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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형 정몽준 對 B형 박근혜 싸우면 누가 이길까?

스카이뷰2 2012. 5. 4. 11:27

 

 

 

지난 4월 30일 새누리당 당선자대회에서 악수하는 박근혜-정몽준의원.

                                                

 

    O형 정몽준 對 B형 박근혜 싸우면 누가 이길까?

 

 

 

 

역시 ‘피의 힘’은 강한 것 같다. 좀더 정확히 말한다면 ‘혈액형 파워’는 무시 못할 역학관계 같다. 2010년 2월에도 우리 블로그는 “O형 정몽준 對 B형 박근혜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는 제목으로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정몽준 의원과 전 대표였던 박근혜 의원에 대한 ‘스토리’를 올렸었다.

 

당시 정국은 ‘세종시 수정안이냐 원안이냐’를 놓고 수정안 파와 원안 파가 격돌하고 있었다. 지금이야 다 지난 이야기지만 그때 박근혜의원이 ‘목숨 걸고’ 원안 주장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시점이어서 당내에선 그 누구도 대놓고 ‘반대의견’을 밝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당 대표를 맡고 있던 정몽준이 박근혜를 향해 “박근혜 전 대표도 세종시 원안이 꼭 좋고 필요해서 그대로 하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라는 ‘비수’를 슬쩍 던졌다. 그는 또 국회연설에선 아예 그녀에게 정면 공격을 퍼부었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말을 ‘무엄하게’도 터뜨린 것이다.

 

“(세종시 원안)약속의 준수는 선(善)하지만 선한의도가 언제나 선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고 한 것이다. 그밖에도 “우리 정치인들이 사실은 의욕과 야심에서 국가대사를 자기 본위로 해석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정말 나라를 위해 일한다면 자신을 희생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신뢰와 약속’을 내세우며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는 박근혜를 향해 ‘정식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그렇잖아도 ‘엄숙모드’가 트레이드마크인 그녀로선 그런 식으로 ‘깐죽대는’ 발언은 참아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누구 앞에서 국가를, 희생을 들먹인단 말인가... ‘애국소녀’라는 별명까지 갖고 있다는 그녀에게 그의 그런 발언은 평소 자신의 애국소신을 뿌리 채 흔들어버리는 ‘치욕적인 언사’로도 들렸을 것이다.

 

마침 그 무렵 59세 생일을 맞은 박근혜로선 정몽준의 그런 발언들이 ‘고약한 생일선물’이 된 셈이다. 멋진 흰줄무늬 회색 싱글 수트에 ‘육영수여사 헤어스타일’로 우아하게 앉아있긴 했지만 그녀로선 심기가 몹시 불편했을 것이다. TV화면에 종종 비쳐지는 그녀의 얼굴은 영 소화불량인 듯한 표정이었다.

 

그래선지 본회의장 밖에서 ‘벌떼처럼’ 마이크 들고 달려드는 어린 기자들을 향해 박근혜는 그녀답지 않게 ‘원색적인 답변’으로 정몽준을 향해 앙칼지게 퍼부었다. 그녀의 ‘화난 목소리’가 전파를 탄 건 그리 흔한 일은 아니었다.

“너무 기가 막히고.... 참 엉뚱한 이야기를 하시네요.”

 

그러고도 분이 안 풀렸는지 그녀는 “말도 안 되는...”이라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승용차에 올라탔다. 허스키한 낮은 그녀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잔뜩 묻어있었다. 그걸 지켜보는 내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정도로 '파워 여성‘ 박근혜의 화난 모습은 무서웠다.

 

어쨌거나 당시 세종시 문제는 원안 통과를 절규하듯 외치던 ‘박근혜의 KO승’으로 끝났다. 그러니까 ‘수정안’이 통과되기를 간절히 바랐을 당시 정운찬 국무총리나 청와대 최고위직 인사는 부글거리는 속을 달래야 했을 것이다.

다 알다시피 ‘대통령의 딸’ 박근혜의원의 ‘파워’는 거의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대통령도 일반 대통령이 아닌 ‘18년 절대 권력자’ 박정희전대통령을 아버지로 두었던 덕분에 그녀는 ‘존재’ 자체가 워낙 국민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왔다.

 

대통령 아버지와 영부인 어머니를 따라 호주를 방문한 10대소녀시절의 ‘큰 영애 박근혜양’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어린 마음에도 그녀가 나와는 비교도 안 되는 한없이 높고 귀한 존재처럼 느꼈던 적도 있다. ‘대한민국에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2항’을 미처 몰랐던 어린 시절이라 저절로 ‘신분적 열등감’을 깊이 느꼈었나보다.

 

게다가 그 시절엔 대통령을 거의 왕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했기에 그런 생각은 나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청소년들이 그렇게 느끼면서 성장했다. 당시에는 박대통령 자녀들을 ‘큰 영애(딸), 작은 영애, 영식(아들)’ 이렇게 호칭했다. 요즘 젊은이들이 들으면 피식 웃겠지만 하여튼 그 시절 대통령과 가족은 지금 일본의 ‘황실가족’ 부럽지 않은 대접을 받았었다.

