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싸이-일본 장악한 새로운 K-POP 스타 대열에 합류

스카이뷰2 2012. 1. 10. 13:11

                

                        지난 8일 일본 오사카에서 공연중인 싸이.(YG엔터테인먼트 사진.)

                              

 

 

싸이,일본 장악한 새로운 K-POP 스타대열에

합류

 

한 장의 사진이 웃음을 선사한다. 대형풍선으로 만든 가수 싸이의 모습이다. 한 손엔 담배를 또 한 손엔 소주병을 들고 심술꾸러기 표정의 ‘쩍벌남(男)’포즈가 우스워 보인다.

온라인 뉴스에 따르면 가수 싸이가 새로운 K-POP 스타로 일본 열도를 달궜다.

 

싸이가? 하는 의문이 들다가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일본 TV방송에 나오는 개그맨들처럼 초현실적으로 과대포장한 듯한 표정과 몸짓으로 노래하는 싸이라면 ‘새로운 K-POP 스타’로 인기를 끌만하다.

 

동방신기나 소녀시대 카라 같은 아이돌 그룹의 인기는 아무래도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인위적인 맛이 너무 강한 그런 아이돌 그룹의 쇼를 보다가 싸이같은 ‘상상 밖’의 가수가 무대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이제까진 못 봤던 ‘힘찬 에너지’를 전달한다면 관심을 끌기에 충분할 것이다.

 

싸이는 지난 7일과 8일 일본 오사카 쿄세라돔에서 열린 YG패밀리 15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여해 기존의 K-POP 스타들로부터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다고 한다. 8만 명이나 몰려든 공연이라 매스컴의 주목을 끈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일본 후지TV의 유명 정보 프로그램 '메자마시TV'는 지난 9일 '단독 입수한 새로운 K-POP 스타!'라는 헤드라인으로 빅뱅, 2NE1과 함께 싸이의 공연 장면을 비중 있게 다뤘다고 한다.

싸이는 일본어 자막으로 '한국에서는 관객을 열광시키는 가수로 유명 합니다만 오늘 이곳에서는 다소 포동포동한 신인입니다'라는 코믹한 자기소개를 했다.

 

싸이는 '레이디 싸싸', '싸욘세'와 같이 레이디 가가와 비욘세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성 가수들을 패러디해 관객을 웃겼고, 자신의 모습을 본 딴 문제의 대형 풍선을 무대 장치로 선보여 관객들을 지루하지 않게 했다. 일본에선 이런 스타일의 남자가수는 그리 흔치 않다. 일본 후지TV는 '데뷔 11년 차의 톱 가수로 관객 동원력, 티켓 판매율 1위를 기록!'하는 아티스트라고 소개했다.

 

싸이는 지난해 12월 KBS TV에 출연, "격한 것을 좋아하는 일본인에게 '쎈놈'의 이미지를 보여주겠다"고 일본 데뷔 포부를 밝혔었다. 말이 씨가 된 셈이다. 싸이의 일본데뷔 성공뉴스를 보다보니 싸이가 첨 TV에 나왔을 때가 떠올랐다. KBS TV의 ‘열린음악회’라는 프로그램에서 싸이를 첨 봤다. “참 희한하게 생긴 청년이 참 이상한 노래도 다 부르는구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야말로 ‘색다른 가수’였다.

 

싸이는 데뷔 초 ‘조폭이 키워서 내 보낸 아이’라는 둥 ‘싸이코였다가 나은 애’라는 둥 그래서 이름도 ‘싸이’라는 등등의 얘기가 그럴싸하게 퍼지기도 했다. 싸이의 ‘깍두기 스타일의 머리모양’이나 가늘게 찢어진 눈매 탓에 조폭 운운의 얘기가 나돌았던 것 같다.

 

무지막지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싸이는 ‘엄친아’스타일의 성장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그의 모친은 예전 명문이었던 경기여고 출신으로 가수 김현철의 모친과 동문이라는 얘기도 돌았다. 싸이의 결혼 주례를 서울대 총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정운찬이 맡았던 것만 봐도 ‘엄친아’ 스토리가 전혀 터무니없는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정작 싸이 본인은 TV에 나와 ‘공부하기 싫어서 미국 가서 음악 공부했다’는 말을 했다.

어쨌든 남자가수들 중에 부모가 모두 예전 명문 고교출신은 그리 흔치 않아 싸이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매스컴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

 

싸이는 삼성그룹이나 서울대학 같은 ‘쟁쟁한 조직’에 가서 ‘강연’을 할 정도로 ‘내공’이 깊은 가수로도 알려져 있다. 싸이가 만든 노랫말들을 가만 들어보면 우리 사회를 풍자하거나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가사들이 많은 듯하다.

 

사연이야 어떻든 그 가기 싫다는 군대를 두 번이나 다녀올 수밖에 없었던 ‘특이 경력’도 싸이의 정신적 성장에 도움을 준 것 같다. 이런저런 ‘풍파’를 겪은 싸이는 자신의 ‘인생경험’을 노래에 담아내는 ‘재능’이 있어 보인다. 솔로로 활동하는 30대 중반의 남자 가수들이 그리 많지 않은 우리 풍토에서 ‘싸이의 생존필살기‘는 그래서 더 돋보이는 것 같다.

 

싸이는 자신은 전형적인 B형이라서 극단의 이기주의적 성향이 있는데 O형인 신부가 자기를 잘 컨트롤해준다고 ‘아내 자랑’도 잘 하는 팔불출이기도 하다. 더구나 자신의 2세들은 잘 길러서 판·검사를 시키고 싶다고 말하는 싸이를 보면 가정적인 남자라는 느낌도 든다. 남자 가수가 이렇게 ‘다부진 포부’를 말하는 건 처음 본다.

 

아마도 싸이는 연예계에 종사한다는 일이 너무도 험난한 일이기에 자식만큼은 ‘제도권’의 내로라하는 직업을 갖게 하고 싶다는 부모로서의 ‘작은 소망’을 말했을 것이다.

아무튼 그런 싸이가 일본에서 새로운 K-POP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는 소식은 새해 초 굿 뉴스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