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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 PD, 수사 비판 유서"檢事(검사) 공명심에…"

스카이뷰2 2013. 7. 25. 12:02

 

스타 PD 故 김종학씨가 남긴 네 장의 유서엔,

수사 담당 검사 지칭해"사건 억지로 꿰맞춰 억울… 처벌받을 사람은 당신"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오늘 아침 고 김종학PD의 발인장면이다. 박상원 윤태영 등 김PD가 키운 탤런트들이 눈물 속에 운구하고 있다.(리뷰스타 사진)

 

 오늘 아침 '스타 PD'김종학의 자살사건에 관련된 온라인뉴스를 보다가 분노가 일었다. 고인이 남긴 4장의 유서 중 3장은 그를 '수사'했던 검사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차 있었다. 64%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했던 TV드라마 '모래시계'의 감독으로 한때는 대한민국 '최고 PD'로서  명성을 날렸던 그가 자살이라는 극단의 선택을 하게 된 배경에는 '유서대로라면' 김PD를 '괴롭힌' 검사의 몫이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오죽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었겠는가 말이다. 그러고보니 아주 오래 전 대학에 있던 친구가 전혀 사실이 아닌 일로 억울하게 검찰에 불려가 '수모'를 겪은 일이 떠오른다. 그래도 명색이 대학교수인 우리 친구에게 담당 검사라는 '새파란 젊은이'가 다짜고짜로 야, 너, 하면서 막 대하더라는 것이다. 하도 오래된 일이라 '사건의 개요'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무례하기 짝이 없던 그 검사에 대해 친구와 함께 성토하던 기억은 생생하다. 결국 우리 친구는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두고두고 이를 갈았었다.

김종학 PD도 오죽하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순간에까지 자신을 '취조'했던 젊은 검사에게 '국민에게 사과하게, 벌받을 사람은 바로 당신이야'라고 했겠는가. 이건 보통 심각한 유서가 아니다.

검찰총장은 이번 김종학 PD를 수사했던 김 모 검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그래도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뤘던 대한민국 최고 PD,'예술인'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그렇게 '경고성 유서'를 쓰며 죽어가야했겠는가. 비단 이번 사건뿐 아니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을 뿐 검사를 원망한 무고한 시민이 한 두명은 아닐 듯싶다. 앞으로 검찰은 이번 사건을 거울 삼아 제발 '억울한 자살자'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아래는 25일 오전 chosun.com에 실린 김종학PD관련 기사입니다.

유서에 검사 實名 거론하며 "사건 억지로 꿰맞춰… 억울, 처벌받을 사람은 당신"
1차 영장실질심사 불응한 뒤 수사관이 집 찾아오자 압박감
부인·딸들엔 "미안… 사랑해", 후배 PD에 누 끼칠까 걱정도

경기도 분당의 한 고시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스타 PD' 고(故) 김종학(62)씨가 유서에 검찰의 강압적인 수사를 비판하는 내용을 남겼다. 검찰은 김씨가 숨진 채 발견된 지난 23일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이를 사망과 연결하는 것은 지양(止揚)해달라"며 "(고인은) 사업 실패에 생활고로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 왔다고 한다"고 밝힌 바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24일 본지가 입수한 유서에서 고인은 서울중앙지검 검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당초 경찰은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유서의 주된 내용"이라고 밝혔지만, 그는 4장 분량의 유서 중 3장에 걸쳐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2007년 9월 13일 충남 태안 안면도 ‘태왕사신기’ 촬영 세트장에서 김종학 감독이 배우들에게 촬영 장면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2007년 9월 13일 충남 태안 안면도 ‘태왕사신기’ 촬영 세트장에서 김종학 감독이 배우들에게 촬영 장면을 설명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고인은 자신의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에게 "드라마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에게 사과하게"라고 적었다. 고인은 주변 사람들과 직접 대면하는 것처럼 가지런한 필체(筆體)로 유서를 썼다. 가족에게는 절절한 사랑이, 선후배 PD에게는 미안함이, 검사에게는 분노가, 변호사에게는 고마움이 묻어났다.

고인은 자신의 수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김모(44) 검사에게 유서의 한 장을 할애했다. 그는 검사에게 "자네의 공명심에…. (자신을 진정한) 음반업자와의 결탁에 분노하네"라며 "함부로 (내가) 쌓아 온 모든 것을 모래성으로 만들며 정의를 심판한다?"고 적었다. 이어 "처벌받을 사람은 당신"이라며 "(사건을) 억지로 꿰맞춰, 그래서…. 억울하이"라고 덧붙였다.

고인은 지난해 자신이 연출한 SBS 드라마 '신의'의 투자자들로부터 고소를 당해 경찰 수사를 받았고, 또 이와 별개의 사건으로 지난 17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그는 지난 17일 오전 9시 30분에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기 시작해 이튿날 새벽 한 음반업자와 대질신문을 했고, 오전 3시 30분에야 귀가하는 등 진정 사건에 걸맞지 않게 무리한 조사를 받았다고 지인들에게 토로했다. 당시 검찰 조사에 입회했던 변호사는 "김 PD와 같이 일하던 사람이 (김 PD가) 출연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김 PD는 부인하고 있었는데, 검찰이 그 사람과 대질을 시켜주지 않아 억울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오전 경기도 분당의 한 고시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김종학(62) PD가 남긴 유서 중 일부. 아내에게 전하는 말(사진 왼쪽)과 김씨 사건을 수사한 검사에게 남긴 말(사진 오른쪽)이 적혀 있다. /김형원 기자
고인은 또 귀가한 바로 다음 날인 19일 오전 10시 30분으로 영장실질심사 일정이 잡혀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고 고충을 얘기했다고 한다. 한 지인은 "김 PD가 준비 시간이 부족해 19일 영장실질심사에 불응해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 날짜가 23일로 잡혔는데도 검찰은 이를 기다리지 않고 19일 수사관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친인척 집으로 수차례 보내며 압박했다고 말했다"며 "첨단수사부에서 제대로 소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강력범 다루듯 조사한 것도 의아하다"고 전했다. 사망 5일 전 고인과 만난 한 연기자는 "김 PD가 '검찰이 나를 일부러 겨냥하고 수사하는 것 같다. 너무 억울하다. 열심히 살았는데 이렇게 됐다'며 손을 덜덜 떨었다"고 전했다.

그는 유서에서 자신의 변호사에게 "꼭 진실을 밝혀내 혼이 들어간 작품들의 명예를 지켜주게나"라고 썼다.

4장의 유서 가운데 검찰 수사를 언급하지 않은 유일한 한 장은 가족 앞으로 남긴 것이다. 담담하던 문장이 흔들리는 대목도 여기다. 고인은 아내 앞으로 "여보 미안해, 몇 십년 쌓아올린 모든 것이…. 여보 사랑해, 그동안 맘고생만 시키고…. 여보 당신의 모든 것 가슴에 안고 갈게"라고 썼다. 두 딸에게도 "하늘에서도 항상 지켜볼게. 씩씩하게 살아가렴"이라고 적었다.

고인은 또, "후배 PD들이 혼을 담고 있는 모습에 내가 누(累)가 될까"라면서 "혹시나 PD들에게 나쁜, 더러운 화살이 가지 않길 바라며"라는 말로 유서를 맺었다. 빈소를 찾은 연기자 김영옥(76)씨는 "김종학씨는 먹는 것도 마다하고 일하던 사람"이라며 "너무 깨끗한 사람이라 오히려 못 견뎠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김형원 기자  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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