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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직함없이 5위에 오른 정윤회. MK 닷컴그래픽.
박근혜 정부 실세는 이재만 정호성 김기춘 정윤회
며칠 전 우리 블로그는 현 정권 최고 실세는 청와대 제1부속실 비서관 정호성이라고 말한 새정련 국회의원 주장을 다뤘었다. 한 시사주간지의 조사를 인용한 것이다. 그 조사에 따르면 정호성에 이어 3위 총무비서관 이재만 4위 국정홍보비서관 안봉근으로 시중에서 널리 회자되고 있는 소위 ‘문고리 3인방’이 여전히 실세로 맹위를 떨친다는 얘기였다.
엊그제 매일경제신문은 ‘박근혜 정부 실세’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정치분야에 몸담고 있는 교수와 국회의원 보좌관 정치평론가 123명이 응답한 이 조사에서도 역시 ‘문고리 3인방’이 순위만 바뀌었을 뿐 변함없이 ‘위세’를 자랑했다.
정치 분야 전문가들은 박근혜정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로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재만 과 청와대 제1부속실 비서관 정호성을 꼽았다. 1,2위 순위가 뒤바뀌었지만 근소한 차이다. 개인적 생각으론 청와대 살림을 맡고 있는 총무 이재만보다는 대통령을 제일 가까운 거리에서 하루종일 모시고 있는 정호성이 더 ‘실세’인 것 같다. '모든 길은 정호성으로 통한다'는 풍설이 떠돌 정도로 대통령을 만나려면 누구든 이 40대 중반 남성을 꼭 거쳐야한다. 그러니 실세중 실세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자신보다 한참 어린 여성대통령을 ‘윗분’으로 깎듯이 모셨고 대통령이 가장 믿고 의지해왔다는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기춘 옹이 3위를 마크해 눈길을 끌었다. 이미 청와대를 떠난 지 오래됐는데도 여전히 ‘실세 3위’로 이름을 올린 ‘노익장’의 기개가 대단해 보인다.
올해 2월 ‘자의반 타의반’으로 비서실장직에서 내려온 김기춘옹이 여전히 ‘실세영향력’ 3위에 오른 건 대통령의 ‘신임’이 얼마나 크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표라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결국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인사들이 여전히 ‘실세’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얘기다.
정호성을 비롯한 이들 3인은 지난해 11월 정윤회 문건 파동 사건 때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논란’으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그 이후 대통령의 ‘엄중조치’로 그들의 ‘세력’은 약해졌을 거라고 국민들은 믿고 있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특히 정호성 이재만과 함께 '청와대 3인방'으로 불린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안봉근도 실세 6위로 꼽힌 점이 눈길을 끈다. 안봉근은 대통령의 ‘핸드백 수행관’으로 알려질 만큼 대통령의 신임이 크다는 소문의 장본인으로 내년 총선에 대구 쪽에서 출마한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대구대학 출신이다.
4위로 꼽힌 경제부총리 최경환은 현 정권 실세 인사로 꼽힌 인물 중 매스컴에 가장 많이 등장하고 있는 인물이다. 다른 조사에선 ‘대통령이 차기 주자로 꼽고 있는 차기 인물 2위’로 이름을 올렸다. 별로 뛰어나지 않다는 세간의 평(評)과는 달리 대통령의 눈에는 최경환의 ‘경제 정책’이 마음에 드는 것 같다. 어쨌거나 ‘최고존엄’의 눈에 들었다는 것 자체는 ‘능력’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현재 공식 직함이 없는 박대통령의 의원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정윤회가
실세(5위)로 꼽혔다는 점이다. 대통령은 “이미 오래전 내 곁을 떠난 사람”이라는 말로 분명히 선을 그었지만 정작 정씨는 자신이 대선 당선직후 대통령의 ‘감사전화’를 직접 받았다는 고백을 함으로써 은연중 ‘실세’임을 살짝 보여주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이렇다 할 공직은 맡지 않고 있지만 당당하게 5위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존재감을 과시했다.
국민들 눈에는 여전히 비선 실세로 국정개입 의혹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는 것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아닌게 아니라 한동안 ‘잘생긴 외모’로 매스컴을 장식했던 정윤회의 ‘근황’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그만큼 정윤회의 존재감은 대단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요근래 정윤회와 세월호 당일 함께 점심을 먹었다는 역술인이 사기혐의로 피소됨으로써 또 다시 정윤회라는 이름 석자가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병기 현 비서실장이 직급상으로 한참 아래인 ‘문고리 3인방’보다 훨씬 뒤처진 9위에 그친 건 그의 현 위치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다. 현직 비서실장이 전임 비서실장은 물론 비서관 3인방과 공식 직함도 없는 인사에게까지 밀렸다는 건 이번 설문에 응답한 정치 분야 전문가들의 인식 속에선 비선 실세 논란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걸 시사해준다. 아무래도 이런 현상은 이 정부가 막을 내리기 전까지 경천동지할 변고가 있지 않는다면 그대로 갈 것으로 보인다.
‘친박 핵심’으로 대통령을 큰누나로 부른다는 윤상현이나 하루 동안 대통령 전화를 48차례나 받았노라고 자랑한 이정현은 후순위에 그쳐 그들의 ‘위상’이 본인들 주장과는 달리 그다지 높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며칠전 '김무성 불가론'으로 정가에 회오리 바람을 일으켰던 윤상현으론 조금 머쓱해질만한 결과같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5위를 차지한 정윤회의 전 부인 최순실(59세)도 대통령의 사소한 일상사에 '일정 역할'을 꾸준히 한다는 풍문이 사실이라면 숨은 '슈퍼 실세'로서 이름을 올릴만하다. 어쨌거나 국민은 '최고 권력자'에게 '진언'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이 '실세'들이 대통령의 이름에 '흠'을 남기는 일만은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시간은 금세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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