 

당시 신문 정치면의 가십란엔 어린 영식 '지만 군'이 '판피린 감기약'CM송을 불렀다는 게 대서특필될 정도로 '로열 패밀리'의 일거수 일투족이 소개되기도 했다. 마치 요즘 일본 매스컴이 '황실 가족'을 극진한 자세로 대접하는 것과 비슷한 분위기가 팽배했었다.

 

어쩌면 일제시대 만주군관학교와 일본 육사출신이었던 박전대통령의 무의식에는 그런 ‘황실적 권력’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오죽하면 그가 부하의 총탄에 숨졌다는 사실을 알고 일본의 한 저널리스트는 “천황폐하의 마지막 군인이 죽었다”는 논평까지 했겠는가.

 

요즘 ‘재스민 혁명’으로 권좌에서 물러났거나 물러날 ‘위기’에 처한 중동지도자들의 30~40년 통치에 비하면 18년이란 세월은 별로 긴 세월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장수 대통령’을 지낸 박전대통령의 ‘후광’은 그가 타계한지 30년도 지났건만 요즘도 ‘맹위(猛威)’를 떨치고 있다.

 

그 후광 덕분에 박근혜의원은 ‘대통령 아버지’ 사후(死後)에도 늘 매스컴의 주목을 받아왔다. 기억에도 가물가물하지만 그녀가 30대 후반 무렵인가 당시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텔레비전 시사프로그램의 진행자였던 박경재라는 사람이 ‘최초’로 ‘박근혜 인터뷰’를 했다며 호들갑을 떨었던 일도 있었다. 당시 그녀는 영부인 어머니의 헤어스타일에서 벗어나 귀밑 정도 길이의 ‘단발’로 출연했던 것 같다. 그녀의 그런 헤어스타일도 세인의 입 도마에 올랐었다. 말하자면 그녀의 일거수일투족, 그녀의 행보 자체가 ‘뉴스거리’로 대접받았던 셈이다.

 

그러저러한 사연 덕분에 현존하는 대한민국 정치인 중 박근혜만큼 ‘인지도’가 높은 사람은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사실 1948년 건국이후 박정희시대가 막을 내린 1979년까지 불과 30년 세월동안 18년을 ‘절대 권력자’로 행세해왔다는 건 굉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오늘 날 박근혜의원이 누리고 있는 ‘후광효과’는 그리 녹록치 않은 ‘권력의 명암’을 달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한나라당을 탈당했다가 재입당까지 한 자랑스럽지 않은 경력이 있지만 ‘당 대표’까지 지냈다는 건 ‘아버지 효과’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준 일례라고 할 수 있다,

 

가령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무명씨의 딸이 별 이렇다 할 경력도 없이 지내다가 40대 후반에 돌연 한나라당에 입당해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이 되고 당대표까지 지낼 수 있겠는가. 이런 현상은 백 프로 불가능하다고 장담할 수 있다.

박근혜의원은 ‘재야 시절’인 30대 후반 쯤 수필가로 ‘탄생’했다. 아마도 ‘수필가 협회’라는 단체에서는 ‘대통령의 딸’이 수필가로 이름을 올리고 싶어한다는 사실에 퍽 반가워했을 것이다.

 

요즘도 대갓집 마님들 중 ‘건전한 취미’를 가진 아주머니들은 제 돈 내고 ‘수필가’로 데뷔하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하물며 대통령 딸이 수필가로 데뷔하겠다는 건 수필가 협회측에서도 대단히 경사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 때 ‘데뷔작’으로 내놓은 책 제목이 ‘평범한 집안에 태어났더라면...’이었을 것이다. ‘로열패밀리’집안의 딸이었기에 일약 국회의원 배지도 달고, 입당 5 년만에 당인으로선 최고위직인 당대표까지 맡았고, 오늘날 저처럼 ‘초강력 파워’로 당을 장악할 수 있었다는 걸 박근혜 자신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런 ‘박근혜식(式) 초고속 출세기록’은 아마 대한민국 정당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론 전무후무라는 단어가 갖는 ‘불확실’한 이미지 탓에 그 말을 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박근혜의 경우엔 ‘전무후무’라는 말이 딱어울리는 것 같다. 세종시 원안을 강행한 것은 ‘충청표 계산’때문이었다는 걸 웬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지만 자신의 ‘원칙’대로 했다고 주장하는 그녀 앞에서 야당을 제외하곤 그 누구도 아니오라고 대놓고 말을 못하는게 현재 대한민국 정치판의 우스운 몰골이다.

 

사실 세종시 원안대로 16부 2처 행정부 기구 중 9부 2처와 총리실을 세종시로 내려가게 한다는 건 ‘행정’을 모르는 일반인들도 그 비효율성을 금세 알 정도로 어리석은 짓이었지만 이제는 그저 사후약방문으로 한탄만할 처지다.

