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아들 문준용의 손해배상 소송-청와대와는 무관하다는 주장

문준용씨.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가 현역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야당의원들을 상대로   각각 8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는 뉴스를 보고 놀랐다. 대통령의 아들이? 더구나 남북 정상회담과 지방선거등 굵직한 정치 이슈가 코 앞에 펼쳐지고 있는 이 중차대한 시기에... 거의 믿거나말거나 수준의 뉴스다.

12일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문씨는 3월 말 심재철 자유한국당 국회부의장과 정준길 전 자유한국당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을 상대로 각각 8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 제보조작’사건에 연루된 이준서 전 최고위원, 김성호 전 의원, 김인원 변호사, 당원 이유미씨, 당시 국민의당 소속이었던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과 바른미래당 등을 상대로도 총 2억50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고 한다. 그야말로 대대적인 소송전이 아닐 수 없다.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야당 정치인들을 상대로 이렇게 대대적인 송사를 벌이기 시작했다는 건 건국이래 최초의 사건이다. 이 소식을 듣자마자 맨 먼저 떠오른건 '대통령 아버지' 문재인씨와 부인 김정숙씨 부부였다. 과연 청와대 안방에선 '아들의 송사문제'에 대해 어떤 대화가 오고갔을까...

예로부터 자식은 마음대로 안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와 함께  37세된 '다 큰 아들'인 만큼 아무리 부모라해도 어쩔 수 없었겠지만 과연 대통령 부부는 외아들이 저런 송사를 벌인다는 것에 대해 찬성했을지 반대했을지가 너무 궁금하다.

아무래도 변호사 출신 아버지는 '법'을 중시하는 만큼 아들이 억울하니 법대로 해보겠다는 것에대해 어쩌면  말리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우리네 상식으론 법원이나 경찰서 같은 곳과는 될수록 엮이지 않는게 좋다는 말씀을 어린시절 부모님으로부터 못이 박히게 들으면서 자라왔기에  대통령부부도 자녀들에게 그런 가정교육을 시켰으리라고 믿고 싶다.  아마 대한민국의 상식있는 부모들이라면 자녀들에게 그렇게 교육시키면서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일반인도 아니고 '최고로 명예로운 자리'에 앉아있는 대통령 아버지를 둔 아들이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면서 야당정치인들 여러명을 상대로 수 억원의 손배소송을 벌였다는 건 금세 믿기지 않는 소식이었다. 부모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대통령 아들이 소송전을 벌인다는 뉴스를 제공하진 않았을 것같다.  

물론 오죽하면 그런 소송을 벌였을까하는 일말의 동정심이나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대통령 아버지'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것 같은 이번 소송에 대해 선뜻 박수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소송의 요지는 작년 대선때 야당의원들이 준용씨가  한국고용정보원에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면서 공격했다는 것이다.  

작년 일인데도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때 시끄러웠던 건 사실이지만 지금 그 '사건'을 기억하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중요한건 준용씨 아버지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더 할 수 없는 '가문의 영광'스런 경사가 생겼고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최고의 명예'를 얻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문준용씨는 자신의 '명예가 훼손된 것'에 대한 보상은 받은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도 굳이 이런 소송전을 펼치고 있다는 건 문준용씨가 그만큼 마음의 상처가 깊었다는 얘기인지도 모르겠다. 준용 씨는 소장에서 “최근 모 교수로부터 '교수임용에 추천하려 했으나 향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조심해야 한다는 경험칙 때문에 담당 교수들이 거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배우자 또한 시간강사 제의를 받았다가 대학 책임자에 의해 거부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문장을 곰곰히 읽다보면 그 학교가 어딘지는 모르곘지만 상당히 '정치적인 고려'를 많이 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하지만 좀 이상한게 '향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라는 게 과연 뭘 의미하는지 묻고 싶다. 대학의 교수들이 '현직 대통령 아들의 취직'을 거부했다는 건  한국적 정서에선  선뜻 믿어지지 않는 상황이기도 하다. 거기에 준용씨의 배우자도 시간강사자리마저 거부당했다는 주장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과연 어느 대학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직 대통령의 며느리'에게 시간강사 자리조차 '정치적 이유'로 거절했다는 게 진실인지 쉽게 믿어지지가 않는다는 얘기다. 우리네 상식으로 볼때 '대통령 가족'이라면 시간강사정도는 허락해줄수도 있다는 게 당연한 일 아닌가 말이다.

어쨌거나 건국대 충주분교 미대 출신이라는 준용씨가 이런 소송을 제기한 것은 그만한 '사연'이 있었기에 그 귀찮은 일을 벌인 것이겠지만 지금 인터넷 상에선 '대통령 아들'로서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라는 비판적 지적이 훨씬 많다는 걸 참조해야할 것 같다. '현역 대통령 아버지'를 둔 '대통령 아들'로서 지켜야할 명예는 이런 소송전으로는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도 아울러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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