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이‘신사의 품격’에서 착용한 100만원짜리 ‘허름한 옷핀’
요즘 주말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장동건이 재킷에 달고 나온 옷핀이 100만원이나 한다는 소리를 듣고 그냥 웃음부터 나온다. 몇 년 전 극적으로 만난 적이 있는 장동건은 국내 남성 톱스타 중엔 비교적 이미지가 깨끗하고 그야말로 ‘신사’의 분위기를 잃지 않고 있는 괜찮은 배우로 여겨왔다.
어느 해 입춘 날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만났던 장동건은 그때만 해도 소년풍(風)이 남아 있어서 미려한 미소년처럼 보였다. 장동건이 나온다는 소식에 밀려든 인파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별로 넓지 않은 교보 빌딩 앞은 수천 명이 모여들자 금세 사고라도 날 것 같았다.
터틀 스웨터에 베이지색 파카를 입은 장동건은 ‘안전사고’를 우려한 주최측의 안내로 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얼겁결에 장동건을 따라 들어간 나는 그 빌딩 2층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장동건에게 몇 마디 물어볼 수 있는 ‘행운’을 잡았다. 아주 수줍어하는 표정과 목소리로 대답하던 장동건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이제 갓 마흔을 넘긴 장동건은 ’신사의 품격‘이라는 트렌디드라마에서 까칠하면서도 쿨한 노총각 건축가의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몇 주 전 잠시 채널을 돌리다가 그 드라마의 몇 장면을 우연히 본 적이 있다. 바로 문제의 허름한 옷핀을 재킷에 달고 나온 씬이었다.
한눈에 봐도 ’예사로운 옷핀‘같지는 않아 보였다. 그래도 설마 100만원이나 되는 초고가 제품인줄은 몰랐다. 들리는 소문에는 크롬하츠라는 ’명품‘제품이라고 한다. 물론 극중 ’컨셉‘이어서 장동건의 ’의중‘과는 전혀 무관하게 그런 걸 달고 나왔을 수도 있겠지만 그 드라마를 만드는 감독이나 작가의 ’개념‘에 다소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톱스타’ 장동건이 출연하고 있는데도 그 드라마는 시청률이 별로 신통치 않다고 한다. 몇 장면을 봤지만 그런 식으로 ‘말장난’이나 하는 것처럼 보이는 드라마는 이제 한물 간 장르가 아닌지 모르겠다. 더구나 극중에서 마흔 넘은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허접한 수다나 떠는 모습으론 시청률을 올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 와중에 ‘100만 원짜리’ 옷핀 이야기가 화제가 된 것이다. 아무래도 제작진이 옷핀으로나마 시청자들에게 어필해보이려고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보도에 따르면 국내 연예인 중엔 장동건처럼 크롬하츠 옷핀이나 안경 선글라스를 애용하는 남자 연예인들이 꽤 많다고 한다.
이승환, 소지섭, 배용준도 그 회사 제품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장동건이 재킷에 달고 나온 옷핀을 빅뱅이라는 남성 아이돌 그룹의 지드래곤이라는 청년은 귀걸이로 달고 나온 사진을 보니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우스꽝스러웠다.
아무튼 연예인들의 ‘명품’사랑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래도 ‘쿨한’ 장동건마저 100만원짜리 옷핀을 달고 다니는 모습은 영 코믹스럽기만 하다. ‘신사의 품격’을 해치는 액세서리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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