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정유경 정성이 장선윤 ‘행복한 재벌 딸들의 행복한 빵 전쟁’
고급 베이커리 4파전…
‘달로와요’ ‘베키아 에 누보’ ‘아티제’ ‘오젠’ ‘블리스’ 이런 이름의 ‘정체’에 대해 금세 답할 수 있는 당신은 재계 흐름에 밝은 ‘경영 마니아’이거나 혹은 멋쟁이 신세대일 것이다.
아니면 서울 시내 백화점 식품매장을 자주 들락거리는 신세대 주부 혹은 재벌 가계도를 훤히 꿰뚫고 있는 재벌 연구가일지도 모르겠다.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은 이런 ‘외래어’에 어리둥절해 할 것이다. 아마 우리 국민 99%는 이 ‘어리둥절 족’에 속할 것이다. 그만큼 이 ‘신종 외래어’는 우리에겐 아직 여전히 생소한 단어들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재벌 딸들’이라는 키워드와 ‘고급 베이커리’ 정도의 힌트를 준 다면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한 5% 정도는 늘어날 것이다.
무슨 지지율 조사하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이들 신종외래어와 함께 경영 일선에 나선 재벌딸들에 대한 ‘인지도’나 ‘지지도’는 퍽 낮은 편이다. 한편으론 사실 요즘처럼 우리 주변에 ‘재벌 이야기’가 ‘옆집 이야기’처럼 전달되고 있는 시대는 일찍이 그 유례가 없었다.
하지만 요샌 주말 드라마는 물론 일일 드라마에까지 ‘재벌 도련님’이나 ‘재벌 아가씨’들이 주연 혹은 조연으로 등장해 마치 그들이 우리와 매우 친근한 사이인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만큼 시대가 격하게 바뀌어 가고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예전엔 ‘재벌 딸’하면 ‘손에 물 한방울 묻히지 않고 구두에 흙 묻히지 않고 ’다니는 공주님들로만 알아왔었다. 하지만 요샌 그런 얘기하면 “화성에서 오셨어요”라고 왕따당하기 쉬운 시대가 되었다. 평범한 서민들에겐 한 없이 높아보이기만 하는 ‘행복한 재벌딸들’도 이젠 더 이상 ‘집에서 놀고먹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그런 재벌집 딸들이 ’신성한 노동자‘의 의무를 수행한다는 건 아니다. 그녀들은 할아버지 아버지를 ’롤 모델‘로 ’커리어 우먼 혹은 여성 경영인‘으로서의 능력을 보여주기를 원하는 ’야망의 딸들‘이 된 것이다. 일단 바람직한 현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얼마 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1층에 있던 커피숍 '블루몬테'가 '오젠(ozen)'이라는 베이커리 카페로 새로 단장해 문을 열었다. 언뜻 보기엔 커피숍이 그저 고급 빵집으로 바뀐 것이지만 한 꺼풀 열어보면 집에서 ‘놀고 있던 ‘재벌 딸들’이 그녀들의 숨겨져 있던 ‘사업 본능’을 살짝 보여준 일종의 ‘전초전’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젠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딸들인 성이, 명이, 윤이 씨가 각각 전무로 있는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베이커리 카페다. 오젠은 제주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1호점에 이어 양재동 사옥이 두 번째. 최근에는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서울사무소가 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기아자동차 국내영업본부 사옥에 3호점을 열기 위한 준비 중이다.
원래 ‘현대 가 딸들’은 아들들에 비해 경영일선에 나서는 걸 꺼려하고 있었다고 한다.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정주영 선대회장의 ‘보수적 사업관’에 따라 딸들과 며느리들은 ‘내조’에 전념한다는 게 불문율로 지켜져 왔었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은 이들 ‘보수적 정씨 재벌가’도 예외로 남겨두진 않은 것이다.
행복하기만 할 것 같은 ‘재벌 딸들’ 중 가장 활발하게 ‘경영 마인드’를 갖고 경영 최전선에 나서고 있는 곳은 삼성가를 꼽을 수 있다.
이미 40여년 전,이병철 선대회장은 막내딸 이명희씨에게 ‘사회활동’을 할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던 ‘개화된 아빠’였다. 그 덕으로 이명희씨는 현재 신세계 회장으로 맹활약중이다. 그녀의 외동딸정유경도 엄마와 외할아버지와 ‘경영DNA'를 물려받아선지 사업수완이 탁월하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현재신세계 부회장으로 일하는 정유경은 '달로와요' '베키아 에 누보'라는 웨스틴조선호텔 베이커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회장의 맏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삼성가에선 최초로 여성CEO의 타이틀을 갖고 오빠 이재용 삼성전자부회장과 ‘선의의 라이벌’로 맹활약중이다
이부진 사장 역시 빵과 커피 등을 파는 '아티제'를 운영하는 자회사를 갖고 있다.
국내 최고부자 아빠를 둔 그녀는 ‘외모’나 ‘사업수완능력’에서 ‘부전여전’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이건희회장의 ‘판박이’여서 이회장의 ‘딸바보’사랑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친정아버지’의 후광으로 호텔 신라 사장에 전격 승진한 이부진은 비록 ‘연고성 승진’의 한계를 벗어나진 못한 상황이긴 해도 ‘객관적’으로 볼 때 ‘CEO자질’이 차고 넘칠 정도로 ‘똑소리’나는 경영을 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려온다.
최근에는 롯데가(家) 3세인 장선윤 블리스 사장이 고급 카페형 베이커리 사업에 본격 뛰어들어 삼파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의 세 딸이 가세해 경쟁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 이렇듯 ‘최상위 부자 아빠들’ 덕분에 ‘행복한 재벌 딸들’이 벌이고 있는 ‘행복한 빵 전쟁’은 세간의 관심을 많이 모으고 있다.
대부분의 ‘또래 여성들’은 한없는 선망과 동경으로 그녀들의 ‘행복한 팔자’를 부러워하다 못해 급기야는 “소는 누가 키워”라는 볼멘 소리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여기서도 1%대 99%의 가상대결이 치열한 듯 하다. 어쩌면 '행복한 그녀들'은 1% 존재보다 더 위의 0.00000001% 계층일 지도 모르겠다.
부와 명예와 사회적 권세까지 다 갖고 있는 그녀들, ‘행복한 재벌딸들’이라면 좀더 세련되고 멋진 사업에 진출해야 할 것이 아니냐는 ‘질시 어린’비판도 그래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사실, ‘깔아놓은 양탄자 위’에서 드레스 입고 폼 잴 수 있는 연예인 스타들의 존재야 그러려니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이 ‘부자 아빠의 딸들’의 존재는 요즘처럼 재벌이 이웃집처럼 여겨지는 시대엔 자칫 ‘역풍(逆風)’을 몰고 올 위험성도 다분하다.
이젠 진부한 유행어로 전락한 감마저 있는 ‘노블레스 오블리쥬’를 실천하기 위해선 ‘고급 베이커리’보다는 한 차원 높은 사회적 공익사업에 그녀들, 행복한 재벌 딸들의 이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건 비단 기성세대인 나만의 심정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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