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유승민 "朴정부 추진 DMZ 공원, 굉장히 황당"
'원조친박'유승민 의원이 대통령과 또 각을 세우는 발언을 했다. 그것도 대통령이 '세일즈외교'로 한창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시기에 쓴소리를 했다는 점에서 당 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유 의원은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DMZ 세계평화공원에 대해 "아직은 굉장히 황당한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박 대통령의 남북 및 안보 정책을 작심하고 비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야당의원도 아니고 친이계도 아닌 '원조친박'이 대통령을 비판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친박계 핵심 브레인으로 '친박계의 황태자' 로도 불린 유의원은 박 대통령과 주종 관계 대신 동지 관계를 맺으려 했고, 이 때문에 박 대통령과 소원해졌다는 소리가 들린다. 여전히 넓은 의미의 친박계에 포함되지만 가신에 머무르지 않고 자기 정치를 도모한다는 게 박대통령의 '눈밖'에 나는 요소로 꼽힌다.
유승민 위원장은 이날 최윤희 합참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평소에 문제제기를 하려고 마음먹었던 듯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쏟아냈다. 거의 야당의원 수준의 날선 비판은 아무래도 박대통령과 대척점에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려는 듯 보인다.
아직 취임 8개월밖에 안 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이렇게 과감한 비판을 한다는 건 여러 모로 흥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역대 '남성 대통령' 어느 누가 취임 몇 달만에 '최측근'으로부터 공개비판을 당했다는 얘긴 들어본 적이 없다. 그만큼 '여성대통령'으로서 박근혜 파워가 도전받고 있다는 얘기로 볼 수 있다.
유 승민은 "합참의장 후보자에게 전시작전권 전환, FX(차기전투기) 사업 등도 다 현안이지만 세계평화공원도 군사작전에서 굉장히 중요하다"며 "소관 부처인 통일부의 내년도 (평화공원 관련) 예산이 402억"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통일부 예산 문건을 보면 2014년~2016년 3년 동안 무려 2500여억원을 투입해서 만든다는 세계평화공원의 면적이 불과 1㎢"라며 "DMZ 자체가 4km인데 그 안의 1㎢에 불과한 아주 작은 사각형 공원에 통일부 예산을 (내년 1년간) 402억을 쓴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은 "제가 이 구상과 밑그림을 너무 몰라서 국정감사 기간 동안 현지에 가서 직접 볼 작정"이라며 "제가 느끼기에 세계평화공원 구상이 아직 굉장히 황당한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니까 청문회에선 일단 맛보기로 손을 본 다음 국감에서 본격적으로 박대통령의 '비현실적 판단'에 대해 점검하겠다는 것으로 들린다.
박대통령으로선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난 셈이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비롯해 대북정책에 관해선 확실한 승기를 잡고 있는 것처럼 평가받았던 대통령의 정책이 도전받고 있다는 것, 그것도 '친박계 황태자'라는 고급스런 별칭까지 갖고 있다던 최측근 원조친박의 '배신'에 박대통령은 서울공항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수심에 휩싸인 얼굴로 되돌아갈 것 같다. '세일즈 외교'기간 내내 그리도 해맑은 표정으로 행복해했던 박대통령으로선 유승민같은 까칠한 신하 탓에 '내치'에선 낙제점이란 소리를 또 듣게 생겼다.
그렇지 않아도 뭣도 모르는 우리네 일반 국민들에게도 DMZ 안에 세계평화공원을 세운다는 대통령의 공약에 대해선 다소 걱정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2500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간다는 것도 문제지만 막대한 금액의건설비용보다는 과연 '실현성'있는 얘긴지 긴가민가한 의구심이 먼저 들었다.
유승민의원이 '굉장히 황당한 얘기'라고 말한 바로 그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유승민의 이런 작심 비판에 대해 '원조친박'이었던 그가 친박과 사실상 거리를 두려는 행보를 보이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어쨌든 내일 귀국하는 대통령으로선 로마 황제 시저가 '브루터스 너마저!'라고 외쳤듯 '유승민 너마저! 내 속을 썩이는구나'라는 한탄의 감정으로 속이 좀 상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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