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뉴스

안철수 "기초 단체장·의원 공천 않겠다"-지지율 떨어지자 내건 승부수

스카이뷰2 2014. 2. 25. 14:38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안철수(사진) 무소속 의원이 24일 6·4 지방선거에서 기초선거에 대한 정당공천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온라인 보도를 보면서 이솝우화의 '여우와 신포도'가 떠올랐다. 안 의원은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의 근본인 약속과 신뢰를 지키기 위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철수의 이런 '선언'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그리 많은 것 같진 않다. 

 

안 의원이 공천 포기 의사를 밝힌 것은 약속을 지키는 '새 정치'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비교 우위를 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지율이 요동치는 것에 대한 '반전 카드'라는 해석도 있다. 안철수의 이 같은 선택은 새누리당이 공천 폐지에 대한 대선 공약을 이행하지 않고, 민주당도 사실상 공천을 유지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당을 기존 정당들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는 말이다. '뜻'은 가상하나 안철수의 신당 '현실'이 그의 갸륵한 뜻을 받쳐주지 못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인 듯하다. 

 

안 의원은 “만약 저희만 기초단체 공천을 포기한다면 가뜩이나 힘이 미약한 저희들로서는 큰 정치적 손실이 될 공산이 크다”면서도 “저희가 국민 여러분께 드린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저희들은 새 정치를 할 명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초 새정치연합 내부에선 현실론과 명분론이 팽팽히 맞섰다고 한다.

 

하지만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명분과 최근 지지율 정체에 따른 승부수로 무공천 쪽에 무게가 실렸다는 분석이다. 솔직히 광역 단체장 후보도 이렇다하게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안철수신당 형편을 감안해보면 안철수가 기초단체공천을 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는 건 '돈키호테 식'발상으로도 보인다. 안하는 게 아니라 형편이 어려워 못하겠다는 게 더 솔직한 입장일 것이다.

의원의 무공천 입장 발표에 대해  민주당 측은 “안철수는 안철수 길이 있고, 우리는 우리 길이 있다. 때론 같을 수도, 때론 다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공천 폐지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이달 말까지 정한다는 계획이다. 어찌보면 안철수한테 뒤통수 한대 맞고 불쾌해진 것이 민주당 입장인 듯하다. 새누리당 측도 “안 의원의 기초공천 포기는 책임정치를 포기한 것이며, ‘반쪽 정당’에 머무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일각에선 어차피 기초선거에 나설 유력 후보군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공천 포기'를 선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확실치 않은 실리를 버리고 명분 잡기로 돌아선 것이라는 얘기다. 민주당의 한 당직 의원은 "안 의원이 최근 지지율 정체기를 겪으면서 조바심을 내는 것 같다"고 지적했고, "자격 미달의 후보들이 나올 것 같으니 미리 선을 긋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2000 여명이 넘는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를 당장 어디서 뽑아오겠느냐는 현실적 중압감이 안철수로 하여금 '무공천 선언'을 하게 한 것 같다는 해석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그러니까 이솝우화의 '여우와 신포도'와 꼭 들어맞는 상황이 지금 안철수 신당이 처한 입장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