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쪽 논문으로 무명의 설움을 깨끗이 씻은 아인슈타인
그해 3월에서 6월까지, 불과 석 달 동안 연거푸 토해낸 그의 논문들은 그때까지 물리학계 왕좌에 군림했던 뉴턴 물리학의 명성에 직격탄을 날리며 새로운 챔피언의 등극을 예고했다.
그는 그해 9월 보충 논문을 발표했다. 불과 3페이지짜리 논문이 세계 역사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것은 바로 이 논문 속에 들어있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E=mc2이라는 공식이다. 이런 일련의 논문들의 발표로 아인슈타인은 무명의 설움을 깨끗이 씻고 인류사상 제일 유명한‘물리학자 아인슈타인’으로 거듭 태어나게 되었다.
아인슈타인은 힘든 논문을 세상에 내놓은 뒤 자신의 정신적 요람인 올림피아 아카데미를 소집해 정신적 원기를 보충하고 싶었다. 그러나 ‘정예멤버’인 하비히트의 출석 상황이 좋지 않았다. 정예 멤버라 봤자 아인슈타인을 포함 졸로비네와 하비히트 3명인 단출한 모임이라는 건 세상이 이미 다 아는 일이다. 3명 멤버 중 1명이 결석하면 모임의 면이 서질 않는 법.
아인슈타인은 하비히트의 출석을 독려하는 아주 위트 넘치는 편지를 그에게 보냈다.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얼어붙은 고래 같은 친구야. 훈제되고 건조되어 통조림 속 영혼으로 될 사람아. 내 머릿속은 지금 70% 분노와 30% 동정심으로 가득해. 부활절 이후 네가 나오지 않아 너에게 다진 양파와 마늘 통조림을 보내려고 했어. 그렇게 하지 않은 건 내 안의 30% 동정심 덕분인줄 알게. 이 얼간이 친구야. 왜 네 논문을 내게 보내주지 않지? 네가 논문을 보내주면 나도 내 논문을 보내주마”
이런 내용과 함께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4편의 논문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는 복사와 빛에 관한 ‘매우 혁명적인 논문’이었고, 원자물리학, 분자의 크기, 유동체 속에서의 분자의 무질서한 운동에 관한 것이라고 자세히 덧붙였다. 그런 논문들에 대한 설명은 일반인들은 아무리 쉽게
설명해도 알아듣기 쉽지 않다. 하지만 물리학자들은 그의 놀라운 창의력이 번득이는 신선한 논문에 박수와 환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늘 멍청한 표정으로 먼 산을 바라보거나 하늘을 쳐다보던 아인슈타인은 지난 10년 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물리학의 기존 이론에 대해 반기를 높이 쳐들었고 세계는 그것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 혁명적인 논문 ‘빛의 생성과 변환에 관한 발견법’은 1905년 3월17일 완성해 6월9일 세상에 내놓았다.
빛은 에너지 덩어리 즉 양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이론이다. 아인슈타인은 이 논문으로 ‘2백년 과학의 역사’를 하루아침에 바꾸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300년간 뉴턴 이론에 안주해 있던 고전 물리학으로부터 현대 물리학의 문이 열리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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