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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 기성용과 월드컵 본선 진출

스카이뷰2 2009. 6. 8. 11:16

      

                                                           춤추듯 패스하고 골을 넣는 꽃미남 기성용. OSEN사진.

 

 

     꽃미남 기성용과 월드컵 본선 진출


갓 스물의 기성용은 춤추듯 볼을 다룬다. 아주 쉽게 골을 터뜨리는 것 같은 기성용의 슛 장면은 마치 호나우도나 베컴의 유연한 포즈가 생각난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시킨 7일 새벽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경기에서도 그랬다.


기성용은 ‘참 쉽게’ 춤을 추듯 쐐기 골을 넣었다. 어떤 사람은 ‘운이 좋아’ 넣은 골이라는 말도 할 수 있겠지만 그런 분들에겐 ‘운도 재주’에서 나온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6차전의 수훈갑은 일단 박주영이 시합 8분 만에 ‘무협지 같은’ 묘기로 밀어 넣은 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는 제법 의젓한 청년 티가 자리 잡은 스물다섯 박주영의 골은 센스 넘치는 골이었다. 경기를 본 분들은 알겠지만 보통 내공으로는 어림없는 골이었다.


이청용이 페널티지역 오른 쪽에서 올려준 패스를 가슴으로 받은 뒤 엎어지면서 오른 발로 차 넣은 볼은 네트를 보기 좋게 갈랐다. 거의 ‘묘기’에 가까운 박주영의 골로 우리 팀은 사기충천했다. 오랜만에 본 박주영의 골은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그 후 전반전이 다 끝날 무렵 상대 팀 골키퍼가 손으로 쳐내 굴러오는 볼을 ‘꽃미남 ’기성용이 바로 낚아채 춤추듯 유연하게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순발력 넘치는 재치있고 귀여운 골이었다.

UAE로서는 너무 어처구니없이 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바로 ‘실력’인 것이다. ‘무도(舞蹈)골’이라는 말은 없지만 이 순간 한번 붙여본다.


그만큼 기성용의 골은 경쾌한 스텝을 밟은 끝에 탄생했다. 보는 이들에게 ‘행복감’을 선사했다. 성룡의 영화 ‘취권’의 한 장면도 오버랩 되는 순간이었다. 아주 오래전 세기의 프로복서 알 리가 말한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라는 명언도 생각났다. 그만큼 기성용의 스텝은 나비 같았다.


무릇 무슨 일이 잘 되려면 그렇게 쉽게 쉽게 이루어지는 법이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에는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인고의 세월’이 받침돌 역할을 했을 것이다.


굳이 미국의 저널리스트  말콤 글래드웰의 책 ‘아웃라이어’에 나오는 ‘1만 시간의 법칙’을 들먹이지 않아도 박주영이나 기성용의 그런 골들은 그들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헛발질 연습’에서 탄생했다고 본다.


어쨌거나 그동안 우리 국대 팀의 취약점의 하나인 ‘골 결정력 부족’이라는 말은 이번 경기에선 말끔히 사라졌던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 스포츠 방송 ESPN의 해설위원은 이번 경기를 중계하면서 경기 시작 전부터 끝날 때까지 기성용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ESPN은 이런 해설을 하며 기성용을 극찬했다. '보는 눈'은 국적을 초월하나보다.


“기성용의 기량은 정말 탁월해 한국축구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으며 머지 않아 유럽에서 그를 보게 될 것이다. 지금 이 경기를 보고 있는 축구팬들은 그의 얼굴을 기억해 놓아야 할 것이다. 한국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지성과 이영표가 있지만 눈여겨 봐야할 선수는 기성용이다.”


우리 국대 팀의 막내 기성용은 박주영에 이어 ‘국대 팀의 황태자’자리를 물려받았다. ‘허정무 호의 희망’이라고도 불리는 기성용은 부친이 대한축구협회이사로 재직 중인 축구집안 출신답게 고교시절엔 호주로 축구유학을 했다.

 

기성용은 16세 이하 대표팀부터 20세 이하 대표팀, 올림픽 대표팀을 거쳐 월드컵 국가대표팀의 막내 자리를 차지한 유망주다.  대한민국 축구선수로서는 ‘최고 과정’을 착실히 밟아왔다.  89년생,187cm 75kg. 축구선수로서의 몸틀도 좋다.


이번 ‘마지막 예선’을 승리로 이끈 허정무 감독은 얼굴이 활짝 피었다. 그의 ‘낭랑한’ 목소리는 더 낭랑해졌고, “우리 선수들이 크게 사고 치고 싶어한다”라는 말을 할 때 그는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월드컵 7회연속 출전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국내파 감독으로선 그럴만도 했다.


국내파 감독은 못 믿겠다는 근거 없는‘속설’에 시달리면서 지난 500일의 험난한 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기까지 허감독의 ‘선수 식별안’과 ‘트레이닝 원칙’은 국대 팀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했다.


허 감독의 ‘혜안’에 의해 발탁된 기성용은 아직 ‘애송이 티’를 벗지 못한 국대팀 막내지만 그는 이번 경기에서 정확한 패스와 결정적 쐐기 골로 허감독의 픽업에 제대로 답례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경기의 패스 성공률이 94%일 정도로 그의 패스는 영리하고 정확하다. ‘중원의 믿을 맨’이라는 코믹한 별명은 그에게 어울린다.


기성용이 ‘필살의 골’을 날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슬슬 잊혀져가지만   우리 국대팀에겐 늘 ‘아킬레스건’ 같은 존재인 북한팀과의 최종예선 1차전 경기 때 0대1로 뒤지고 있던 순간 동점 골을 화려하게 성공해 국대팀의 ‘북한징크스’를 깨끗하게 닦은 것도 기성용이었다.


아직 스무 살밖에 안 된 곱상하고 어려보이는 선수지만 기성용은 ‘한국의 베컴’이 될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을 주는 선수다. 그의 환상적인 발리 슛 골은 어쩌면 축구교과서에 실리고도 남을 정도로 아름답고 멋지다.


이제 코앞으로 다가온 본선에서 우리 국대팀의 꽃미남 막내 기성용의 멋진 플레이가 기다려진다.

아니 비단 기성용뿐 아니라 박지성 박주영 이영표를 필두로 우리 국대팀의 푸른말 같이 아름답고 시원한 선수들이 있어 행복하다. 국대팀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