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반기문 UN사무총장에게 ‘90도 새우등 인사'한 日재무상-일본 네티즌들 앙앙불락,꼬리치는 강아지 같다

스카이뷰2 2011. 11. 7. 10:33

                       

 

아즈미 재무장관

 

 

 

     반기문 UN사무총장에게 ‘90도 새우등 인사'한 日재무상

         - 일본 네티즌들 앙앙불락, 꼬리치는 강아지 같다

 

 

오늘 아침, 한 장의 사진이 나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날로 새롭고 또, 날로 새로워짐)이라더니 자고나면 펼쳐지는 새롭고 재밌는 이야기들이 캠퍼주사보다 더 좋은 건강효과를 주는 듯하다. 흐뭇하다. 물론 세상이 어디 그렇게 좋은 것만 있냐며 비판하는 네티즌들도 계시겠지만 ‘21세기 신 건강법’ 제 1조는 “좋은 거, 보고 싶은 거, 웃기는 것을 선점하라”라는 걸 우선 말씀드리고 싶다.

 

각설하고, 이 아침 나를 한참 웃게 만든 사진의 주인공은 비교적 잘 생긴 49세 중년남자. 국적 일본.

이름 아즈미 준(安住 淳, あずみじゅん, Azumi Jun). 직업 일본 ‘노다 내각’의 재무부 장관(재무상).

이쯤 되면 아마 우리 블로그 방문하신 분들은 “이 블로그 주인장 살짝 어떻게 된 거 아니야”라고 걱정할 지도 모르겠다.

 

전혀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다고 미리 말씀드린다. ‘건강한 웃음을 내 블로그 독자와 함께’가 나의 블로그 경영 모토라는 걸 알려드린다. 자, 그럼 오늘 ‘화제 인물’ 아즈미 준 장관의 ‘폭소 선물’을 여러분 앞에 펼쳐 보여드린다. 아마 이 한 장의 사진을 보고 웃지 않을 한국인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반면 우리와 ‘견원지간’같은 일본인들은 화통을 터트릴 것 같다.

 

사연은 이렇다. 며칠 전, 아즈미 준(49) 일본 재무상은 프랑스 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손을 부여잡은 채 90도 각도의 새우등 인사를 했다. 그것도 사적인 자리가 아닌 공적인 자리에서다. 아즈미 장관 바로 곁에는 얼마 전 총리 자리에 오른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멋쩍게 웃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언제나 ‘무골호인(無骨好人)’스타일의 반 총장은 이 일본 장관의 ‘기습적인 새우등 인사’에 예의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을 지으면서 아즈미 장관의 손을 맞잡고 있다. 예전에 ‘예의 바르다’는 소릴 들었던 일본인들과 달리 요즘 신세대 네티즌들은 ‘다혈질 기질’이 많아서인지 이 ‘아즈미장관 90도 인사법’에 대해 온라인 상에선 굉장한 토론 배틀이 벌어졌던 모양이다. 일본 네티즌들은 ‘굴욕 외교’라며 화를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글쎄, 뭐 그렇게까지 호들갑 떨 정도는 아닌 듯한데...

 

이들은 “일본은 한국이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국제사회의 리더인데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을 향해 땅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다니 부끄럽고 창피하다”거나 “마치 주인을 보고 꼬리를 치는 강아지처럼 한국인에게 애교를 떨다니 굴욕적이다”라는 식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곁에서 바보처럼 미소를 짓고 있는 노다 총리가 더 이상하다”며 “세상에 이렇게 자국민에게 굴욕감만 안겨주는 사람들이 왜 저렇게 중대한 자리에 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을 늘어놓기도 했다. 아마 프라이드 높은 일본국민으로선 다른 나라도 아닌 한국출신 유엔총장에게 '굽신거리는 모습'을 용서하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열혈 네티즌’들의 충정을 모르진 않겠지만 그래도 일본하면 워낙 ‘새우등 인사’를 잘 하기로 국제적 명성이 자자한 국가인데 그렇게 까지 ‘앙앙불락’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게다가 아즈미 장관 입장에서 볼 때 반기문 총장은 20년 정도 ‘인생 선배’로서 국제적 캐리어로나 뭐로 보나 아즈미의 ‘스승’뻘이다. 그러니 아나운서 출신으로 예절바른 아즈미의 그런 인사법이 일본의 위상을 떨어뜨린다는 건 지나친 호들갑이다.

 

이 사진을 보니 연전에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천황’내외에게 ‘90도 각도’의 새우등 인사를 해 미국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던 ‘해프닝’이 떠오른다. ‘천황’보다 30년 연하인 오바마로선 ‘동양적 예의’를 갖춰 그렇게 인사를 했던 게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바마의 이 인사법을 비난하는 댓글들이 수천 개가 달렸었다고 한다.

 

하와이에서 태어나, ‘조손(祖孫)가정’에서 자란 결손가정출신의 오바마로선 ‘호호’ 할아버지 같은 ‘천황’을 보면서 그냥 순간적으로 그렇게 인사를 했을 것이다. 거기에 어떤 ‘사심’이 개입할 여지는 없었다고 본다. 물론 세계 최대강국 미국의 최고 권력자가 ‘라이벌’일본국의 권력상징인 ‘천황’을 그런 식으로 알현(謁見)했다는 건 ‘외교적 시각’에선 다소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량의 시각’으로 본다면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일일 수도 있는 것이다.

 

나의 무지한 편견인지는 몰라도 적어도 21세기 인터넷 세상은 아날로그 시대보다 좀 더 멋지고 아량 있고 세련된 세상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정 반대의 ‘동정 없고’ ‘관용 없는’세상으로 변질해 갈 확률이 더 높아 보인다. 조짐이 불길하다.

 

물론 리비아 같은 40년 넘게 ‘악질적 철권독재’를 해오던 국가가 ‘종달새’같은 트위터와 강펀치를 가진 인터넷에 의해 하루아침에 타도되는 상황은 통쾌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시원하고 통쾌한 상황의 역기능을 생각해 보면 바로 이런 ‘시시콜콜한 시빗거리’로 패싸움을 벌이는 일들이 비일비재 벌어지는 것이라고 본다.

 

어느 나라에서든 ‘인터넷’에 오르내리는 순간 ‘아름답고 긍정적인 운명’ 보다는 그 반대 현상이 많아지는 듯해 걱정이다. 어쨌든 일본의 네티즌들은 이제 그만하면 진정이 되었을 것도 같다. 자국의 ‘젊은 장관’이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유엔 사무총장에게 ‘새우등 인사’를 했다는 건 호평 받을 일이지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는 걸 가르쳐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