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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이청용! 더 좋은 날이 올 거야, 파이팅!

스카이뷰2 2011. 8. 2. 08:02

              

                                                                                                            (조선닷컴 자료사진.)

 

 

 

괜찮아! 이청용! 더 좋은 날이 올 거야, 파이팅!

 

 

8월의 첫날, 월요일 아침 신문에 실린 비보에 가슴이 철렁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팀의 ‘떠오르는 해’ 이청용의 오른쪽 정강이뼈가 부러졌다는 소식이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물난리 통에 어수선한 기분이었는데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고나 해야 할지.

 

박지성의 국대 팀 은퇴 뒤 허전했던 마음을 이청용이 등장하면서 그나마 위로받고 있었다. 아직 청소년 티를 채 벗지 않은 듯한 해맑은 표정의 이청용은 ‘천재적 기질’이 다분한 선수였다. 얼굴만 봐도 재주가 많아 보이는 스타일이다. 무엇보다도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팀을 구해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 우리들에게 기쁨을 줬던 선수다.

 

이청용은 지난 남아공 월드컵에서 2골을 넣으며 첫 원정 16강을 이뤄내는데 크게 기여하면서 ‘차세대 에이스’로 그 존재감을 인정받았었다. 2009년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하면서 그의 실력은 세계에 알려졌다.

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 7월 2일 태어났다. 게자리 A형. 섬세하고 효심 깊은 ‘엄친아’형으로 우리에게 든든함을 선사했던 ‘귀한 선수’다.

 

그런 그가 하필이면 ‘오른 쪽 정강이 뼈’에 골절상을 입었다는 기사를 보는 순간 부지불식간에 나의 오른쪽 정강이뼈를 만져보았다. 아주 오래전 초등생 시절 당한 사고로 바로 그 자리를 골절 당했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슬프고 무섭다. 엄청난 통증과 함께 와락 느껴지던 공포심은 여전히 생생하다.

 

어린 아이가 얼마나 놀랐을까. 컨디션이 안 좋거나 울적한 기분이 들 때는 꼭 그 때 사고 당하던 시절이 생각나면서 이상하게 ‘자기연민’에 빠지기도 한다. 그때 당황한 부모님은 수술을 해야 한다, 접골원에 가야한다 우왕좌왕하다가 접골원에 갔던 기억이 난다. 시시한 병원보다 더 잘한다고 소문난 접골원으로 가서 '뼈다귀를 딱 맞췄다'!그때만 해도 ‘접골원’이란 곳이 성행했지만 요샌 완전히 사라진 것 같다.

 

당시엔 골절은 ‘대형사고’였지만 그래도 운 좋게 ‘뼈가 잘 붙어’주는 바람에 한 반년 쯤 고생하다가 제대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요즘도 가끔 부러졌던 정강이뼈 부위가 시큰거리는 듯한 ‘가상 통증’ 비슷한 걸 느끼곤 한다. 이청용처럼 'A형 게자리'여서 그 어린 선수가 지금 느끼고 있을 상심함을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텔레파시로 위로의 말을 전해주고 싶다. 괜찮아 ! 너무 걱정하지마! 나도 그랬어.

 

그야말로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고나 할까. 이청용 선수가 당했을 끔찍한 고통을 생각하니까 실제로 가슴에 통증이 느껴진다. 애잔한 마음이 들어 일이 손에 안 잡힐 정도다.

이번 경우가 바로 ‘운’이 없어서 그렇게 된 거라고 말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청용은 정규시즌을 2주 앞두고 잉글랜드 축구협회에 소속된 아마, 프로 팀이 모두 참가하는 FA컵이 아니면 마주칠 일이 전혀 없는 5부 리그팀과의 친선경기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이청용에게 살인적 태클을 시도한 톰 밀러는 지난 시즌 6경기에서 옐로카드 3번, 퇴장을 한 차례 당했을 정도로 파울 플레이를 하는 ‘조폭 수준’의 불량선수였다. 이청용은 좀 조심했어야 했다.

밀러의 비정상적인 태클은 어쩌면 ‘의도적인 수법’이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분한 마음이다. 행여 ‘외국인 혐오증 환자’는 아닌지 모르겠다. 괘씸하기 짝이 없다. 옆에 있다면 '놈'의 정강이를 걷어차버리고 싶다.

 

극도의 통증을 느꼈을 이청용의 고통은 사진으로만 봐도 당시의 사정이 생생히 전달되는 것 같다. 지금 이렇게 몇 자 적으면서도 마음이 심란하다. 마치 내가 이 선수의 가족 같은 기분이다. 아마 이런 내심정은 대한민국 축구팬들이라면 누구나 같은 느낌일 것이다. 축구팬들에겐 선수들에 대한 동지애, 가족애가 다른 경기 팬들보다 더 유난하지 않은가. 그게 대한민국 축구팬들의 프라이드이기도 하다. 

 

이청용은 오른 쪽 정강이뼈를 이루는 경골과 비골이 모두 부러져 말 그대로 중상(重傷)이다. 부러진 양 쪽 부위를 티타늄으로 끼워 잇는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한다.

집도의사의 말로는 복귀하는 데 9개월 정도 걸리지만 재활훈련의 정도에 따라 더 빨리 복귀할 수도 있다고 한다.  지금은 은퇴한 스웨덴의 축구영웅 헬리크 라르손도 UE-FA컵 경기에서 정강이 뼈가 두 동강나는 끔찍한 부상을 당했지만 8개월 만에 팀에 복귀해 다음 시즌 스코틀랜드 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기록이 있다.

 

2002년, 2006년 월드컵 축구대표팀 주치의를 지낸 김현철박사는 “이청용은 아직 20대 초반이라 뼈가 빨리 붙을 것”이라며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말을 했다.

하지만 기왕 치료를 받아야 하는 입장인 만큼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라는 말을 이청용에게 해주고 싶다. 아무리 재활훈련을 완벽하게 마치더라도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는 걸 당부하고 싶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말도 있듯이 너무 낙심하지 말 것을 아울러 말해주고 싶다.

 

‘A형 게자리’기질이라면 이따금 비관적인 상념에 빠져들 수도 있다. 그만큼 마음이 여린 스타일이다. 하지만 스물 셋, 청청한 나이인 이청용에겐 구만리 같은 앞날이 기다리고 있다. 좋은 치료받고 고단백질 식사를 하면서 무엇보다도 마음을 여유 있게 가져보라는 ‘잔소리’도 하고 싶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축구 팬들이 이청용 선수의 빠른 쾌유를 ‘열화와 같이’ 기원하고 있다는 든든한 소식도 아울러 전한다. Don't worry, Be Happy!  이청용 파이팅!

 

 

                                    7월31일 '살인태클'을 당한뒤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이청용. 얼마나 아팠을까!(볼턴 홈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