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이야기

시인 안도현의 유치한 절필선언 “박근혜 나라에선 시 안쓸것”

스카이뷰2 2013. 7. 9. 11:10

“박근혜 나라에선 시 안쓸것” 치기어린 절필선언


	시인 안도현.

안도현                                                 donga.com 그림.

 

 

 

작년 대선때 문재인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안도현이라는 시인이 어제 '절필선언'을 했다는 뉴스를 보고 웃음부터 나온다. 당사자에겐 꽤나 절박한 문제였을지 몰라도 그런 시인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적잖은 네티즌들의 반응이 한결 같이 '웃긴다'로 요약되고 있는 걸 보면 '나의 웃음'도 시류에 크게 벗어난 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사실 그 사람이 그 시를 썼구나까지는 몰라도 웬만한 사람들이라면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시 구절을 기억할 것이다. 이 말은 심야방송 DJ의 촉촉한 목소리에 실려 퍼지면서 꽤나 인구에 회자된 '대중 시'이기도 하다.  그게 바로 안도현이라는 시인이 쓴 문장이다. 얼핏 들어도 꽤나 '대중 정서'를 울리는 구절로 다가온다.

 

그런 안도현이 자신의 트위터에다가   “박근혜가 대통령인 나라에서는 시를 단 한 편도 쓰지 않고 발표하지 않겠다. 나 같은 시인 하나 시 안 써도 그녀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다만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다”는 글을 올렸다는 거다. 내가 웃었던 건 그의 절필선언 자체가 아니라 대통령을 지칭하며 '그녀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다만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한 대목이다.

 

그 문구를 보는 순간 일면식도 없는 안도현이 A형일거라는 직감이 들었고, 인터넷 검색란에 그의'신상'을 '털어보니' 아니나 달라, A형이라는 게 아닌가! 이러니 웃을 수밖에...50대 중반 남자 시인이 삐치기 잘하는 사춘기 소녀들처럼 말하는 '화법'을 보면서 그 사람의 혈액형을 바로 알아맞췄다는 것에서 웃음이 터졌다는 말이다. 인터넷 서핑을 많이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 역시 이걸 본 순간 아마도 피식 웃었을 듯싶다. 게다가 박대통령은 '논리적'인 B형인데다 A형에겐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혈액형의 소유자니 더더군다나 '코웃음'을 칠 법도하다.

 

이건 뭐 마치 '실연'당한 소년이 소녀를 향해 외치는 '사랑의 저주'처럼 들린다. 어쩌면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는 '아리랑'스러운 한탄으로 들리기도 한다. 물론 안도현이 박대통령을 '짝사랑'한 건 아니지만 말이다. '그 행복 오래가지 못할거야'하니까 요즘 젊은 아이돌들이 부르는 실연을 노래한 무슨 K-pop 가사같기도 하다. 

 

 2차대전 말 파리의 레지스탕스들도 아니고 아무리 지난 대선때 '반박진영'에서 활동했기로소니 '단 한편의 시도 쓰지 않겠다'는 절필선언을 한다는 게 어쩐지 좀 돈키호테스러운 분위기마저 느껴지기도 한다.

그의 이런 절필 선언에 대해 달린 네티즌들의 반응 중 90%는 '웃기지 마라'였다는 걸 알면 감수성 예민한 이 A형 시인은 또 삐칠 것만 같다.  

삼엄했던 독재시대도 아닌데 느닷없이 '절필선언'을 한 시인이 우습기도 하지만 거기에 맞장구치는 '한 통속'의 부류가 눈길을 끈다.  안도현 못지 않게 '반박'표현을 많이 해왔던 여성소설가 공지영은 “박정희 전두환 때도 시를 썼던 안도현, 그때도 검찰에는 끌려가진 않았다. 이제 검찰 다녀온 시인의 시를 잃는다. 너무 아프다”는 트윗을 올렸다나. 유유상종이라고나 해야할지... 

 

절필선언은 마치 안도현이 '불온한 저항시'라도 써서 검찰에 불려간 듯한 뉘앙스지만 그건 아니다. 작년 대선 무렵 문재인 공동선대위원장 시절 박근혜 후보가 보물로 지정된 안중근의 유묵을 훔쳤다는 뉘앙스의 글을 17차례나 올려 허위비방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안도현이  박근혜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그런 류의 글을 올렸다면 이건 '번지수를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다른 건 몰라도 박근혜라는 사람을 '뭘 훔친다'는 식의 뉘앙스로 공격한다면 그녀에 대한 '세상의 이미지'나 '적장'인 상대후보를 잘못 파악하고 전투에 임한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듯이, 상대를 공격하려면 어느 정도 '씨알'이 먹혀들어갈 트집을 잡아야지...

 

이제 다 지난 이야기지만 '박근혜 이미지'와 '훔친다'는 행위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국민 대다수의 '고정관념'이고 그 덕분에 그녀는 대통령에 무난히 당선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니 시인의 '어줍짢은 절필선언'에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부정적 댓글을 달고 있는 것이다. 그냥 쓰기 싫으면 안 쓰면 되는 것 아닌가. 무슨 '선언'씩이나 꼭 해야한단 말인지. 아무래도 '격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A형이라서 그런가? 

 

아무튼 안도현은 '정치판'에 뛰어들어 대선후보 선대본부장까지 지냈다면 더 이상 '순수한 시인'으로 대접받기는 어려운 '지위'를 얻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제와서 새삼스럽게 절필선언이라니..."박근혜가 대통령인 나라에선 시를 쓰지 않겠다. 맹세한다. 나 같은 시인 하나 시 안 써도 그녀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다만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는 투정섞인 이런 절필선언을 대중에 공개한다는 건 웃음을 자초하는 유치한 일이라는 것쯤은  나이 오십이 넘은 사람이니까 알 수 있을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