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이야기

안철수 신당 만드나 안 만드나- 신당 창당 마음대로 안될걸

스카이뷰2 2013. 11. 26. 11:28

새정치는 안철수 전유물이 아니라고

최근 말한 김성식 전 안철수캠프 선대본부장. 

 

 

‘사람은 원래 잘 변하지 않는 존재다’라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인 것 같다. 오죽하면 사람은 죽기 직전에야 변한다, 그래서 사람이 변하면 3년 안에 죽는다 라는 믿거나말거나 식의 무시무시한 속언까지 떠돌고 있다. 안철수 신당설을 보면서 문득 이런 말이 생각난 거다. 척보면 척이라고 안철수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보여준 '행태'를 보면 그의 신당설의 윤곽이 대충 나오는 것 같다.   

 

28일로 다가온 ‘안철수 신당 창당 계획’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안철수가 곧 신당을 만들 거라는 주장이 있는가하면 ‘간철수’답게 구름 속 신선처럼 안개만 피우다 말거라며 조롱 비슷한 평론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양 쪽 주장이 다 일리는 있어 보인다. 하지만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 존재다'를 따르자면 안철수의 신당은 '간'만 보면서 세월 보내기 십상일 듯싶다.

 

안철수 의원 최측근이라는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25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28일 기자회견은 본격적인 정치 세력화를 위해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는 자리"라며 "민주당을 비롯한 기존 정당이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할 상황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있고, 그래서 새로운 정치 세력을 만드는 데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공식화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송의원은 "지금 일정대로 하면 내년 언제까지 무슨 창당을 해야 한다든지 하는 그런 것은 아니다"며 "준비되는 대로, 지금 우리 역량이 어느 정도 갖춰지는지에 따라서 여러 가지 시기나 조건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한 TV 프로그램에 나가서는 "지방선거만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은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이랬다저랬다 갈피를 못 잡는 모습이다. 아무래도 ‘준비 부족’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송 의원은 안 의원 측에서 신당 창당과 관련한 실무를 총괄하는 최측근 인사다. 그런 사람이 중심을 못 잡고 우왕좌왕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건 아무래도 유유상종, 끼리끼리 모인다는 속설을 뒷받침해주는 듯하다. 안철수 역시 늘 오락가락하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비쳐졌다. 

 

이제까지 ‘안철수’하면 2011년 9월 새 정치를 하겠다는 ‘정치 선언’으로 데뷔하면서부터 줄곧 ‘간’만 보는 간제비 안철수라는 이미지로 통해왔지 않은가 말이다. ‘새 정치’라는 듣기에도 그럴싸한 깃발은 들고 나왔지만 정작 안철수 본인마저 아직까지도 새 정치가 뭔지는 시원하게 해석해주지 못한 채 이리저리 눈동자만 굴리고 있는 것 같다는 게 일반인들의 눈에 비쳐진 안철수의 이미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대한민국의 ‘최고 고수’라는 평을 듣던 원로들도 안철수 곁에만 가면 서너 달을 못버티고 뛰쳐나오는 모습을 짧은 세월 동안 우리는 많이 목격했다. 오죽하면 어제 민주당의 박지원의원은 안철수에 대해 “혼자 돌아다녀선 대통령 할 수 없는 법”이라는 점잖은 충고를 보냈겠는가.

 

원로 석학 혹은 고수들 뿐 아니라 핵심 실무자들도 안철수 곁을 떠나고 있다. 작년 대선 때 안철수 캠프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김성식 전 한나라당 의원도 최근 안철수에게 쓴소리를 날렸다. “‘안철수 현상’을 새로운 정당으로 구체화하려면, (안 의원이) 스스로 내려놓을 것은 없는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면서 “새 정치는 누구의 독점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안철수가 찬찬히 새겨 들어야할 ‘바른 소리’로 들린다. ‘독불장군’ 스타일로는 뭐가 될 수 없다는 얘기일 것이다.

 

김성식 뿐만 아니다. 떠난 사람은 또 생겼다. 지난 대선 때 안철수 캠프에서 경제민주화포럼 대표를 역임했던 전성인이라는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도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정책 자문을 그만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안철수 진영의 최고 원로이자 핵심 멘토였다는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안 의원의 곁을 떠난 지 두 달여 만의 일이다.

 

일설에 의하면 안철수는 사람을 불러다 놓고는 '실탄'을 지급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안철수를 위해 '사비'들여 뛰어다닐 사람은 아직 많지 않은 게 우리 정치 현실이라는 걸 안철수는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신당 창당을 앞두고 한 사람이라도 더 모아도 시원찮을 판국에 어렵게 모셔왔다는 ‘명망가’들이 떠나고 있는 상황이니 ‘안철수 신당’이 여봐란 듯이 창당대회를 열기엔 아무래도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보기에 안철수식 정치스타일은 ‘아마추어 냄새’가 폴폴 나는 것 같다는 말이다. 비록 아직까지는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다지만 이런 추세로 나간다면 안철수라는 정치신인은 어쩌면 영원히 신인에 머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