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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박근혜 대통령도 저의 출마를 권유한 걸로 안다" -대통령 선거개입 논란

스카이뷰2 2014. 5. 6. 11:13

 

 

세월호 대참사의 후유증이 여전한 가운데 어쨌거나 세월은 흘러 지방선거가 코 앞에 다가왔다. 전국민의 가장 관심지역으로 꼽히고 있는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새누리당의 김황식 정몽준 이혜훈 후보들은 그야말로 이전투구(泥戰鬪狗) 중이다. 

 

호남출신으로 이명박정부에서 감사원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화려한 경력'으로 서울시장직에 도전한 김황식후보의 '박심' 발언이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들을 진흙탕 개싸움으로 몰고 가는 모습이 일반 국민들이 보기엔 영 딱하기만 하다.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다급해진 김황식이 '배수의 진'으로 삼은 건 '박근혜 대통령 마음'이었다. 이른바 박심논란이다. 그런데 이 박심을 팔고 있는 김후보의 수법이 우리같은 정치 문외한이 보기에도 영 민망하고 한심해 보인다. 

 

김황식 후보는 지난 2일 정책 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저의 출마를 권유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개싸움'에 서막을 열었다. 김 후보는 정몽준·이혜훈 후보의 거센 항의와 비난에도 불구하고 지난 3일엔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필 서한'을 올려 상대후보들의 약을 또올렸다.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분들이 저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했고 또 저를 적극 돕고 있다. 그것은 박 대통령의 뜻이라고 생각한다'는 자필 편지는 누가 봐도 '작심'하고 박심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선 초반부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전화 통화 사실을 공개하는 등 '박심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온 김 후보는 경선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노골적으로 '박심'을 강조하고 나선 것인데 이게 과연 새누리당 당원들이나 국민들의 마음을 살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막내아들의 '미개인 망언'으로 타격을 입은 정몽준 후보는 5일 기자들과 만나 "페어플레이는 선거의 기본이기 때문에 모든 후보가 페어플레이 정신을 항상 염두에 뒀으면 한다"고 비교적 점잖게 말했지만 표정은 험했다. 정 후보는 또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하는 목적은 서울이라는 공동체를 튼튼히 할 사람을 뽑는 것인데 공동체의 기본이 되는 법률관계를 훼손하는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도 말했다. 거기에 '중앙 선거 기관'의 엄정한 심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낮은 지지율로 곧 사퇴할 것 같던 '아줌마 후보' 이혜훈도 여성 특유의 예민한 어투로 김황식에게 "대통령을 탄핵의 궁지에 몰 위험한 발언을 하고 있다"고 쏘아 붙였다. 그것도 모자라  기자들과 만나서는 "(김 후보) 본인이 자필 편지로 대통령이 출마를 (직접) 권유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고백했다"며 "그렇다면 본인이 표를 얻으려고 대통령을 팔아서 사실이 아닌 거짓말을 했다는 게 된다"며 목청을 돋웠다.

 

이혜훈은 "표를 얻으려고 대통령을 위험에 빠뜨리는 거짓말을 한 후보라면 해당(害黨) 행위자이며 (경선 후보) 사퇴를 해야 마땅하다"는 초강경 비난을 마구 쏟아냈다. 경쟁자를 비난하는 목적으로 사용했겠지만 '대통령 탄핵'운운 한건 대통령 입장에서 들으면 썩 기분 좋은 단어는 아닌 듯하다.세월호 참사로 아직 30 여명의 아까운 생명들이 차디찬 바다 밑에 가라앉아 있는 이 슬프고도 어수선한 시절에 아무리 '권세'가 좋다지만 서울시장 후보들의 '혈투'를 보면 그저 씁쓸하기만 하다.

 

누구보다도 박근혜 대통령은 그들의 '박심 논쟁'에 엄청 속이 상해 있을 것 같다. 만약 '박심'이 자신에게 있다고 폭로한  김황식이 후보에서 떨어진다면 그렇잖아도 지지율이 엄청 떨어진 박대통령의 '위상'은 또다시 타격을 입을 것 같다. 이래저래 박대통령은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있는 듯하다.

 

새누리당은 오는 12일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열어 세 후보 중 한 명을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다음 주 월요일 오후쯤이면 박대통령의 '기구한 운명'은 전격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황식이 서울 시장후보로 되든 안 되든 박대통령은 이래저래 '구설수'에 시달릴 것 같다.

 

 더구나 '정몽준을 견제하기 위해 김황식을 물밑으로 지원했다'는 '유언비어'까지 떠돌았던 마당이니 만약 정몽준이 후보가 된다면 대통령은 더더욱 곤란한 지경에 빠질 것이다. 박대통령으로선 이런 '황당한 상황'이 초래되리라곤 미처 예상을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자충수'를 두었다는 평가를 받을 듯싶다. 어쨌거나 세월호 참사에서 비롯된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 논란을 통해 또 한번 대통령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대통령의 리더십'논란은 이렇게 꼭 안 좋은 일들로부터 터져나오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