜 덕에 출세한 주제'건만 전여옥은 자존심상 도저히 우비를 씌워주긴 싫어 미적거리고 있는데 주변사람들이 빨리 우비를 씌워드리라고 '눈치'를 주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대표의 머리에 우비를 씌워줬고 그 순간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며 마치 인생에서 해선 안될 일을 했던 것처럼 툴툴 거렸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서비스'야 '홍준표 장화의전'에 비하면 애교라고 할 수 있다.
한국당이 공개한 7월19일 일정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수해피해 지역자원봉사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당의 오전 회의 때문에 45분이나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고 한다. 이런 게 바로 '민폐'다. 왜 시간을 안 지키냐 말이다. 피해지역주민들은 "홍준표가 온다고 여기저기 막아놓고 일도 제대로 못했다"며 화를 냈다고 한다. 이래서 '보수는 아무래도 안된다'는 흉흉한 소문마저 도는 것 같다. 성난 네티즌들의 분노의 댓글들이 1만개 넘게 달렸다.
한국당은 '혁신'한다면서 '보수로 중무장'한 듯 일반 국민 정서와는 동떨어진 발언만 하는 겻 같은 백발의 위원장을 모셔오더니 당대표라는 사람은 피해지역에 가서 제가 직접 신지도 않고 '부액'까지 받아가면서 장화의전 논란까지 벌였다는 점에서 여전히 정신 못차리고 있는 것 같다.
지금 한국당이나 홍준표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진정성 있는 '봉사자세'이지 피해지역 주민이나 일반 국민의 정서를 피곤하게 만드는 장화의전 같은 행위는 영 아니라고 본다. 자신이 국민보다 '위'라고 여기는 오만방자는 박근혜씨 하나만으로 족한 게 아닌가 말이다. '보수'가 살길은 그저 국민보다 무조건 '아래'라는 걸 명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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