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현국 기자 kal9080@chosun.com 사진=연합뉴스. MBC·에이엠엔터테인먼트·커스텀멜로우 제공
공효진· 유아인· 아이유, 옷 잘입는 연예인 Best 3
공효진 유아인 아이유가 올 한 해 패션 스타일을 이끈 '트렌드 세터(trend setter·유행을 주도하는 사람)' 1,2,3위로 선정됐다. 조선일보는 2011년 한 해 '패션'으로 기억된 스타는 누구일까라는 주제로 패션디자이너, 스타일리스트 등 패션 전문가 15명에게 물었다.
간호섭 홍익대 패션디자인과 교수, 김성일 서정은 채한석 최혜련 한혜연 등 스타일리스트와 서상영 손정완 스티브J 윤원정 장광효 정욱준 지춘희 한상혁 홍승완 등 패션디자이너가 뽑은 ‘최고의 멋쟁이 패셔니스타’는 7표를 얻은 공효진이 차지했다.
이미 '옷 잘 입는 연예인'으로 패션 센스를 인정받아온 공효진은 올해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구애정'역으로 색다른 패션 감각을 뽐냈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양말, 정강이까지 내려오는 펑퍼짐한 7부 바지처럼 남들이 하면 자칫 촌스러울 수 있는 복고풍 패션을 훌륭히 소화해 유행 아이템으로 만들었다. 드라마가 방영 중일때 공효진이 직접 디자인해 신고나왔던 구두나 액세서리도 큰 인기를 얻었다.
이번 설문에 응한 전문가들은 "빈티지한 패션이었지만 지나치지 않고 적정선을 찾아 자연스러웠다"고 호평했다. 딱히 전문가들의 평이 아니더라도 평소 공효진의 패션 센스는 ‘영리한 연기자’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젊은 여성시청자들의 ‘롤 모델’로 떠올랐다. 큰 돈 들이지 않고도 멋내기 솜씨를 보여준 ‘비법’이 실속파 아가씨들의 마음을 샀다고 할 수 있겠다.
영화 '완득이'에서 반항적인 고교생 도완득을 연기한 유아인은 5표를 얻어 패셔니스타 샛별로 떠올랐다. 영화에서 보여준 '교복 패션'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교복부터 패션 화보까지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하는 표현력을 가졌다"는 평가다. 히트할 것 같지 않았던 영화 ‘완득이’가 5백만명이 넘는 관객동원으로 대박을 내면서 ‘유아인 스타일’이 청소년들의 아이콘으로 등극했을 정도다. 유아인은 이 영화에서 연기력도 인정받아 2012년 ‘유망주’로 떠올랐다.
수많은 삼촌팬들을 몰고 다닌다는 아이유는 4표로 3위에 올랐다. 지난 11월 발매된 정규 2집 활동을 하며 보여준 미니 원피스 스타일 덕을 봤다. 아이유는 부분적으로 시스루 소재(속이 비치는 옷감)로 된 미니 원피스나 망사 스타킹을 입어 섹시한 이미지만 앞세우는 여자 아이돌 그룹과 차별을 뒀다는 평을 받았다. 아이유의 패션은 10대와 20대 초반 여성들에게 인기를 모았다. 옷맵시 뿐 아니라 가창력도 뛰어나 아이유 역시 2012년 ‘흥행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각각 3표씩 받은 가수 겸 작곡가 정재형, 배우 김민희·신민아가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정재형은 지난11월 대학가요제 진행 때 입었던 치마처럼 과감하고 엉뚱한 '예측불허' 패션으로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전문가들은 "자기만의 실루엣과 스타일이 확고하다"고 평했다.
TV를 통해 이 남자의 옷차림을 본 시청자들은 다소 황당함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여자들이 입는 통바시식 스커트처럼 보여 ‘치마 입은 남자’의 이미지 컨셉트에는 일단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다. 하기야 치마를 꼭 여자만 입어야 한다는 ‘법’도 없고, 유럽의 어느 나라에선 ‘치마정장’차림의 남성옷이 ‘민속의상’이라니 정재형의 치마차림은 어쩌면 대한민국에서도 유행할 소지가 있다고 본다.
배우지만 올해 드라마·영화에 출연하지 않은 신민아는 화장품, 음료, 이동통신 등 여러 분야의 CF에서 활동을 많이 했다. 사실 배우가 영화나 드라마 같은 ‘작품’엔 별로 얼굴을 내밀지 않고 CF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예는 심심찮게 있다. 전지현이나 김태희 고소영 이영애 등이 그런 사례다. 연기력이 다소 뒤진다는 평으로 마음고생을 많이 한다는 김태희나 전지현 고소영은 그나마 ‘CF퀸’으로 존재감을 보여줬다고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신민아도 그런 ‘선배들’의 전례를 따라가는 것 같다. 하지만 설문에 응한 전문가들은 "뭘 입어도 멋져 보여서 CF나 시상식에서 금방 눈에 들어온다" "신체 조건이 좋아 디자이너의 의도가 잘 표현된다"는 호평을 했다.
김민희는 파티 패션부터 지난 6월 개봉한 영화 '모비딕'에서 맡은 사회부 기자 역의 털털한 패션까지 두루 소화하는 패셔니스타로 꼽혔다. ‘모비딕’이란 방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흥행에는 참패했지만 그나마 ‘작품’에 출연했다는 경력이 김민희를 패셔니스타 대열에 합류시켰던 것 같다.
젊은 여성 치매환자 역을 맡았던 수애와 성균관스캔들에서 인기몰이를 한 송중기, 가수 유희열과 빅뱅 멤버 지드래곤이 각각 2표씩을 받아 공동 7위를 차지했다. 수애는 SBS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보여준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옷차림으로 호평을 받았다. 드레스가 잘 어울려 '드레수애'라는 애칭이 생겼을 만큼 올해 패션 덕을 톡톡히 봤다.
송중기는 지난달 개봉한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에서 '찌질한' 청년 백수 역할을 맡았지만 스타일만큼은 '찌질하지' 않다는 평이다. "잘생긴 외모가 옷을 받쳐 준다. 깔끔하고 클래식한 최근 트렌드에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콘"이라는 평을 받았다.
유희열은 올해 캐주얼 의류 브랜드 2곳에서 화보를 찍은 '숨은 고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클래식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고 자기 스타일을 연출할 줄 안다"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TV음악프로그램 ‘스케치북’ MC를 맡고 있는 유희열의 차림새는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심한 신경을 쓴듯한 모습이다. 그 프로그램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들이라면 패셔니스타로서의 유희열의 패션감각을 인정해줄 것이다.
빅뱅 멤버 지드래곤은 '슈퍼스타K3'에서 스타일 멘토로 등장하는 등 패션에서의 보폭을 넓혔다.
연예인하면 일단은 ‘패션’에선 누구에게 뒤진다는 건 ‘참을 수 없는 감정’일 것이다. 그렇기에 남녀를 불문하고 연예인들은 아마도 옷과 구두 가방 액세서리 심지어 양말에까지 ‘최고의 신경’을 쓰고 있는 존재들이다.
‘겉볼안’ ‘옷이 날개’ 이런 속담을 입증해주는 모델들이 바로 연예인이다. 그들의 패션 감각은 한 시대의 유행을 주도하면서 패션산업을 활성화하는 받침돌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패션계 종사자들로부터 ‘뽑힌’ 올해의 베스트드레서 연예인들의 자부심은 대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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