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곡역 명예역장 고양이 다행이를 안고 있는 김행균 역장.(온라인 경향 사진)
- ‘역곡역 마스코트’ 고양이 다행이가 주는 따스한 이야기
고양이를 가족처럼 제대로 대접해준다는 일본 어디에서 본 것 같은 아름다운 스토리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대한민국에선 최초로 역곡역의 명예역장에 임명된 다행이라는 이 고양이의 '가슴시린' 사연은 이렇다.
다행이는 처음 발견됐을 때 한쪽 앞발이 쥐덫에 잘려나가 피범벅이 된 채로 절뚝거렸고 피부병도 심해 안락사될 위기에 놓였었다. 하지만 역곡역의 김행균 역장과 역무원들의 지극한 보살핌으로 건강을 회복한 다행이는 지금은 역곡역의 마스코트가 될 정도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요즘처럼 슬픈 이야기가 넘쳐나는 시절에 오랜만에 사람의 마음을 따스하게 해주는 미담이다.
한국 최초의 고양이 역장이 된 다행이는 '귀인'을 만나서 팔자가 활짝 펴진 셈이다. 이 다행이를 역장으로 임명한 사람이 바로 김행균 역곡역장(53)이다. 김 역장 역시 '아픈 사연'을 갖고 있다. 기억력이 괜찮은 사람은 어렴풋이 생각날 지도 모르는 '철도역 사건' 하나가 있다.
2003년 서울 영등포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어린 아이를 구하려다 다리를 잃은 의인(義人) 이야기다. 바로 김행균 역장이 그 미담의 주인공이다. 고양이를 안고 있는 김역장의 얼굴에선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어린 생명을 구해낸 '그때 그 시절'의 정의로움과 평화로움 그리고 선함이 여전히 느껴진다. 요즘처럼 거친 세상에 보기 드문 귀한 얼굴모습이다.
김 역장은 바쁘고 무표정하게 역무실을 지나치던 시민들이 요즘은 다행이를 보기 위해 찾아온다고 전했다. 그 중에는 매일같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오는 학생들도 있어서 역장실을 아예 시민쉼터로 개방하고 있다고 한다. 김 역장은 “청소년들이 다행이와 놀면서 학업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다”며 “아이들의 밝은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다행이를 입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4000명에 가까운 ‘페친’까지 거느린 '관운 좋고 복 많은' 명예역장 다행이는 페이스북에서도 '스타'로 떴다. 다행이를 아끼는 시민들이 뜻을 모아 생명존중의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다행이 사연을 담은 그림책을 만들어 유치원, 초등학교, 복지기관 등에 보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이의 팬들은 어쩌면 이런 이벤트를 통해 '힐링'의 위로를 받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역곡역 명예역장 다행이의 맹활약을 기대해본다. 잘하면 다행이는 '국민 고양이'로 등극할지도 모르겠다. 다행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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