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9시 뉴스 화면 캡처.
'땅콩 리턴' 대한항공 박창진 사무장 "조현아 부사장이 무릎 꿇리고 삿대질 폭언했다
이번 대한항공 오너 부사장 조현아가 저지른 '땅콩리턴 사건'은 온 국민을 화나게 했고 우울하게 만들었다.
재벌 3세의 오만방자가 하늘을 찌르는 듯했던 이번 사건에서 제일 가슴아프게 다가왔던 사람이 바로 '강제 하기(下機)'당한 대한항공 사무장이다. 상상할 수조차 없던 '재벌 따님'부사장의 폭언 폭행에 마냥 당하기만하다가 결국 자신의 근무처인 비행기에서 강제로 쫓겨났고 뉴욕 공항에서 12시간이나 홀로 남겨졌다가 간신히 돌아왔다는 그 사무장의 처지가 참 딱하다.
어제 KBS 9시 뉴스에선 바로 그 사무장의 '분노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박창진이라는 이 남성 사무장에 따르면 당시 조현아 부사장이 기내에서 땅콩을 제공하려 했던 여승무원을 질책했고, 기내 서비스 책임자로서 대신 용서를 구하던 자신에게도 심한 욕설과 함께 서비스 매뉴얼 케이스의 모서리로 손등을 수차례 찔렀다고 밝혔다. 그 뉴스를 지켜보는 내내 어이 없고 화가 났다. 이게 21세기에 가당키나 한 상황인가말이다.
또 박 사무장은 "이런 모욕감과 인간적 치욕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며 "자신과 여승무원을 무릎 꿇게 하고 삿대질을 하며 기장실 입구까지 밀어붙였다"면서 "감히 오너의 따님인 그분(조 전 부사장)의 말을 어길 수 없었다"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당시를 회상했다. 그의 표정과 목소리에선 강자의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약자의 설움이 짙게 배어 있었다.
그 인터뷰에서 더 기가 막혔던 건 사건 이후 대한항공 직원 대여섯명이 매일 그 사무장의 집으로 찾아와 '사무장이 매뉴얼을 숙지하지 못해 조 전 부사장이 화를 냈지만 욕을 한 적은 없다. 스스로 비행기에서 내린 것'이라고 거짓 진술을 하도록 강요했다는 대목이다. 이건 뭐 '동물의 왕국'이라고나 해야할지...
아무리 밥먹여주는 재벌회사가 소중하다지만 어떡하면 그렇게 인간을 비참하게 만드는지 이해해주기 어렵다. 아니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어쩌면 저게 바로 대한민국의 현주소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재벌은 무소불위(無所不爲,못할일이 없음)한 존재라지만 '힘'만이 통하는 조폭집단이나 다를 게 하나 없지 않나 말이다.
게다가 더 우스운 건 국토부에 출두해 7시간동안 조사받고'반성한듯한'표정으로 나오던 조현아라는 '오너 따님'에게 기자들이 "사무장에게 폭언 폭행했느냐"고 묻자 우문의 현답으로 이런 말이 나왔다. "처음 듣는 일, 모르는 일"이란다. "처음 듣는 일이라 뭐라고 말씀 드릴 수 없다"며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 고 앵무새처럼 말하고는 총총히 사라진다. 그러니까 박사무장은 거짓말을 한 셈이 된 것이다.
조현아는 조사받으러 들어가기 전 기자가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사과하겠느냐고 묻자 "진심으로 사과하겠다"고 답했으며, 직접 하겠느냐는 추가 질문에도 직접 하겠다"는 말까지 했다. 하지만 저런 식으로 처음 듣는 말이네 모르는 일이네라고 말하는 걸 보면 이번 '땅콩 리턴'사건의 결말이 어떤 식으로 날지 불을 보듯 훤하다.
아무래도 이륙하던 비행기에서 억울하게 쫓겨났던 박창진 사무장만 불쌍하게 됐다. 이제 그는 더 이상 대한항공 사무장직을 수행하기 어려워 보인다. '방약무인'한 조현아에 대해 불같이 화냈던 국민여론도 며칠 있으면 사그라들 것이고 조현아는 다시 '땅콩 항공'에 복직할 게 뻔하다. 그 다음 이야기는 더 이상 활자화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결국 2014년 12월 5일터진 '대한항공 땅콩 리턴 사건'은 재벌들의 횡포로 '재벌공화국' 대한민국은 힘없는 일반국민들은 살아가기가 무척이나 힘든 곳이라는 걸 새삼 입증해줬다. 이번 땅콩리턴 사건'은 21세기 한국은 '약육강식 정글의 법칙'만 횡행하는 살벌하고 무서운 세상이라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 모델 케이스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땅콩항공' 대한항공은 타지 말아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하는 게 힘없는 국민들이 고작 벼를 수 있는 '최상의 저항'인 것 같아 그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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