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모토 오사카 시장. 손정의 사장. 기타노 다케시 감독
‘강력한 지도자’ 원하는 일본인들, 사카모토 료마,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 하시모토,손정의 등
일본 국민들도 정치지도자들에 대한 ‘목마름’이 커지고 있는 듯하다. 일본의 극우신문 산케이 (産經)신문이 2012년 1월 1일 ‘이상적 지도자’를 묻는 인터넷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본의 근대화 혁명인 메이지(明治) 유신에 결정적 기여를 한 풍운아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가 1위를 차지했다.
32세에 요절한 사카모토 료마는 일본인들이 늘 ‘그리워하는’ 정치지도자 1위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전설적 인물’이다. 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설이나 드라마는 ‘고정 팬’들 덕분인지 거의 언제나 스테디 베스트셀러, 시청률 1위를 차지해오고 있다.
작년 NHK대하사극도 료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기를 끌었다. 그만큼 일본인들이 ‘현존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얘기일 것이다. 사카모토 료마에 이어 2위와 3위를 차지한 인물들도 모두 ‘막부시대’ 쇼군들인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와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차지했다.
이 두 인물도 긴 설명이 필요치 않을 정도로 일본인은 물론 적잖은 한국인들에게도 ‘인지도’ 높은 역사적 인물들이다. 몇 해 전 21세기 들어 ‘최장수 총리’를 기록하며 퇴임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4위에 선정됐다. 고이즈미도 현재 정치는 하지 않고 있어서 일본인들이 의지하고 싶은 ‘지도자’는 모두 ‘추억 속의 인물’들인 셈이다.
이렇게 ‘과거 회귀적 인물’들이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와 원전사고 속에서도 기존 정당 정치인들이 정쟁만 되풀이하자 이에 실망한 일본 국민들 사이에 강력한 지도자 대망론이 확산된 탓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활동하는 인물로는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이 5위, 재일동포 출신 손정의 사장이 7위, 영화감독 겸 코미디언인 기타노 다케시(北野武)가 8위로 10위권 내에 들었다.
기업인으로는 손 사장 외에 마쓰시타전기 창업자로 '경영의 신'으로 불린 마쓰시타 고노스케 (松下幸之助·1989년 사망)가 6위였다.
하시모토 시장은 현역 정치인 중 1위를 차지했다. 40대 초반의 변호사출신인 하시모토시장이 ‘어린 나이’에 오사카 지사로 당선될 수 있었던 데는 TV 영향력이 컸다. 현직 변호사로서 코믹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한 하시모토는 인지도를 높이는데 성공, 결국 오사카 지사로 당선, 혁신정치를 선보였다.
그 여세를 몰아 오사카 시장에 도전해 당선했다.
오사카쪽에선 이 하시모토라는 젊은 변호사의 인기가 꽤나 높은 모양이다. 하시모토 역시 ‘쇄신과 소통’을 부르짖은 것이 오사카시민들에게 먹혀들었다는 얘기다. 아무래도 지금 세계정치의 키워드는 ‘쇄신’과 ‘소통’으로 거의 만국 공통어로 자리 잡은 것 같다.
하시모토 시장과 손정의 사장은 최근 아사히(朝日)신문 여론조사에서도 '총리에 적합한 인물'에 각각 2위와 8위로 선정됐다. 변호사 출신의 하시모토 시장은 오사카 유신회라는 지역 정당을 결성, 공무원 월급 삭감 등을 주도하면서 중앙정계에도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손 사장은 3·11 대지진과 관련해 대규모 기부(약 1500억원)와 탈(脫)원전 운동을 주도했으며, 기업경영에서도 신속한 의사결정과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50대 중반의 손정의사장은 ‘한국인’다운 강한 승부욕의 소유자로 재일동포사회의 젊은 세대들에겐 ‘롤 모델’로 인기가 높은 편이다.
일본에서 ‘전방위 연예인’으로 유명한 기타노 다케시 감독도 ‘한국계’로 이번 설문조사에선 손정의사장과 함께 '한국계‘로서의 저력을 보여줬다. 요새도 일본의 TV채널 중 어느 한 곳에선 반드시 기타노 감독이 출연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릴 만큼 인기가 높다고 한다.
기타노 감독은 '본심'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일본인들과는 달리 '기탄없는 속내'를 드러내는 말로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어왔다. "노인들이나 아줌마들은 세 사람이 한 표를 행사하도록 해야한다"거나 "가족이란 보는 사람만 없으면 내다 버리고 싶은 존재"라는 등 '파격 어록'으로 유명세를 탔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산케이 신문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92%는 "좀 더 강력한 지도자가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다른 어느 때보다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탓이어선지 2012년 벽두부터 ‘강력한 리더십’이 지구촌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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