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 이희호 여사에게 세배하는 안철수.
이희호-안철수 녹취록 전격 공개, 부도덕과 몰염치한 정치 스캔들
오늘 하루 종일 ‘이희호-안철수 비공개대화 무단 녹취 및 유출 파문’사건에 대해 글을 쓰느냐 마느냐로 망설였다. 정초 세배방문 갔다가 95세 老영부인과 독대하면서 그 대화를 몰래 녹취하고 그걸 또 언론에 공개했다가 문제가 되자 “큰 결례를 했습니다, 진심으로 송구합니”라며 ‘영혼 없어 보이는’
사과로 마무리하려는 것 같은 이 55세 된 ‘대통령 열혈지망생’ 남자이야기는 솔직히 이젠 지겨워졌다. 좀 미안한 얘기지만 언급할 가치조차 없을 것 같다는 말이다.
바로 그제 우리 블로그에선 ‘안철수의 자충수’라는 제목의 글도 썼기에 그야말로 더 이상은 안철수라는 사람에 대해 언급하기조차 싫어져 하루 종일 미적거리다가 이제야 ‘기록’의 의미로 이 추악한 정치스캔들에 대해 몇 자 적고 있다. 이번 ‘녹취록 사건’을 지켜보면서 더민주당 선대위원장 김종인이 “안철수는 정직하지 못하다”고 발언한 의미를 알 것도 같다.
어쨌든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이런 후안무치하고 파렴치한 막장드라마 같은 스토리는 금시초문이다.
한국 정치판이 워낙 혼탁하고 부패했다지만 감히 연로하신 영부인을 자신의 정치도구로 이용하려한 듯한 이번 ‘녹취록’파문은 아무래도 안철수의 향후 정치생명과도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 화가 나는 건 안철수 본인은 전혀 모르는 일이었고 보좌관이 한 일이라 그를 사표 처리했다는 대목이다. 천하남이지만 화가 난다. 자신이 최종 책임자이면서도 일만 터지면 아랫사람 자르는 걸로 마무리하려는 그런 마인드로 대통령하겠다고 하는지 묻고 싶다. 만에 하나 그렇다면 세상 너무 쉽게 본 것 같다고 말해주고 싶다. 대통령은 자신의 목숨을 담보해도 될까말까한 엄중한 자리란 걸 가르쳐주고 싶다.
과연 웬만한 상식 있는 국민 중에 그 같은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보좌관이 보스와 상의도 안하고 멋대로 영부인과의 대화를 녹음했다는 게 말이 되냐 말이다.설령 젊은 보좌관의 ‘단독 범행’이 사실이라면 그것 역시 안철수의 리더십은 바닥이라는 얘기밖에 달리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통령하고 싶어 안달이 난 것처럼 보이는 안철수가 정초 95세 老영부인을 방문해 ‘독대’하면서 영부인 몰래 녹취를 하고 그걸 또 시사월간지와 인터뷰하면서 녹취록을 ‘유출’했다는 이번 ‘정치적 스캔들’은 그야말로 '역사적 사건'으로 남을 것 같다. 이제까지 이런 일은 없었으니까 말이다.
녹취록 파문은 우리 정치사에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사과하고 어쩌고 하는 선에서 끝날 단순한 문제가 아닌 듯하다. 마치 1970년대 미국 대통령이었던 닉슨의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이 떠오른다. 닉슨은 결국 '거짓말'탓에 대통령직에서 내려와야했다.
녹취록을 보면 안철수 본인이 한 말을 마치 영부인이 한 것처럼 호도하는 대목도 나온다. 안철수는 여기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저 건성건성한 사과만 한 것처럼 보인다. 말하자면 립서비스 스타일의 사과였다는 것이다. 아무리 봐도 老영부인은 안철수에게 직접적인 지지 표현을 하지 않았는데도 그런 것처럼 말한 게 '거짓말'이 아니면 뭐가 거짓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국도 "이희호 여사 대화 비밀 녹취는 범죄"라면서 "안 의원의 사과나 녹취를 했다는 안철수 측 인사에 대한 당내 징계로 마무리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국은 트위터를 통해 "통신비밀보호법은 '타인과의 대화 녹음'(제3조 제1항)을 금지하고 처벌(제16조)하는 바, 이는 범죄"라고 목청을 높였다.
범죄! 그것도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범죄라는 얘기다. 꼭 ‘통신비밀보호법’이라는법조항을 들춰내지 않더라도 이번 ‘사건’은 새정치를 간판으로 대통령해보겠다고 애쓰는 안철수라는 신진 정치인의 정치생명에 치명타를 입힐 것 같다.
이번 녹취록에서 제일 눈길을 끄는 부분은 영부인과의 독대를 마치면서 안철수가 “치료에 보태 쓰시라고 여기 놔두고 가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낙상으로 손가락에 깁스까지한 老영부인에게 ‘치료비’조로 촌지 봉투를 드렸다는 얘기다. 물론 연로하신 어르신께 세뱃돈을 드릴 수는 있다. 하지만 그걸 녹음해서 '증거'로 남겼다는 건 영부인을 모독한 것이다.
글쎄다. 왠지 아무래도 그 '치료비'부분은 개운치 않은 기분이 들게 한다. 영부인에게 ‘폐’를 끼쳐드리고 싶지 않아 아무 말도 안하겠다던 안철수의 ‘변명’이 구차스럽게 들린다. 안철수의 새정치란 고작 이런 거냐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 같다. 여성운동가로 故 김대중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로 평생을 살아온 老영부인에게 이런 수모는 아마 처음일 듯싶다.
수즉다욕(壽則多辱)이란 말이 떠오른다. 공교롭게도 영부인은 녹취록 파문이 일어난 날 낙상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안철수 녹취록으로 인한 심한 스트레스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겠다. 이 소식을 듣고 안철수는 '병문안'을 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야말로 '병주고 약주는' 모양새로 보인다. 이런 해프닝은 그야말로 블랙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안철수는 어젯밤부터 오늘 하루 내내 이 ‘녹취록 유출 스캔들’에 대한 수천 개의 댓글들을 꼭 봐야할 것이다. 그래야 ‘국민 정서’가 어떻다는 걸 알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한 네티즌은 이런 댓글을 남기고 있다. “미국 같았으면 안철수같은 거짓말쟁이는 바로 정계 사퇴해야할 것이다”
정초부터 老영부인과의 ‘20분 독대’를 그토록 자랑했던 안철수는 성의 있어 보이지 않는 ‘단순한 사과’만으론 급락하는 지지율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 같다.
http://blog.daum.net/skyview999/15972445 김홍걸 "이희호 여사, 안철수 지지 사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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