그만큼 우리 정치판에선 박근혜 파워가 ‘성역’으로 대접받고 있다는 얘기다. 그녀가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사는 사람이라면 그런 ‘뻔한 재앙’을 무릅쓰고 원안 찬성에 그처럼 올인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2007년인가, 대선 기간 중, ‘대쪽’이라는 별호를 가진 이회창전총재가 청담동 그녀의 철대문 앞에서 거의 ‘석고대죄’식으로 그녀의 ‘지지’를 호소했던 ‘사건’이 갑자기 생각난다. 자존심이라면 누구보다 강했을 이회창옹을 문전박대한 그녀를 보면서 박근혜라는 여성의 ‘절대 파워’가 무섭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니 한나라당 안에서 그녀에게 감히 ‘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배짱을 지닌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걸 나무랄 수만은 없다.

 

이렇게 ‘삼엄한 정치 상황’속에 정몽준의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박근혜의원을 향해 ‘반기(反旗)를 들고 나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며칠 전 정몽준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당 대표까지 지낸 '6선의 최고참급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핵무장 필요성을 언급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우선 이미 핵을 갖고 있는 북한의 위협은 커지고 대량 살상능력은 심각한 상황이지만 정치권에는 역사와 국민을 배반하는 안보정략주의와 안보 포퓰리즘이 판을 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안보 없이는 경제도, 복지도, 미래도"없다면서 정부 정책보다 중요한 것이 국민의 안보 의식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의 이런 주장에 대해 당내에서는 ‘박근혜 복지론’을 향한 ‘공격적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복지를 전면에 내걸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서 안보 깃발을 들고 대선 경쟁에 나서겠다는 대선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하기야 ‘안보’를 제1로 꼽고 있는 건 김문수지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지사도 박의원의 복지론에 대해 자신은 1순위가 안보 2순위 경제 3순위가 문화와 복지라고 주장했다. 어쩌면 내년 대선에선 ‘안보’와 ‘복지’ 이 두 테마가 크게 격돌할 것 같다. 사견이지만 북측이 오늘도 ‘서울을 불바다’ 로 만들어버리겠다고 악악대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가장 큰 ‘과제’는 안보가 될 것이라고 본다.

 

정몽준의원은 최근 정치권의 복지논쟁에 대해 “정치인들은 듣기 좋은 얘기를 해야 국민이 관심을 갖고 표를 주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기에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 생각하지만 가능하면 미래를 얘기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미래나 비전에 관해 얘기할 능력이 떨어지면서 다들 복지에 뛰어드는 것에 대해 우려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누구라고 ‘호명’만 하지 않았을 뿐 그 대상은 박근혜의원이 지난 연말에 불 부친 ‘복지론’을 비판하는 것이라는 걸 금세 알 수 있다. 특히 ‘미래나 비전에 관해서 얘기할 능력이 떨어지면서’라는 표현에서 정몽준의 박근혜에 대한 인식의 수준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뭘 알겠느냐’라는 투라고나 할까.

 

이 자리에서 누구를 편들고 누구를 비판하자는 게 아니다. 단지 ‘성역(聖域)’시 해온 ‘박근혜 비판’을 한 번도 아니고 몇 차례나 정몽준의원이 ‘자청’해 나섰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는 걸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런 말을 하면 웃는 분들도 많겠지만 박근혜에 대한 정몽준의 ‘반격’은 두 사람의 ‘혈액형 역학관계’를 살펴보면 이해하기가 더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블로그에서 몇 차례 거론했지만 ‘혈액형 역학관계상’ O형의 정몽준의원은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행보를 맘껏 하는 스타일이다. 더구나 재벌회장으로 수 조원의 자산규모를 가진 정의원으로서는 세상에 별 두려울 게 없어 보인다.

그러니 당내에서 감히 누구도 할 수 없는 ‘박근혜 공격’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B형인 박근혜의원으로선 당분간 그녀의 장기이자 특기인 ‘침묵작전’으로 나올 것 같다. 사실 B형은 O형에겐 한 수 접고 들어간다. B형이 만만하게 대할 수 있는 혈액형은 A형이다.

 

그래서일까, 박 의원은 2002년 평양의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고 와서 그에 대해 ‘대화하기 편한 사람, 시원시원하게 대답해준 사람’이라는 호평을 내놓았던 것 같다. 역시 혈액형 역학관계가 그 두 사람에게도 통했던 것이다. A형인 김정일은 B형인 박근혜의 제안을 싹싹한 태도로 들어주었을 것이다. 내가 ‘피의 힘’을 무시 못 하는 이유다.

 

서울 장충초등학교 동기동창인 박근혜와 정몽준은 최고 권력자와 최고 재벌인 아버지를 둔 ‘로열패밀리’ 출신인데다 2012년 대통령선거에 도전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는 정치인들이어서 그들의 ‘혈액형 역학관계’를 흥미롭게 지켜보지 않을 수 없다. ‘저돌적인 대권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는 O형 정몽준의원의 ‘선전(善戰)’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지켜볼 일이다. (이 글은 2011년 2월 28일 쓴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