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하니 닷컴 자료.
벌써 나흘의 시간이 흘렀는데도 지금까지 인터넷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발언이 화제의 중심에서 청년 네티즌들을 들끓게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7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한 말이다.
"대한민국의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한 번 해보세요. 다 어디 갔냐고, '다 중동 갔다'고 (말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 장관이 청년 고급인력의 국외 진출을 장려하는 차원에서 '해외 일자리 포털 개설 및 스마트폰 앱 개발 계획'을 보고하자 대통령이 '청년들이 텅텅 빌 정도로 다 중동에 갔다고 하라"고 말했던 소위'대통령 중동발언'이 젊은이들의 입방앗거리에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청년들을 '취직'시켜주려는 대통령의 간절한 소망과는 반대로 우리 청년들은 대통령의 '중동발언'에 매우 부정적이고 시니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썰렁개그로 예전에 '친구'라는 영화에서 장동건이 했던 "하와이 니가 가라"라는 대사를 패러디 해서 "중동 니가 가라"라는 '불경스런' 말장난까지 하고 있는 중이다. 유례없는 실업대란으로 까칠해진 청년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나도 나흘 전 조간신문 1면하단에 대통령이 "현실은 하늘의 메시지다는 얘기를 혹시 들은 적이 있는가"라면서 1차 중동붐 그러니까 박정희전대통령 시절의 중동진출이 대성공을 거두게 됐다는 걸 말했다는 기사를 보면서 좀 시끄러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꾸 옛날 이야기 하면 요즘 젊은 세대들은 싫어한다. IS라는 폭도들 탓에 가뜩이나 정정이 불안한 데다 '열사의 나라'라라는 별 좋지 않은 이미지의 중동은 예전 20세기 '못살던 대한민국 산업전사'들이 피땀흘리며 오일달러를 벌어오던 그런 곳이지 지금 우리 청년들이 돈벌어올 곳은 더 이상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박정희전대통령시절에야 국민소득이 고작 1,2천불 내외로 독일 탄광이든 어디든 가서 어떡해서든 '달러'를 벌어와야했지만 이젠 세계 경제규모 10위권 안팎의 '좀 사는 나라'인 대한민국이라 '코리안 드림'을 성취하러 파키스탄이고 어디고 제3국 청년들이 우리나라로 몰려오는 그런 상황에서 우리 청년들을 중동으로 내몬다는 그런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다는 얘기다.
박대통령은 "우리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간절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염원하고 있는데 그것에 대한 하늘의 응답이 바로 지금 현실에서 벌어지는 이 메시지라고 정확하게 읽어야 된다"라는 말도 했었다.
이 보도 역시 듣기에 따라서는 자칫하면 '대통령의 선의'가 왜곡될 소지가 다분히 있는 발언이라고 본다.
더구나 최고권력자가 '하늘의 메시지'운운하며 강렬한 수사를 동원해 자신의 소신을 말하다보면 국민 특히나 청년층으로부턴 반발을 사기 십상이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20대에선 10% 초반대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듯 젊은이들은 대통령의 중동발언에 '벌떼같이'일어나 화를 내고 있는 중이다.
지금 저렇게 인터넷의 핫이슈로, '박근혜 청년 일자리'라는 단어가 무려 사흘간이나 소셜픽 1위에 계속 머물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청년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반증이다. 3포 세대니 5포 세대니 하며 심각한 청년 실업률이 청년들의 '소소한 일상생활'마저 위협하고 있는 시절이고 보니 청년들이 이번대통령 발언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 같은 사람도 자신의 트위터에 대통령을 비판하는 트윗을 올려 대통령 비판대열에 앞장서고 있다. 아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번 '중동 발언' 탓에 또 다시 하향곡선을 보일 거 같다. 아무래도 박대통령의 마인드는 21세기보다 20세기 '아버지 대통령 시절'인 1970년대 '못 살던 대한민국'시절 애틋한 정서 쪽에 더 가까운 듯하다. 박대통령의 그런 '옛날 정서'가 과연 '피끓는 청춘들'인 청년 세대에게 긍정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까. 대통령의 이번 '중동발언'은 청년들이 돌아서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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